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우주의 회복탄력성

쉽게 깨어지지 않는다.

by k장녀

내 우주는 튼튼하다.

공격에도 쉽게 부서지지 않고, 회복의 탄력성을 갖는다.

그리고 나를 괴롭히는 이 아픔도 영원하지 않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20년을 넘게 장녀로 그리고 가부장적이며 보수적인 부모님과 살아온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는 사실 '나의 화를 풀기'위해서였다. 가정은 나에게 있어 분노를 표현하고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으며 모든 것은 오롯이 내 마음으로 다스려내야만 했다. 한때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거나 부숴보기도 하였다. 돌아오는 것은 더 큰 상처와 폭력뿐이라 이내 그만두었지만. 무언가를 파괴하는 행위는 결코 분노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의 화를 표출해야 할까 어린 나이에도 치열하게 고민했다.


다이어리인지 감정 쓰레기통인지 모를 노트에 나의 마음과 화가 나는 상황을 모두 쏟아내고 나면 이내 마음이 좀 차분해졌다. 때론 혼자 쓰는 다이어리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진심을 꺼내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 말을 정말 꺼내게 된다면 내가 또 상처 받을까 봐, 다시 그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솔직히 말해서 브런치를 시작한 것도 반쯤 충동적인 일이었다.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아직도 계속되는 잔소리와 나를 향한 가시 돋친 말들에 상처 받았다고 어디엔가 호소하고 싶어서. 억울한 마음에 시작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썩 도움이 된다. 글쓰기가 심리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사실이구나. 생각보다 나는 단단했고, 글쓰기를 통해 아픈 곳을 후벼 파는 것은 아팠지만 결과적으로는 내 상처를 돌아볼 수 있었다. 누군가가 나의 글을 보고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묻는다면 아직 대꾸해줄 말이 없다. 이는 세상에 흘려보내는 나의 아팠던 기억들이며 주변에도 이야기하지 못했던 나의 곪은 속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저 누군가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글을 통해 공감하고 그 자신의 상처도 치유해갈 수 있는 작은 시작점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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