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ven Translator Sep 01. 2022

"익숙하다"를 "familiar"로 번역하지 말자.

당신은 무언가에 "능숙"한가 "친숙"한가?

엑셀만 15년 넘게 사용한 사람이라도 사적으로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저는 엑셀 고수입니다!" 보다는 "엑셀은 익숙합니다 ㅎㅎ" 정도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익숙하다"는 상대방에게 거만한 느낌을 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잘하는 무언가를 어필하기에 매우 유용한 단어다.


많은 독자들이 "익숙하다"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릴 영단어는 "familiar"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보며, 오늘 포스트에선 어떤 경우에 "familiar" 사용하면  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01. 내가 말하고 싶은 "익숙하다"는 무엇인가?

아래 두 문장을 살펴보자.

- 저는 엑셀에 익숙합니다.
-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지만) 익숙한 맛이네요!


두 문장 모두 무언가에 익숙하다고 표현했는데 서로 느낌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정확한 구분을 위해 사전을 찾아보자.


02. 사전에서 정의하는 "익숙하다".

먼저 국어사전에서 "익숙하다"를 검색해보자.

01. 국어사전에서 정의하는 "익숙하다"

"서투르지 않은 상태"와 "처음 대하지 않는 느낌"으로 구분하고 있다. 확실히 차이점이 있는데 뭔가 한 단어로 압축해서 표현하고 싶다!


다음은 한영사전을 살펴보자. 조금 더 힌트가 있을 것 같다.

02. 영한사전에서 정의하는 "익숙하다"

국어사전과 한영사전에서 얻은 정보를 조합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어떤 일을 여러 번 하여 서투르지 않은 상태에 있다. => 친숙하다.
어떤 대상을 자주 보거나 겪어서 처음 대하지 않는 느낌이 드는 상태에 있다. => 능숙하다.


03. 결론 & 예시

위에서 배운 내용을 모두 종합해보자.

서툴지 않다 = 능숙하다 = skilled, experienced, practiced, proficient

낯설지 않다 = 친숙하다 = familiar


처음 예시로 다시 돌아와서 보면 아래와 같이 번역이 가능하다.

1. 저는 엑셀에 익숙합니다. => I'm proficient in Excel.

2. 익숙한 맛이네요! => This tastes familiar!

 

다만, "익숙하다"의 두 가지 다른 정의의 경계선에 있어 familiar와 skilled 모두 어색하지 않은 문장, 서툴지 않다는 의미지만 "skilled"로 번역하는 것이 최선이 아닌 문장 등 예외적인 케이스가 꽤 많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의미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번역 스킬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작가의 이전글 “반영”을 “Reflect”로 번역하지 말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