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림
걸림
꿈에서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넷이었다. 남자 하나가 이상했다. 말은 자연스러웠다. 웃음도 자연스러웠다. 다만 걸음이 달랐다. 목적지가 이미 정해진 사람의 걸음.
우리는 따라갔다.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거대한 건물이었다. 대학 본관 같기도 했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문 사이로 밥 냄새가 흘러나왔다. 맛있는 냄새였다. 젊은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서 와.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무 말 없이. 도망쳐야 한다는 말 대신 손을 잡았다. 손가락 사이로 미세한 걸림이 느껴졌다. 지문이었다. 그녀의 지문이 내 지문 사이로 걸렸다. 살아있다는 것의 증거 같은 감촉.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우리는 빠져나왔다.
밥 냄새는 복도 끝까지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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