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신데렐라

흘리고간 이어폰을 보며

by 정담

어둠을 헤치고

새벽녘 출근하는 너는

우리집 신데렐라.


유리구두도, 못된 새엄마도

욕심 많은 새언니들도 없지만

밥은 대충 차려내는 아내와

말은 안 들어도 사랑스러운 아들이 있지.


절반쯤은 은행 몫인 집과 차,

조금은 삐걱대도 아직 쓸 만한 몸.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삶 아니겠어?


그런데—

침대 위 흘리고 간 이어폰 한쪽,

누굴 홀려 팔자를 바꾸려는 거야?


피식 웃으며 주워드는 나는,

끝내 네 곁을 지키는 왕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