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안동으로 향하는 길, 휴게소 매대 한쪽에 줄지어 매달린 은빛 고등어들이 눈에 들어왔다.
소금에 절여 꾸덕꾸덕하게 마른 고등어에서 풍기는 짭조름한 냄새는 바람결에 실려 코끝을 간질였다.
조선 시대, 동해에서 잡아 안동까지 옮겨온 고등어를 소금에 절여 서울로 진상했다던 이야기가 문득 겹쳤다.
그 긴 여정이 만들어낸 간고등어는 단순한 생선이 아니라 시간과 기다림이 빚어낸 풍미였다.
안동 시내에 들어서니 오래된 간고등어 집에서 숯불 위로 불꽃이 튀고 있었다.
연기에 그을린 껍질은 바삭하게 갈라지고, 속살에서는 기름이 뚝뚝 흘러내렸다.
혀끝에 닿자 퍼지는 짠맛과 고소함은 단순히 ‘음식’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오래된 기억과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한편, 남도의 시골 마을에서는 대청마루에 십자로 묶어 말린 돼지고기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뽀얗게 굳은 기름이 햇살에 반짝이고, 손끝에 닿으면 꾸덕꾸덕한 결이 느껴졌다.
이렇게 말린 고기를 김치찌개에 넣어 끓이면, 국물은 묵직하게 깊어지고, 씹을 때마다 쫄깃한 식감이 치아를 톡톡 두드렸다.
바람과 시간, 그리고 기다림이 한데 어우러져 만든 별미였다.
서울로 돌아와 명동의 골목에 들어서니, 외국인들이 이런 풍경 앞에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연탄불 위에서 구워지는 간고등어, 종이컵에 담긴 호떡, 숯불 위에서 지글거리는 삼겹살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음식과 장면들이, 그들에겐 전혀 새로운 미각과 촉각, 시각의 향연이었다.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흘러나오는 웃음은, 한국의 오래된 풍경들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하는 듯했다.
작가의 말
이 글은 안동의 간고등어와 남도의 돼지고기 말림 같은 전통적인 보존 음식 문화가 오늘날 서울의 거리에서 외국인들에게 신선한 체험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오랜 세월의 지혜와 현대의 호기심이 만나, 한국의 맛이 새롭게 발견되는 순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