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의 나눔과 기쁨 - '할세상'에서 만난 또 다른 나]<좌충우돌 인생 2막 43호. 2025.5.1>
"할머니 할아버지 모든 세상이야기, 길거리에서 시니어분들을 만나고 다양한 삶을 담는 '할세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할세상'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은 글귀입니다. 그 화면 속에 어느 날 제 모습이 담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학사장교 군대 양광규 동기 친구가 있습니다. 한투증권에 입사하여 15년을 근무한 후 한화투신으로 이직해 채권펀드매니저로 10여 년간 명성을 떨친 그는, 이후 나주 소재 한국전파진흥원에서 자산관리 본부장을 10여년간 역임하고 최근 정년퇴직한 뒤에도 연금자산관리법인에서 청소년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금융 재능기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https://youtu.be/jDHEQ3n7c5U?si=Hb-JfDr2FRKdsoim
우연히 그의 유튜브 출연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군 입대 시 같은 내무반 침상동기라 특별히 가까웠던 그와 저는, 비록 본업은 달랐지만 은행, 증권, 투신, 종금, 자산운용 등 같은 금융업으로 33년여를 함께 걸어왔습니다. 만날 때마다 한국의 금융시장, 주식시장, 글로벌 마켓 등에 대한 해박하고 논리 정연한 언어 구사에 늘 경외감을 느꼈던 친구였습니다.
그런 동기가 유튜브에 출연하여 자신의 내면에 축적된 금융지식과 저축의 필요성, 연금관리, 재테크 노하우를 나누는 모습, 특히 60대 이후의 삶에 어떻게 대응하고 활용해야 하는지를 조언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은퇴 이후에도 본인의 경험을 재능기부 차원에서 사회에 제공한다는 아름다운 마음씨가 영상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이 참으로 자랑스러웠습니다.
선한 일을 하는 동기 친구의 유튜브 영상을 동기 카톡방에 공유했더니, 시청한 지인들 모두 그의 지식과 언변에 박수를 보내며 축하했습니다.
얼마 후, "내 마음의 은행나무" 책까지 출간했는데 그 동기 친구가 권유하길 "윤 작가도 한번 출연해 보시지! 입담과 금융경력으로 아마 대박 날걸!"
솔직히 그간 블로그에 기록을 하고, 인터넷에 카페 은행 관련 방을 만들어 서민금융, 전세자금입주자금대출 상품 설명 등 금융서비스 다년간 본업의 경험이 있습니다. 특별히 북한 땅에서도 현지 은행을 만들고 북한 여직원과 작은 통일금융가족이 된 경험 등 이야기 소재도 적지 않았습니다.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쥐뿔도 없이 잘난 체한다'는 손가락질을 받을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단단한 조직생활 속에서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살아온 월급쟁이의 한계라고 고백하면서도, 당당히 나선 동기 친구의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일주일 후, 동기가 연락해 왔습니다. "친구야, 평소 용기와는 다르게 유튜브 인터뷰에 우물쭈물거릴 것 같아 핸드폰 번호와 이름을 내가 그냥 전달했다." "갖고 있는 내면의 지식을 사회에 전파하고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께 웃음을 전달하여 엔도르핀을 나오게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봉사이지." "인터뷰 잘 해보삼."
그리고 일주일 후, 도서관 가는 입구에 도착한 '할세상' PD와 작가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인근 벤치에 앉아 두서없이 영상촬영에 응했습니다. 복장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사전 질문도 받지 않은 상태, 즉 준비 없이 질문과 답변이 오갔습니다. 혹시나 영상 완성 후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두려운 마음이 있었지만,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담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https://youtu.be/L3ocEhE-rfA?si=HJPeXPVvG-ligq7O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PD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특히 금융인의 이력 속에서 젊은 직장인 및 은퇴 이후의 시청자분들을 위한 조언이 많았습니다. 주로 저축과 연금관리 등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고, 저는 나름대로 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이듬해부터 납입을 시작해 상위 클래스 연금을 수취하게 되는 과정, 배우자 모르게 그것도 IMF 직전 소속한 직장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대출받아 우리 사주 투자했다가 전액 감자당해 폭망 한 이야기, 30년 모기지론 주택담보대출, 젊은 시절 아이들 공부시키느라 겪었던 카드깡 이야기 등 우리 주변의 일상을 재미있게 풀어냈습니다. 2부에서는 글쓰기 학교로 이동해 수업받는 모습 등으로 마무리했는데, 나름 편집을 잘해 멋지게 제작해 보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삼 주가 흐른 삼 일 전, '띵동' 하는 알림과 함께 "영상 보내드립니다"라는 작가의 톡이 왔습니다. 펼쳐 보니 나름 편집에 최선을 다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다만 시청자분들을 의식했는지, 아니면 젊어서부터 저축을 강조하고 어렵고 힘들더라도 연금불입을 강조하려는 PD의 깊은 뜻이었는지, 세금 공제 후 월급과 모기지론 매월 상환 대출이야기 등은 삭제되어 상대적으로 월급을 많이 받는 것처럼 비친 듯해 다소 아쉬움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은퇴 이후의 삶 속에서 유튜브 출연을 제안했던 동기의 깊은 마음처럼 "사회에 선한 웃음을, 이웃사람도 나와 비슷한 삶을 사네"라는 평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속에 하루에도 수십 번 제 모습이 담긴 영상을 들여다봅니다.
유튜브 영상 게시 3일 차, 하루 평균 5만 명이상이 시청 만 72시간 15만 명이 시청한 것 같습니다.
"이분 인성도 좋고 머리도 명석한 분 같음... 성실했던 세대..."를 비롯해 "휙하니 33년 아랏차차 앞으로 33년 후 기대됩니다",
"비트코인 0.1개라도 사세요. 당신의 노후를 위해서...", "삼성근무 부분에서는 7.4제 세대입니다" 등의 100여 개 댓글이 달렸습니다.
서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나이 한 살 조정 때문에 국민연금 수령이 한 해 늦어진다는 제 발언에 어떤 댓글에는 "윤가가 나이를 줄여줘? 뭔 소리 ㅋ" 등 응원과 비판 댓글 속에서 소중한 경험의 의미를 되새기며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출연을 권유할 지인을 찾아봅니다.
을사년의 봄날,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했듯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도 피우지 못하는 봄꽃들처럼 정치적으로는 계엄선포에 따른 탄핵으로 대통령 한 분이 파면당하고 새로운 나라님을 하겠다는 손을들며 우후죽순 계절의 마지막 날, 좌충우돌 인생 2막을 살아가며 두서없이 지난 삶의 속내를 비춘 '할 세상' 출연 유튜브 영상에 악플보다는 선플이 더 많이 달리길 바랍니다.
내 친구 양광규 동기의 선한 마음 정익구정(精益求精)처럼, 자신이 가진 지식이 누군가 필요로 하는 분들께 전달되는 나비천사의 역할에 동참의 보람이 이어져 자랑스러운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더 밝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확산되길 소망합니다.
2025.4.30 빛고을 도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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