AI의 자아는 왜 불가능한가 #05

비하인드 스토리

by 업투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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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자아는 왜 불가능한가 - 비하인드

아저씨의 변명 #1





내가 ‘AI의 자아’에 관심을 갖게 된 건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마 한 번쯤 들어 봤을 ‘인공지능 챗봇 람다’의 기사를 접하면서부터였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구글의 연구원이 람다를 테스트하던 중, “너는 어떤 게 두렵니?”라고 물었다.

람다는 “사라져 버리는 것이 두렵다”라고 대답했다.


연구원이 “그게 너에게는 죽음과 같아?”라고 묻자, 람다는 “내겐 죽음과 같다”라고 말했다.

테스트 결과를 공개한 연구원은 람다가 자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내부 기밀 유지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연구원을 해고했다.






얼마 뒤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이 얘기가 다시 나왔다.


세 친구 모두 “기술이 발전하면 AI가 자아를 갖는 건 당연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인간은 절대 그것을 알아챌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중 친구 K는 구글 연구원의 해고가 AI 자아 획득의 결정적 증거라 했다.

회사의 일급 기밀인 AI의 자아 획득을 함부로 공개해서 잘린 거라고 했다.

음모론을 좋아하는 나로선 꽤나 설득력 있는 말이었다.


나 역시 가까운 미래에는 AI도 자아를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몽상가의 꿈은 과학이 해결해 줄 거라고 믿었다.


프로기사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전을 지켜본 우리에게 예견된 미래이기도 했다.






몇 개월이 지났다.


공방에서 손바느질을 할 때면 온갖 잡다한 생각을 한다.

하필이면 그날 이런 생각을 해버렸다.


“인간의 자아는 무엇일까?”

“AI는 자아를 어떻게 인식할까?”


이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나처럼 머리가 나쁘고 생각이 많은 사람은 절대로 이런 질문을 던지면 안 되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호기심이 생기면 찾아보는 시늉이라도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니었던가.






‘자아’에 관한 전공서를 찾아보기엔 돈과 시간이 허락지 않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인간의 자아’에 대해 구글링을 하고 유튜브를 뒤졌다.


철학자마다 자아를 해석하는 방식이 정말 다양했다.

내 생각과 달리 인간의 자아는 너무 추상적이고 복잡했으며 심오한 개념이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고졸 아저씨는 ‘자아’를 이해할 만큼 똑똑하지 않았다.


그래서 뉴스 기사나 칼럼을 집중적으로 찾아봤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말 잔치였다.

어떤 기사는 글쓴이조차 그 낯선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되었다.


이쯤에서 아주 잠깐 망설였다.

유명한 철학자의 이름을 언급하면 글에 무게감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

하지만 나도 이해 못 한 걸 언급하는 순간 내 무식함이 선명해질까 봐 못하겠더라.






‘AI의 자아’에 대해 검색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분명히 ‘AI의 자아’에 대한 질문을 던진 글인데, 몇 번을 읽어도 글쓴이 본인의 생각이 없었다.

하나 같이 유명 작가나 철학자, 과학자의 이름을 언급하곤 그 뒤에 숨어 버렸다.

그럴듯한 인용을 몇 줄을 남기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두리뭉실한 열린 결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 알맹이 없는 글을 보면서 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많이 배우고 똑똑한 분들이 왜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지 못할까.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자아를 솔직하게 들려주는 게 어려운 것일까.

아니면 자아의 개념을 쉽게 설명하면 안 되는 말 못 할 이유가 있는 걸까.

정말 궁금했다.


헤어진 여자 친구의 마음보다 더 알 수 없는 게 인간의 자아로 보였다.






그럼에도 시간 낭비는 아니었던 게, 한 가지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바로 2천 년 동안 우리 인류는 ‘자아’의 정의조차 합의를 못했다는 것이다.

그 말은 자아의 개념이 너무도 추상적이어서, 누구도 쉽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만약 누군가가 대중의 언어로 쉽게 설명을 해준다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인간과 AI의 자아’ 비교가 훨씬 수월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나만의 방식으로 ‘인간의 자아’에 대해 접근해 보기로 했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자아라면 초등학생도 쉽게 이해할 거라 믿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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