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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살자

이 가을에 모루 선생님의 신간 시집 "그냥살자"를 읽으며.

by 윤석구

[이 가을에 모루 선생님의 신간 시집 "그냥살자"를 읽으며] <좌충우돌 인생2막 67호. 2025.10.16>


강남역 인근 테헤란로 입구, 모루자산운용(주) 정문 입구에는 회사 명을 상징하듯 '모루' 한쌍이 멋지고 늠름하게 장식되어 있다.


모루, 대장간에서 달군 쇠를 올려놓고 두드릴 때 받침으로 쓰는 평평한 쇳덩이를 일컫는다. 농기구든 일터든 사람의 삶이든, 제대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존재.


온 생애를 세상과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시인에게, 이 이름보다 어울리는 호(號)가 또 있을까. 그 모루 號를 쓰시는 분은 다름아닌 김홍신 작가님이다.


김홍신 작가님 신작 시집 "그냥살자"
모루 (모루자산운용 홈페이지 사진)


김홍신 작가님의 시집 "그냥살자"를 손에 들자, 그 ‘모루’ 같은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마침 인문학 특강 시간, 시인 모루 선생님께서 “웃으소서”라는 덕담과 함께 저자의 존함과 아호가 새긴 낙관을 직접 날인해 주시며 시집을 선물로 주셔 너무도 영광스러운 마음이다. 세 시간이 지난 감동은 지금도 마음 깊이 저장되어 있다.

시집에 실린 64편 중 세 편을 골라 본다. 시 속에서 삶은 무겁지 않다. 대나무처럼 가늘고 길어도 쓰러지지 않으며, 바람처럼 자유롭다.



시 [대바람 소리]에는

인생의 고비가 ‘마디’라고 쓰여 있다. 속을 비우는 것은 마음을 내려놓는 일이고, 걸림 없이 자유로운 삶은 사랑과 용서의 그물 속에서야 비로소 웃음을 얻는다.


[후회]는

간결하지만 묵직하다. 부자든 가난하든, 출세했든 실패했든, 삶의 마지막 순간 남는 후회는 단 세 마디. 그때 참을 걸, 그때 베풀 걸, 그때 즐겁게 살 걸. 그 짧은 세 문장에,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라는 시인의 조언이 담겨 있다.

[겪어보면 안다]는

삶의 모든 경험을 통해 깨닫는 지혜를 담고 있다. 굶어봐야 밥이 하늘임을 알듯, 목마름에 지쳐야 물이 생명임을 안다. 아픔을 겪어야 건강이 큰 재산임을, 일이 없으면 일터가 낙원임을, 죽음 앞에 서야 내가 세상의 주인임을 깨닫는다. 잃어야 소중함을 알게 되고, 이별해야 사랑을 깨닫는 인간사의 진리가 시 속에 담겨 있다.

그냥살자 시집에 64편 중 3편을 골라 좌충우돌 인생2막 67편에 모루 선생님 양해도 구하지 않고 원그냥살자 시집에 64편 중 3편을 골라 좌충우돌 인생2막 67편에 모루 선생님 양해도 구하지 않고 원시 그래로 옮긴다.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리라 생각하며 드높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시 한마디 한 마디 머릿속 꼭 저장하리라.시 그래로 옮긴다.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리라 생각하며 드높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시 한마디 한 마디 머릿속 꼭 저장하리라.


[대바람 소리]

하늘에게 어찌 살라느냐 물으니
대나무처럼 살라하네
대나무는 가늘고 길어도 쓰러지지 않아
마디 있고 속 비어 그렇다네
인생의 고비가 마디요
속을 비우는 건 마음 내려놓은 거라네

대나무에게 어찌 살라느냐 물으니
바람처럼 살라 하네
바람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지
걸림 없고 자유로워 그렇다네
사랑과 용서로 짠 그물에는
바람도 걸리고 하늘도 웃는다네



[후회]

부자든 가난하든
출세했든 실패했든
장수했든 단명했든
유명하든 무명이든

죽어가면서 마지막 후회 세 마디

그때 좀 참을 걸
그때 좀 베풀 걸
그때 좀 재미있게 살 걸



[겪어보면 안다]

굶어보면 안다 밥이 하늘인걸
목마름에 지쳐보면 안다 물이 생명인걸
코 막히면 안다 숨 쉬는 것만도 행복인 걸
일이 없어 놀아보면 안다 일터가 낙원인 걸
아파보면 안다 건강이 엄청 큰 재산인 걸

잃은 뒤에 안다 그것이 참 소중한 걸
이별하면 안다 그 이가 천사인 걸
지나 보면 안다 고통이 추억인 걸
불행해지면 안다 아주 작은 게 행복인 걸
죽음이 닥치면 안다 내가 세상의 주인인 걸



"그냥살자", 발행일 2025.7.15
펴낸 곳 도서출판 작가

2025.10.15.22:55
화정골에서 by sk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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