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메이지대학교 ‘Taste the TV’ 프로젝트
― 일본 메이지대학교 ‘Taste the TV’ 프로젝트
우리는 눈과 귀로 정보를 소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화면 속 음식은 생생한 색과 질감으로 우리의 시각을 자극하지만,
그 맛은 언제나 상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만약, 그 상상을 실제로 혀끝에서 느낄 수 있다면 어떨까?
‘Taste the TV’, 일본의 한 연구팀이 제시한 이 실험은
디지털 시대의 감각 경계를 한 걸음 더 확장한다.
일본 메이지대학교의 호메이 미야시타(Homei Miyashita) 교수 연구팀은
2021년 말 **‘Taste the TV (TTTV)’**라는 실험 장치를 발표했다.
이 장치는 10종류의 기본 맛 성분—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등—을
섬세하게 조합해 디지털 영상 속 음식의 ‘맛’을 시뮬레이션한다.
작동 원리는 직관적이다.
화면 위에는 얇고 투명한 필름이 덮여 있고,
그 위로 미세한 분사 노즐이 맛 성분을 뿌린다.
사용자가 이 필름을 살짝 핥으면,
각 맛 분자가 미각 수용체를 자극해
‘밀크 초콜릿’이나 ‘감자칩’의 맛을 느끼는 듯한 감각을 전달한다.
디지털과 감각, 데이터와 신경의 경계가 맞닿는 순간이다.
미야시타 교수의 목표는 단순히 재미있는 발명품이 아니다.
그는 “디지털 미디어를 오감으로 확장하는 인터페이스”를 만들고자 했다.
즉, 시각과 청각 중심의 미디어를 넘어
미각과 후각까지 통합한 감각형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여는 것이다.
이 기술은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
멀리 떨어진 가족과 같은 음식을 ‘공유’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요리 수업에서 맛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것,
혹은 가상 레스토랑이나 와인 테이스팅의 세계에서도
새로운 디지털 미식 경험(Digital Gastronomy) 을 가능하게 한다.
‘Taste the TV’는 결국, 단순한 실험 장치가 아니라
감각의 디지털 전송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위생 문제, 맛의 표준화, 개인의 미각 편차,
그리고 무엇보다 ‘감각 데이터’의 정밀도라는 기술적 한계.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AI, VR, MR 등 인간 감각을 복제하는 기술의 흐름 속에서
TTTV는 ‘미각’이라는 마지막 감각의 문을 연 첫 시도였다.
이제 디지털 기술은 단순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
‘느끼게 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은 언제나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Taste the TV’는 그 여정의 한 장면이다.
맛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감각을 디지털화하려는 시도는
결국 ‘공유의 새로운 형태’를 찾아가는 인간의 본능과 맞닿아 있다.
언젠가 우리는 화면 너머의 세상을
단지 눈으로만이 아니라 혀로, 감각으로 느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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