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로 남을 때

품 안의 자식

by 이슬

아침 산책을 나섰습니다.

기분 좋은 선선한 바람이 콧 끝을 스쳤습니다.


딸의 얼굴이,

아들의 씩 웃는 모습이,

개구쟁이 막내의 짓궂은 몸짓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과 뒤척이며

힘들어하던 나를 보며

"그래도 그때가 좋단다." 하시던

친정엄마 말씀이 생각납니다.


자식들이

제 각각 할 일을 찾아

떠난 빈자리가

온 가슴을 모두 들어낸 듯 허허롭습니다.


'품 안의 자식' 맞는 말씀입니다.


자식들이 떠나간

빈자리에 비로소

잃어버린, 잊고 살았던 내가

한쪽 모서리에 쪼그려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고 목이 메었습니다.


자식들을 잃어버린,

자식들이 떠나버린

빈 들판에서

다시 찾은 허름한 내 손을 잡고

아침 산책을 나섭니다.


님들께서도 혹시 저처럼

빈 들에 홀로 선 내 모습, 나를

만나 적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