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직업의 기준이 사라지는 시대, 부모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인공지능 시대, 우리 아이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을 살아가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질문이다. AI는 이미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정보를 읽고 분석하는 일에서는 인간이 기계를 따라가기 어려워졌고, 인간만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창의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은 활약하고 있다. 이 변화는 우리 사회의 직업 생태계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으며, 문제는 이것이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점이다.
변화는 곧 교육으로 이어진다. 우리 아이가 사회에 나갈 10년, 20년 뒤의 미래는 지금으로선 예측조차 어렵다. 그렇다면, 부모로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리가 인공지능의 변화를 걱정해야 하는 이유는, 단지 기술 때문이 아니다. 그 변화가 우리의 ‘밥그릇’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도 높다. 많은 부모가 자녀가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기를 바란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그 목표인 ‘좋은 직업’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방향을 정확히 읽지 못한 채 아이에게 목표만 부여한다면, 우리는 이미 사라진 과녁을 향해 전력 질주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변화의 속도는 교육과정이 바뀌는 속도를 훨씬 앞지른다. 사교육에 기대는 것도 한계가 있다. 여전히 수능과 입시 위주의 프레임 속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하나다. 부모가 먼저 움직이는 것. 시대의 흐름을 읽고, 스스로 공부하며, 아이에게 가장 먼저 변화의 언어를 전해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나는 2023년 봄, 첫째 아이와 함께 챗GPT에 질문을 던져보았다. ‘케이크 만드는 방법’을 물었는데, 답변은 다소 어색했다. 그런데도 인간의 상세한 개입 없이 기계가 레시피를 안내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이건 뭐지?” 놀라움과 의구심이 동시에 들었다.
대학 시절 들었던 인지과학개론 수업이 떠올랐다. 당시엔 이렇게 생각했다. ‘인간도 스스로의 인지과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기계가 이를 모사할 수 있겠는가.’ 꿈같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변화가 점점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매일같이 사용하는 도구가 되었고, 내 아이의 세상에는 아예 ‘기본 환경’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성균관대 신삼수 교수는 <AI 시대 우리 아이 (내일의 삶과 오늘의 교육)>을 통해 부모가 똑똑해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의 말을 인용하며 "결국은 답은 교육에 있다"며 교육에서 부모 또는 가족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역할이 있다고 말한다. 음을 이야기한다. 그는 미국 공영방송의 <세서미 스트리트> 사례를 인용한다. 아이들의 교육 수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은, 부모의 시청 지도 방식에 따라 오히려 교육 격차를 키웠다는 연구 결과를 남겼다. 결국 중요한 것은 미디어의 질이 아니라, 부모의 개입과 환경 설계다. 이 시대의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걸 보여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보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경희대 김상균 교수도 <2030 자녀교육 로드맵>에서 이렇게 말한다. "공부하는 부모가 최고의 교재다." 자녀가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평생 스스로 성장하는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면, 부모님이 먼저 그런 학습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교육의 답은 '부모'였다. 부모는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부모는 자녀의 행복을 누구보다 진정으로 바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실 부모도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스스로 학습이 필요하다. 거의 대부분의 직업군이 인공지능 출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직업인으로서 생존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 부모의 자신의 생존과 자녀 교육이 결국 같은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이를 이용해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갈 것인지 날마다 고민해야 한다.
사실, 부모도 AI 시대의 생존을 위해 스스로 배워야 한다. AI의 등장은 거의 모든 직업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다. 부모의 배움은 자녀 교육과 무관하지 않다. 부모가 변화에 적응하는 방식이 곧 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방식이 되기 때문이다.
이 거대한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나는 이 변화 속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있는가?” “내가 오늘 배운 것이, 아이의 내일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자녀의 미래는 단지 학원과 커리큘럼에 달린 것이 아니다. 바로 ‘나’에게 달려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부모인 내가 매일 단 10분이라도 새로운 시대를 공부하는 것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