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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하는 아재 Jul 19. 2023

가치투자-초과수익을 최대화하는 원리

월가아재의 제2라운두 투자수업 4부( 책 리뷰)

오늘은 월가아재의 제2라운드 투자수업 "5장 가치투자 - 초과수익을 최대화하는 원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글을 저의 유튜브 채널 "투자하는 아재_TV"에서도 영상으로 접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c-NZKVmxBD8

https://youtu.be/Eyk1CxuAR3E

https://youtu.be/7CuLMRGY4sE

5장. 가치투자 : 초과수익을 최대화하는 원리

4장에서 지수 추종 패시브 투자와 초과수익을 내기 위한 기본 훈련에 대해 알아봤다면, 지금 부터는 초과수익을 위한 전투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매수 버튼을 누를 때 항상 기억해야 할 점은, 매수자가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해서 사는 주식이 그 주식을 파는 매도자는 고평가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자가 시장 평균 대비 초과수익을 내고 초과손실을 내는지는 적정가치를 얼마나 제대로 평가했는지에 달렸습니다.

우리가 가치투자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과학적인 방법론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재현성, 즉, 반복 가능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워런 버핏, 앙드레 코스톨라니, 피터 린치 등의 다양한 가치 평가 대가들의 조언과 에피소드를 다양하게 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위의 거장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기까지 걸어온 전 과정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 이상, 그 거장과 같은 성과를 얻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주식 투자의 재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초과수익과 투자철학을 바라보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이번 장에서는 초과수익의 본질에 대해 수학적으로 접근하여 직관을 끌어낸 후 가치투자의 프로세스를 4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1. 초과수익의 본질.

우리가 시간을 할애하여 투자 공부를 하는 것은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 즉 초과수익을 내기 위함입니다. 초과수익을 간단한 등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초과수익 = 당신의 수익 - 시장수익

 피터 린치, 워런 버핏 등 가치투자 거장들의 평균 수익률은 20~30%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2020년, 한국의 젊은 투자자 중 코인으로 1,000% 이상의 수익을 낸 사람들은 위의 거장들보다 뛰어난 투자자라 할 수 있을까요? 

 금융시장에서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항상 존재하기에 운이 좋아 한두 번 대박을 터뜨리는 일이 빈번합니다. 이는 카지노와 같은 도박을 해서 잭팟을 터뜨린 사람을 두고 돈을 버는 실력이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수익은 일회성이라 꾸준히 반복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목표 삼아야 할 것은 한두 번 높은 초과수익을 내는 투자자가 아닌 꾸준하게 초과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꾸준하다는 것은 변동성을 낮추는 것입니다. 주식 시장에서의 변동성은 아래의 표준편차로 계산합니다.

극대화할 목푯값 = 초과수익 / 초과수익의 변동성

 극대화할 목푯값이 커지기 위해서는 분모인 초과수익의 변동성이 작을수록분자인 초과수익이 클수록 커질 것입니다. 이러한 목푯값을 정보 지수(information ratio)라 부릅니다. 이러한 정보 지수는 투자자가 초과수익을 내는 능력을 측정하는 방법 중 하나로 수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정보 지수(목푯값) = (포트폴리오 수익률 - 벤치마크 수익률) / 추종 오차

 여기서 정보 지수는 목푯값으로, 펜치마크 수익률은 시장 평균 수익률, 추종 오차는 변동성으로 치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 지수는 분모인 추종 오차, 변동성이 작을수록 높아집니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의 리처드 그리놀드교수는 로널드 칸 박사와의 공저 "Active Portfolio Management(액티브 투자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에서 위의 정보 지수를 다음과 같이 근사합니다.

* 정보 지수 근사치(information ratio approximation) = 정보 계수(information coefficient) x 매매 횟수의 제곱근(sqrt of breadth)

* IR ≈ IC x √B 

 위에서, 정보 지수 근사치는 IR, 정보 계수는 IC이고, B는 매매 횟수가 됩니다. 여기서 IC의 계산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IC = (2 x 승률) - 1

 예를 들어, A라는 투자자가 모든 투자에서 이익을 내 100%의 승률을 가졌다면 IC = (2 x 100%) -1 = 1이 되고, 승률이 50%라면, IC = ( 2 x 50%) - 1 = 0이 되며, 모든 투자에서 손실을 내어 0%의 승률이라면, IC = (2 x 0%) -1 = -1이 됩니다. 따라서, IC는 승률 0 ~ 100% 사이의 값을 -1에서 +1 사이의 값으로 변환한 값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IC가 양수이면, 승률 50% 이상이어서 초과수익을 내는 사람, IC가 음수이면, 승률이 50% 미만이라 초과손실을 내는 사람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매매 횟수인 B가 커질수록, 정보지수의 절댓값은 커지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IC가 음수인 경우에는 B가 커지면 정보지수는 점점 음으로 커지고, 양수인 경우에는 B가 커질수록 점점 양으로 커지게 됩니다. 이 말인즉, 

실력이 좋은 사람은 투자 횟수를 늘이는 것이 좋지만,
실력이 없는 사람은 오히려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와 상통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자신의 투자 실력과 투자 횟수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앞의 정보 지수 근사식에서 보듯, 정보 지수를 높이는 방법은 IC를 높이는 방법과 IC가 양일 때 B, 매매 횟수를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를 가치투자의 시각에서 살펴보면, IC는 우리가 기업을 얼마나 잘 분석하는지, B는 얼마나 많은 기업에 투자하는지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가치투자의 궁극적인 목표

얼마나 많은 수의 기업을 양질의 분석을 통해 투자하는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됩니다.

 첫째, IC와 B는 반비례한다는 점입니다.

 - 누구에게나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에 투자하려고 많은 기업을 분석할수록 개별 기업 각각에 쏟을 시간을 줄어들게 됩니다.

 둘째, 많은 기업을 분석한다고 해서 반드시 B가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 IC가 매우 높아 기업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역량이 있다 하더라도, 분석하기 위해 고르는 기업들이 전부 고평가 된 것이라면, B를 늘릴 수가 없습니다. 100개의 기업을 분석했는데 그중 5%가 저평가된 상태라면, B는 최대 5일 것이고, 10개 기업만을 분석했는데, 그중 7개인 70%가 저평가된 상태라면 B는 최대 7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B를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기업을 분석하는가(number of trials), 분석한 기업 중 몇 %가 투자하기 적합한 저평가 기업인가(hit rate)를 각각 N과 H로 두면, 수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B(매매 횟수) = N(분석한 기업수) x H(투자 적합한 저평가 기업)

즉, 100개의 기업을 분석하여 5%의 기업이 투자하기 적합한 저평가 기업이라면, B = 100 x 0.05 = 5가 됩니다. 따라서, B를 높이기 위해서는 N과 H를 높여야 됩니다.

 그러므로, 정보 지수 근사치, IR ≈ IC x B는 IR ≈ IC x √N x H로 투자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 분석 능력인 IC를 높이거나, 더 많은 기업을 분석하거나(N), 분석한 기업이 실제 투자로 전환되는 비율(H)을 높여야 합니다.

위의, 기업 분석 능력 IC분석하는 기업의 수 N투자로 전환되는 저평가 기업의 수 H를 염두에 두고 가치투자의 4가지프로세스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가치투자의 4단계 프로세스]

 -  가치투자란 "종목의 적정 가치를 계산하고 그 적정 가치에서 안전마진 이상의 차이로 현재 가격이 저평가되어 있으면 매수 후 기다리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여기서 가치투자라 함은 가치평가를 통해 계산한 적정 가치보다 낮은 가격의 주식을 사는 방식을 통칭하는 광범위한 범주를 통칭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치투자의 방식은 세상의 가치투자자들의 수만큼이나 많을 것입니다. 저자는 가치투자의 프로세스를 크게 종목 탐색, 가치평가, 리서치, 포트폴리오 관리의 4단계로 나눕니다. 

[1단계] 종목 탐색에서는 분석할 만한 후보 주식을 찾는 단계입니다.
[2단계] 가치평가에서는 1단계에서 찾은 후보 주식을 재무제표를 토대로 가치평가를 합니다.
[3단계] 리서치에서는 정량화된 재무제표에서 볼 수 없는 기업의 경쟁력이나 거시적인 산업 구조 등을 분석합니다.
[4단계] 포트폴리오 관리에서는 2, 3단계를 통해 매수를 결정한 종목의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며, 리스크를 관리합니다.

그렇다면, 위의 4단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단계] 종목 탐색 - 저평가 기업 찾기

- 앞에서 이야기한, "IR ≈ IC x √B", "IR ≈ IC x √N x H"의 공식에 따르면가장 이성적인 가치평가를 통한 초과수익 방식은  기업 분석 실력인 IC도 높이고, 분석 기업 개수인 N과 투자 전환 비율인 H도 높이는 방향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분석 기업 개수인 N이 너무 많아지면, 하나의 기업을 분석하는 데 쏟을 시간이 적어지면서 분석의 질인 IC가 떨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하나의 기업에 몇 주 동안 심혈을 기울이면서 IC를 높이다 보면 분석 기업의 수인 N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듯 IC와 N은 상충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상충하는 면이 없는 H를 높이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적은 수의 기업을 분석하더라도 투자로 이어지는 저평가된 기업의 비율이 높다고 한다면, B가 늘어날 것이고 이를 통해 IC가 높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H를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 바로 종목 탐색 과정입니다.

 종목 탐색 방식 또한 가치투자의 방식만큼이나 다양합니다. 워런 버핏은 코카콜라사나, 맥도널드사와 같이 아주 심플하게 자신이 일상에서 접하는 좋은 제품을 생산 / 판매하는 기업을 들여다보는 방식을 즐겨 사용합니다. 그러나, 세월의 속도만큼 투자 기법도 지난 수십 년간 끊임없이 변화되고 발전해 왔습니다. 다음으로, 최근에 인기 있는 월스트리트의 최전선에서 사용되거나 핀테크 플랫폼에서 개발하고 있는 종목 탐색의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1. 퀀트

 - 계량적 방법론에 기초하여 종목을 탐색하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종목이나 경제 현상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리서치를 통해 투자 전략을 세운 후, 그 투자 전략을 과거 데이터에 백테스팅으로 검증하여 자동 매매를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여기서의 퀀트는 도출된 데이터를 가지고 가치평가 및 리서치에 활용하는 용도입니다.

 2. 13F 공시자료 활용(한국 기업은 한경컨센선스, 전자공시시스템)

 - 13F는 미국 대형 기관의 주식 매수 및 보유 포지션을 보여줍니다. 이 13F를 통해, '워런 버핏'이나 '레이 달리오' 같은 저명한 거장이 어떤 주식을 사고파는지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13F는 매 분기가 끝나고 나서 45일 내로 공시하면 되기에, 포지션과 전략 노출을 꺼리는 대부분의 기관이 이 45일을 꽉 채워서 공시를 한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저명한 투자자들이 매수했다고 생각 없이 매수해서는 안되며, '분석해 볼 만한 기업일 수 있다'정도로 받아들여 가치평가 및 리서에 활용되는 정도로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3. 기타

 -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론과 알고리즘이 존재합니다. 옛 거장의 투자 전략을 계량화한 조건식으로 만들어 활용하거나, 행동주의 투주자들의 진입 방식을 참고한다든가, 차트 분석으로 대표되는 기술적 분석 및 행동경제학을 활용하고 데이터 과학과 자연어처리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뉴스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는 종목을 찾아내는 등의 다양한 종목 탐색 방법론 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다소 접근하기 어려운 투자방식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사람의 경험과 직관은 생각보다도 강력한 무기입니다.

가격이 저평가되어 있는 회사를 찾은 후 정말로 가치가 좋은지 평가해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우리가 일상에서 가치가 확실히 좋아 보이는 기업을 찾은 후 가격을 비교해 보는 방법도 유효합니다. 따라서, 기업과 제품, 서비스, 경영자 등을 바라보는 관점을 삶의 경험을 통해 충분히 훈련한다면, 

이러한 삶의 경험 자체가 아주 훌륭한 종목 탐색의 툴이 되어 줄 것입니다. 

[2단계] 가치평가 - 시장의 실수 찾기

 - 1단계를 통해 저평가되었을 확률이 높은 후보군으로 범위를 좁혔다면2단계에서는 후보군에 있는 종목을 가치평가해야 합니다. "IR ≈ IC x √B", "IR ≈ IC x √N x H"의 공식에서 IC를 높이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논의한 '시장의 효율성과 초과수익의 본질'을 바탕으로 가치평가, 벨류에이션(Valuation)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벨류에이션을 하는 이유는 적정가치 대비 저평가 된 저렴한 종목을 찾기 위함입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주가, 즉 가격이 저평가되었다는 것은 저평가된 가격에 매도를 하는 실수를 범하는 시장 참여자가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가치투자의 본질은 시장의 실수를 찾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의 실수를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상대 가치평가

 - 시장의 판단이 옳다는 전제하에, PER, PBR 등을 활용하여, 동일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을 서로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종목을 찾는 방법입니다. 시장의 판단이 옳다는 전제하에 통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시장이 전반적으로 고평가 되어 있거나, 저평가되어 있을 경우 오답을 얻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2. 절대 가치평가

 -  현금흐름할인모형 등을 통해, 단계별 요소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검증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으로 DCF(현금흐름 할인법)가 많이 쓰입니다. 그러나, 절대가치평가의 경우, 추정해야 하는 값들이 많아 난도가 높고, 작은 변수의 차이가 큰 오차를 만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상대가치평가와 절대가치평가를 혼용하더라도 절대가치평가는 무조건 해봐야 합니다. 기업을 더 상세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많은 투자자들이 절대가치평가를 등한시합니다. 또한, 부정확하니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현금흐름할인모형을 모델링하는 데 있어 너무나도 많은 가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가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나치게 많은 주관성을 가지게 되고, 그러한 오차가 쌓여 정확한 주가를 예측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째, 주식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는 행위 자체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투자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아닌, 확률적 우위를 1%라도 올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단 한 번의 가치평가를 놓고 보면, 적정 가치에서 동떨어진 평가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아예 가치평가를 하지 않는 사람이 목표가를 더 잘 맞힐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 번의 가치평가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둘째, 상대가치평가라 해도 미래에 대한 가정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가치평가는 명시적인 가정을 하는 반면, 상대가치평가는 유사 기업의 상대가치 배수를 사용하는 것 자체에 가정들이 암묵적으로 내포되어 있을 뿐입니다. 그중 하나는 "시장은 효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암묵적인 가정을 통해 절대가치형 가에 비해 투자자가 인풋(넣어야) 해야 할 변수의 개수가 적을 뿐, 본질적인 문제를 피해 가지는 못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절대가치평가를 등한시하는 이들은, 상대가치평가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주가매출액배수인, PSR(Price-to-Sales Ratio)를 오남용 하는 사례를 리포트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상대가치평가에서 사용하는 PER, PBR과 같은 배수들은 주가, 즉 종목의 가격을 기업의 재무 지표를 통해 표준화한 값입니다. PER의 경우 분자에 주식 가격이, 분모에 주당순이익인 EPS가 오게 됩니다. 분자와 분모 모두 가격과 현금흐름에 관련된 일관성 있는 지표입니다. 반면, PSR은 분자에는 가격이 분모에는 매출액이 옵니다. 여기서 매출액은 주주뿐만 아니라 채권자에게도 가는 현금흐름이기에 일관성이 부족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겠습니다.

우리가 땅을 매입한다고 가정하고, 후보지 A와 B가 있다고 합니다. A는 10억에 집을 지을 수 있는 대지가 40평이고 B는 8억에 대지가 20평이라 한다면, 단순히 B가 2억 원 더 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평당 가격을 책정하여 이에 대한 배수로 가치평가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A는 평당 2,500만 원이고, B는 4,000만 원이 됩니다. A와 B가 비슷한 입지에 동일한 가치를 지닌 땅이라면, A는 B에 비해 고평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A와 B의 예처럼, 일관된 기준으로 상대평가를 하는 방법을 주식 시장에선 PER, PBR, EV / EBIT등과 같은 상대 가치평가 방법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PSR의 경우는 아래와 같이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집을 지을 수 있는 대지뿐만 아니라 전원생활을 위한 텃밭을 가꾸고 싶다고 합시다.
A는 밭(전)이 10평이 있고, B는 밭이 30평이 있습니다. 이 경우, 단순하게 A의 평당 가격을 10억 / (40+10) 평 = 평당 2,000만 원이고 B의 경우, 8억 / (20+30) 평 = 평당 1,600만 원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결과치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왜곡이 있는 결론입니다. 대지와 밭(전)은 각자의 가치가 다르기에, 각자의 평당 가격을 계산한 후, 합치는 것이 합리적인 계산일 것입니다. 위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전(밭)의 비중이 커질수록 왜곡이 커지게 될 입니다.

(평당 대지 가격 x 대지 평수) + (평당 전의 가격 x 전의 평수)


 비슷한 맥락에서, PSR은 주주에게 돌아가는 가격(주가)을 기업 전체에 돌아가는 채권자와 주주 모두에게 돌아가는 매출액으로 나눈 배수입니다. 따라서, PSR은 일관성이 부족한 지표입니다. 만약, 매출액을 사용하여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주가인 P보다는 기업가치와 관련되는 '이자 및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이익'인 EBIT을 사용하여 매출액 대비 EBIT 비율이 좀 더 일관성이 있어 보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PER로는 설명하기 힘든 성장주에 국한하여 이를 억지로 이해하기 위한 가치투자자들의 작품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일관성이 부족한 PSR을 사용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매출과 주가가 동일한 A와 B라는 주식 종목이 있습니다. A는 엄청난 고금리 부채를 안고 있고, B는 부채가 없다고 합니다. A는 B에 비해 고금리 이자 비용으로 순이익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두 기업의 PSR은 동일합니다.

 따라서, 자본 구조가 다른 기업 간에 PSR을 사용할 때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PSR을 사용하지 말라는 극단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순이익이 적자인 초창기의 기업인 경우, PSR은 유의미한 힌트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의 배수의 개념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투자 성과에 큰 의미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PER의 경우도 제대로 사용하려면, 유사 기업을 엄밀하게 정의하고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성장성, 수익성, 리스크와 같은 요소들을 보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는 마치 강남의 30평대 아파트와 경상북도 영천의 30평대 아파트를 평당 가격으로 비교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재무적, 비즈니스적으로 유사한 기업들을 골라 그들 간의 미묘한 차이를 최대한 보정한 후에도  PER이 낮은 기업을 진정으로 저평가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DCF와 같은 절대가치평가 못지않은 많은 가정이 들어가게 됩니다.

 셋째, 가치투자의 본질은 시장의 실수를 찾는 것입니다. DCF와 같은 현금할인모형, 절대가치평가를 공부하고 사용해야 하는 것은 미래의 주가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함이 아닌, 현재의 주가가 포함하고 있을지도 모를 실수를 찾기 위해서라는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실수를 찾는 것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비슷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에 있어서 이렇게 사소해 보이는 태도의 차이가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려면, 적정 가치를 계산하기 위한 모든 입력값을 자신이 직접 가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영역에서는 당연히 무리한 가정을 하게 됩니다. 이 제품은 매출액이 몇 퍼센트로 성장할지, 시장 점유율은 얼마로 성장할지, 마진율이 얼마가 될지 등의 세세한 가정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제대로 공부를 해서 잘 안다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당연히 오차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오차에 가정을 더해갈수록 그 오차의 범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가치평가를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반면, 현재 주가에 포함된 실수를 찾기 위해 가치평가를 한다면 어떨까요? 우선, 현재 주가가 왜 이 수준에 형성되어 있는지 부터 탐구해야 할 것입니다. 주가를 예측할 때는 미래의 매출을 가정해야 하지만 여기서는 현재 주가가 내포하고 있는 매출 성장률이 얼마인지를 가늠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따라서, 주가를 구성하는 현금흐름할인모형을 통하여 전체적으로 펼쳐서 살펴보면서 현재 주가가 내포하고 있는 여러 가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게 현재 적혀있는 답인 현재 시장 가격에 내재된 풀이 과정을 분석하면서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내게 확실한 확률적 우위가 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실수를 찾으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의 주가 예측이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풀이과정을 쓰면서 답을 도출하는 것이라면,
시장의 실수를 찾는 것은 시장이 도출한 답의 풀이 과정을 보면서 틀린 것을 찾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에 내포된 입력값은 어떻게 도출된 것일까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절대가치평가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DCF 모델링을 한 후, 각 입력 변수를 일관성 있게 점진적으로 비관적인 방향 또는 점진적으로 낙관적인 방향으로 조정하면서 자신의 모델의 출력값을 시장 가격에 맞추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절대가치평가를 해서 도출한 적정 가치가 시장 가격보다 너무 높다면 매출 추정치를 조금 더 비관적으로 보정하는 것이 방법이 될 것입니다. 주먹구구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기업에 대한 정석적인 이해가 뒷받침되어 여러 변수에 대한 유기적인 관계를 이해한다면, 매우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여기까지만 해보아도 상위 1%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된다고 합니다. 

 시장에 내포된 입력값을 도출하는 문제는 얼핏 보면 VIX(빅스) 지수로 대표되는 시장의 내재 변동성 구하기와 비슷해 보입니다. 여기서 설명할 블랙-숄즈 모델은 기초 자산의 가격, 이자율, 행사가, 만기까지 남은 시간, 변동성 등을 입력하면 옵션의 가격을 출력해 주는 편미분 방정식입니다. 그 입력값 중에서 변동성을 제외하면, 전부 시장에서 관측이 가능한 값입니다. 따라서, 우변에 옵션의 시장 가격을 입력하고 좌변에 나머지 변수를 관측값으로 입력하면, 시장 가격에 내재된 변동성 가격이 도출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를 방정식에 비유하여 표현하면, " a+b+c+d+e+f+g=x"라는 식은 각 각의 a, b, c, d, e, f, g 값을 입력하면, x의 값을 도출하게 됩니다. 여기서 좌변의 입력값 중 g가 변동성이고 우변의 x값이 옵션 가격이라고 한다면 x값을 시장에서 관측되는 a, b, c, d, e, f의 값을 입력하여, 시장의 내재 변동성 g의 값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실제 '블랙-숄즈 모델'은 위의 방정식 보다 훨씬 복잡한 수식입니다. 따라서, 이해를 돕기 위한 내용이니 참조만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위의 '블랙-숄즈 모델'을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됩니다. 실제 가치평가 모델에서는 관측 불가능한 변수가 하나가 아닌 여러 개입니다. a, b, c, d가 관측 가능하다 해도 e, f, g가 관측이 불가능한 가정을 통해 입력해야 하는 변수라고 하면, 이 식을 만족할 수 있는, e, f, g의 경우의 수는 굉장히 많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도대체 시장 참여자가 생각하는 입력값의 조합일까요?

  이 문제는 파라미터의 자유도(degrees of freedom)를 줄인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e, f, g 중에 넣을 수 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넣는 것입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시장의 컨센서스를 유추하는 변수를 구하는 것입니다.

 시장의 컨센서스를 유추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의 평균값이나 중간값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에는 IBES(Institutional Broker's Estimate System)이라는 데이터가 있고,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F&Guide에서 제공하는 예상 매출, EPS, ROE, PER 등의 세부 가정 치를 네이버 증권이나, 각 증권사의 재무 또는 컨센서스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투자은행에서 기업 상장(IPO), 인수합병(M&A)을 다루는 뱅커(investment banker)나 펀더멘털 헤지펀드의 애널리스트가 가치평가를 할 때 사용하는 방법론을 참고하는 것입니다. 항목들의 성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재무제표의 항목의 경우, 지난 5년 평균치를 사용하거나 지난 5년 간의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업계의 관행을 따르는 것이 시장이 생각하는 컨센서스에 가깝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관측이 불가능한 항목의 입력을 줄여, 파라미터의 자유도를 줄여가면 됩니다.

 또 한 가지 방법은 '몬테카를로'라는 시뮬레이션 방법론을 조금 변형하여 역산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몬테카를로'의 방식은 DCF 모델의 입력값들을 각각 확률 분포로 정의한 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괏값의 분포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변형하여, 결괏값을 시장 가격으로 고정한 후 입력값들을 순차적으로 추정해 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방법은 입력값 간의 상관관계를 정의할 때 난이도가 훨씬 높습니다. 그리고, 시장 가격에서 내포된 가정값을 명백하게 추정한다기보다는 시장 가격에 자신의 가정을 더한 채로 각 변숫값을 추정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변숫값 파라미터의 자유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실 함수를 별도로 정의하고 최적화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방법 또한 다른 방법들과 마찬가지로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굳이 이런 복잡한 방법을 사용하여 시장에 내포된 가정값, 변숫값을 찾으려 노력할까요? 

결국, 절대가치평가에서 각 가정값을 추정하여  적정 가격을 도출하는 일반적인 방식과가격을 시장 가격에 고정한 채 시장에 내포한 가정값을 찾으려 노력하는 방식은 똑같은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자의 방식에 비해, 후자의 방식을 사용하면 자신이 추정하려는 가정값들의 레퍼런스 포인트를 더 잘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떠한 수학 문제를 백지에서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스스로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과, 반 친구들이 대체로 많이 적은 답이 무엇인지를 아는 상황에서 왜 그런 답을 도출했는지를 짚어보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에서 모든 방법론은 우열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항상 일장과 일단이 있습니다. 결국엔, 불확실한 정보를 토대로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종목을 절대가치평가하는 데 있어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게 된다면, 조금이라도 추정 오차를 줄여 확률을 높여줄 것입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머신러닝의 세계에서도 하나의 모델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여러 가지 모델을 통해 결괏값을 추정하는 '앙상블 기법'이 더 정확한 예측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관점의 방법을 활용하기에 해당 종목에 대해 깊이 있게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피터 린치"는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서는 돈을 벌고 주식에서는 돈을 잃는 이유는 간단하다고 말합니다. 집을 고르는 데는 몇 개월을 심사숙고하지만, 주식을 고르는 데는 몇 분만 들이기 때문이라 합니다.

 앞에 언급한 방식들을 행하는 데는 최소한 몇 주에서 길게는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가치평가를 열심히 하고 시간을 할애하더라도 우리가 본인의 집을 구매할 때 할애하는 시간에 비해서는 적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가치평가 방법론에 대해 논할 때, 어떤 가치평가의 방법은 쓸 필요가 없다는 등의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DCF의 경우, 할인율을 무엇으로 입력하는가에 따라서 결괏값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쓸모없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모델링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 따른 것이라 합니다. 결국, 가치평가도 재무 모델링이기 때문입니다. 

 모델링은 현상을 추상화해서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모델이 최적인지는 설명하려는 현상의 복잡도, 모델의 복잡도, 그리고 가용 가능한 정보나 데이터의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키와 몸무게는 단순한 선형 관계를 가집니다. 하지만, 키를 통해 몸무게를 추정하는 문제에 단순한 선형 모델이 아닌, 파라미터가 많은 딥러닝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행위입니다. 설명하려는 현상이 단순한 선형 관계를 가지면, 모델도 단순한 선형모델을 사용해야 최적의 성과를 보입니다.

 한편, 설명하려는 현상이 복잡도가 높은 현상일 경우, 데이터의 개수가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최적의 모델의 종류가 결정됩니다. 데이터의 개수가 적다면 차라리 단순한 모델이 과최적화를 방지해서 더 낫고, 데이터 개수가 충분히 많다면, 파라미터가 많은 복잡한 모델을 사용하여 복잡한 현상을 훨씬 더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역사가 굉장히 오래되고 꾸준히 일정한 배당을 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추정해야 하는 재무적인 상태가 단순합니다. 따라서, 단순한 모델인 배당할인모델(Dividend Discount Model, DDM)이 적정 가치를 아주 정확하게 평가해 줍니다. 그것이 아닌, 대다수의 일반적인 기업의 경우는 DDM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수준 보다 더 높기 때문에 더 자유도가 높고 복잡한 모델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때 어느 모델이 적합한지는 우리에게 주어진 정보와 데이터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만약,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합리적인 추정을 할 수 있는 정보와 데이터가 충분히 주어지고 비즈니스 환경이 안정적이라면, 당연히 현금흐름할인 모델인 DCF모델이 가장 적합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보가 국한된 상황에서는 그보다 사용자가 입력해야 할 가정이 적은 상대가치평가 모델이 더 우수한 결괏값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두 가지 예를 통해 이해하겠습니다.

* 방법 1 안양에서 강남까지 가보니 40분이 걸렸다. 판교에서 강남까지의 직선거리가 안양에서 강남까지의 직선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판교에서 강남까지의 시간도 40분으로 추정하자.(상대가치평가)

* 방법 2 판교 IC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거리를 잰 후, 고속도로에서의 평균 속도를 추정하여 시간을 계산하고 경부고속도로에서 서초 IC로 빠져나와 시내에서의 운행거리를 계산한 후, 시내에서의 평균 속도를 추정해 시간을 계산한다. 그런 후, 앞의 고속도로에서의 소요 시간과 시내에서의 소요 시간을 더한다.(절대가치평가, DCF)

  방법 1은 상대가치평가, 방법 2는 DCF와 같은 절대가치평가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방법 2는 경부고속도로의 거리, 고속도로에서의 평균 운행 속도, 시내 운행 거리, 시내 평균 속도를 전부 직접 추정해야 합니다. 만약, 그런 추정을 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없다면, 각 추정에 오차가 크게 발생되어 최종 결괏값의 오차 범위가 매우 커질 것입니다.

 반면에, 방법 1은 안양에서 강남까지 걸리는 시간만 알면 됩니다. 

 그렇다면, 방법 1과 방법 2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추정 방식일까요?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방법 1의 논리는 안양과 강남까지의 직선거리가 판교에서 강남까지의 직선거리와 같으므로 안양과 강남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판교에서 강남까지 걸리는 시간과 같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방법 1의 논리 안에는 안양과 강남에서의 여러 도로 상황이나 교통 체증등의 교통환경을 판교에서 강남까지 갈 때와 동일시하는 논리적 점프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어진 정보가 충분하다면 방법 2의 경우가 훨씬 더 정확한 결론을 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방법 1이 좋을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방법 1의 상대가치평가가 절대가치평가에 비해 가정값을 덜 입력해도 되기 때문에 오차 범위가 작은 것이 아닙니다. 시장, 섹터, 혹은 유사 기업들의 가격이 "평균적으로" 적정가치에 수렴한다는 커다란 가정을 논리적 점프를 통해 암묵적으로 해버렸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해야 하는 파라미터가 비교적 적습니다. 따라서, 입력하는 변수, 파라미터에 따른 결괏값의 변동성이 적은 것은 당연합니다.

 방법 2의 DCF와 같은 절대가치평가의 경우, 암묵적으로 논리적 점프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에게 최대한의 자유도를 주어, 사용자가 입력하는 값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사용자의 입력값에 따라 결괏값이 크게 변동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를 통계학적으로 "편향-분산 트레이드오프(bias-variance tradeoff)"라고 합니다.

 위의 두 가지 방법에서 알 수 있듯이

'상대가치평가'와 '절대가치평가' 사이에서 무엇이 더 좋고 훌륭한 방법인지는 무의미한 것입니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즉 주어진 정보와 데이터에 따라 적합한 모델이 다르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진지하게 가치투자를 공부하고 싶다면 DCF는 반드시 공부해 볼 것을 권장합니다. DCF에 자유도가 낮은 잔여이익모델(Residual Income Model, RIM)이나 상대가치평가, 또는 배당할인모델(DDM)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모델이 자체적으로 하는 가정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오남용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상대가치평가의 경우시장이 평균적으로 옳다는 가정이 깔려 있기 때문에 시장이 전반적으로 고평가 되거나 저평가되어 있으면, 상대가치평가를 통해 낸 결과는 틀릴 수 있습니다. 그 외 모든 모델도 마찬가지로 각 모델에 내재한 가정들이 있고, 그 가정에 맞지 않는 시장 환경이나 기업에 대해서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RIM의 경우, 장부가치를 기준으로 삼아 미래 초과이익의 현재가치를 더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시장가치가 장부가치 수준으로 많이 디스카운트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도, 주주환원이 잘 이루어져서 시장가치 대비 장부가치가 크게 낮은 편인 미국 시장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23년 2월 기준 삼성전자의 PBR은 1.1배이지만, 애플의 PBR은 43배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여러 모델에 내재돼 있는 가정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면 자유도가 가장 높은 모델 중 하나인 DCF를 이해하면 좋습니다.

단순한 모델만 공부한 사람은 DCF를 이해할 수 없지만, DCF를 공부한 사람은 각각의 모델의 단순한 이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내재된 가정과 결함을 이해하여 어떠한 상황에서 잘못된 의사 결정으로 이어지는지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주식 투자에 진심인 투자자들은 DCF를 매번 실전에서 활용하지 않아도 반드시 한 번은 이해해 볼 것을 권유합니다.

 사실상, 앞에서 이야기한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이나 블랙-숄즈의 이야기는 입문서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승률 50%를 기준으로 이런 방법론들은 58.5%의 승률을 59%로 올려줄 수 있는 도구들입니다. 주식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초보 투자자라면, 승률을 40%에서 50% 이상으로 올리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50% 이상의 승률을 얻기 위해 필요한 지식은 생각보다 기본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것들입니다.

 아주 기본적인 상대가치평가 방법론만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해도 개인 투자자 중 상위 3%에 들 수 있을 것이라 합니다. 유사 기업을 어떤 식으로 선정하는지를 알고, PER과 같은 상대가치 배수들의 통계적 분포를 이해하고, 배수를 그 결정 요소에 따라 표준화한 후 결과를 해석할 줄만 알아도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보다 앞서나갈 수 있습니다.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고 싶으면 기본적인 절대가치평가 방법인, DCF 모델을 공부해 직접 해보면 좋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익힌다면 어지간한 기관 투자가들과 도구 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고, DCF를 해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내가 보유하거나 관심 있는 주식에 대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공감이 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올바른 방식으로 제대로 공부하는 개인 투자자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조금만 공부해도 성적을 올리기 쉬운 분야임에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게으르거나 잘못된 지식을 습득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투자 공부의 효용을 가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한 뛰어난 투자자라 할지라도 시장에서는 손실을 낼 수 있고, 아무 생각 없이 친구의 말을 듣고 매수하거나 말도 안 되는 전략을 구사하는 사람도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식을 공부해도 소용없다는 회의론에 빠지는 것일 겁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반복될수록, 변동성에 가려져있던 확률적 우위는 반드시 수면 위로 드러날 것입니다. 
 세상을 확률론적으로 바라보는 관점만 체득한다면, 당신은 이미 돈을 벌 자격을 갖춘 것입니다.
노력은 단기적으로 당신을 배신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반드시 보상을 안겨줍니다.
        

 3. 리서치 - 사람이 알고리즘을 이길 수 있는 영역.

재무제표의 숫자에 기초한 가치평가는 결국 표준화환 과거의 데이터에서 미래를 추정하는 것입니다. 성공적인 가치투자를 위해서는 재무제표의 숫자에서 나오지 않는 기업의 면면을 반드시 직접 리서치해야 합니다. 결혼에 비유하자면, 결혼 정보 업체나 믿음이 있는 지인에게서 사람을 소개받는 것이 1단계 종목 탐색이고, 상대의 집안, 재산, 학력, 외모 등 수치적이고 표면적인 공개 사실을 들여다보는 것이 2단계 가치평가라면, 3단계 리서치는 그 사람과 직접 연애를 하며 그의 가치관과 인성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리서치가 얼마나 중요한 단계인지가 짐작이 될 것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는 리서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알고리즘이나 인공지능에 비해 월등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분야가 리서치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 간 데이터과학의 혁명으로 많은 정보가 디지털화, 빅데이터화되었으며 이에 따라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추론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황금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런 알고리즘의 득세와 함께 인간의 효용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도 활발해졌습니다.


 머신러닝은 과거의 데이터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인식하여 미래에도 반복될 것이라고 가정하며 추론하는 것입니다. 금융시장 같은 복잡한 대상을 모델링하기 위해서는 딥러닝과 같은 파라미터의 개수가 엄청나게 많고 유연한 복잡도가 높은 모델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게 됩니다. 복잡도가 높은 모델을 학습할 때 적은 수의 데이터를 사용하면, 이는 필연적으로 과최적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과최적화란 모델이 주어진 데이터에만 지나치게 맞춰져서, 새로운 데이터가 주어졌을 때에는 정확도가 현저하게 낮아지는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과최적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데이터가 필수적입니다.


 데이터가 가치 있는 데이터로 효용성이 있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이상으로 표준화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과의 맛에 대해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1점에서 10점까지 평가를 받을 경우, 이 정보는 데이터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명에게 100가지의 다른 음식을 주고 맛을 평가하게 한다면, 각자 다른 음식을 먹고 평가할 것입니다. 그렇게 모인 데이터는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일관되지 않은 데이터로는 통계적인 모델링을 하기 힘듭니다.


 정성적 리서치의 영역, 즉 경영진의 전략, 제품의 경쟁 우위, 기업이 속한 시장의 경쟁 구도 등은 세상에 존재하는 기업의 수만큼 그 성질이 다양하기에 획일적으로 표준화해 비교하기 힘든 영역입니다. 따라서, 일관된 데이터를 얻기도 힘들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에 잘 들어맞는 모델을 학습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분야야말로 사람의 직관과 사고력이 알고리즘에 비해 월등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정성적 리서치라 해서 마냥 주관적인 감과 직관에 의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리서치에도 산업 분석, 기업이 경쟁 우위를 가지는 방식, 인수합병이나 자수주 매입 같은 이벤트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는 틀과 방법론이 존재하는데 이를 아래의 세 가지 방향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첫째, 기업 공시 자료를 통해 기업을 다각도에서 이해를 합니다. 미국 주식의 경우, 사업 보고서인 10-K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이해하고, DEF-14A를 통해 경영진 및 이사회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며, 또 Form 3, 4, 5를 통해 기업 내부자의 매매를 들여다볼 수 있고, 8-K를 통해 기업의 중요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 주식의 경우,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기업의 사업보고서 및 각종 공시사항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한경 컨센서스를 통해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에 대한 관점이나 산업 동향 등을 살펴볼 수 있고, 통계청과 산업통상자원부의 홈페이지를 통해, 수출 주도형 경제 체재의 한국의 수출입동향, 산업활동동향 및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등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실적 시즌에서의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 콜에 참가한다던가, 해당 기업의 IR담당자와의 통화나 견학과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나 유튜브 채널등을 통하여 기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 일독을 권유합니다. 제가 한국 주식을 하는 투자자에게 권유하고 싶은 도서는 "한국형 가치투자"입니다.


 둘째, 경영진의 가치 창출 방법을 들여다봅니다. 비슷한 업종,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이어도 가치 창출을 하는 방식은 하늘과 땅만큼 다릅니다. 개인이 기업의 가치 창출 방법을 공부하는 데 가장 직관적인 지침은 '행동주의 투자자'의 접근 방식과 비슷합니다. 여기서 행동주의 투자자란 20세기에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던 기관 투자자들의 후예를 뜻합니다. 당시에는 기업을 인수해 비용 점감 등을 통해 가치를 높인 후 팔아 치우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주주 행동주의와 궤를 같이하는 추세입니다. 


 타깃이 되는 기업의 지분을 매수한 후 경영진에게 기업 가치 제고 방법을 제안하고, 이 제안이 먹히지 않을 경우 미디어를 동원하고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하는 등 해당 기업에서 실현되지 않은 가치를 실현하고 빠져나갑니다. 행동주의 투자자가 실현되지 않은 가치를 찾는 방법은 5 ~8가지 정도로 분류되는데, 이 방향으로 공부해 보면, 기업의 가치 창출에 대한 틀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자는 행동주의 투자에 대해 개괄적으로 알고 싶으면, 로널드 D. 오룔의 "행동주의 투자 전략"을 추천하고, 기업의 가치 창출 프로세스에 대해 상세히 이해하고 싶으면 맥킨지의 "기업가치평가"를 추천하지만, 후자의 경우 읽기 만만한 책은 아니라 선뜻 권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셋째, 산업 및 업종에 대해 리서치합니다. 이런 리서치는 사실 개인이 행하기 어려우며 가성비도 나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직접 리서치를 하는 것보다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읽으면서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본인의 주체적인 사고로 소화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산업이라는 것은 개별 기업과 다르게 단기간에 빨리 바뀌지 않기 때문에 산업 관련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읽는 습관을 들이면, 최신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산업에 대한 지식을 자신이 들여다보고 있는 종목과 연관 짓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2단계 가치평가와 3단계 리서치는 절대로 따로 놀면 안 됩니다. 

정성적으로 행하는 리서치에서 얻는 직관과 정보들이 각각 가치평가의 어느 단계에 어떻게 반영되어 기업의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자는 가치평가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다모다란 교수의 "내러티브 앤 넘버스" 일독을 권유합니다.


4. 포트폴리오 관리 - 분산투자와 리스크 관리

가치투자 프로세스의 마지막 4단계는 포트폴리오 및 리스크 관리입니다. 포트폴리오 관리라는 주제에도 단순한 분산 투자를 넘어서 각 자산군에 대한 지식, 팩터 모델, 리스크의 측정 및 관리 등 여러 세부 토픽들이 존재합니다. 여기서는 투자 입문서 취지에 맞게 개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분산 투자와 리스크 관리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포트폴리오 관리를 제대로 다루려면 책 한 권을 다 할애해도 부족할 것입니다.


 1) 분산 투자의 이해

 분산 투자에 대해서는 '해야 한다'는 의견과 '집중 투자가 낫다'는 의견 모두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에 앞서 본질적으로 왜 이렇게 상반된 의견이 나오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를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수익을 많이 내는 것이 아니라 낮은 리스크로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라 3부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를 평가하는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표가 '샤프지수'입니다. 여기서 분모에 오는 리스크는 보통 표준편차, 즉 변동성으로 가격이나 수익률이 얼마나 변동하느냐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그런데, 분산 투자를 하게 되면, 이론적으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유지하면서도 변동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학자가 분산 투자를 ' 금융시장에서 유일한 공짜 점심'이라 부릅니다. 그렇다면, 분산투자를 하면 왜 포트폴리오 변동성이 내려갈까요?


주식 A는 6일 동안 +2, -1, +2, -1, +2, -1로 움직이고주식 B는 -1, +2,-1, +2,-1, +2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합니다.
A 주식을 2개 사는 것과 B 주식을 2개 사는 것A 주식과 B 주식을 각각 1개씩 사는 것은 모두 +6의 수익을 가져다줍니다. 그런데, A와 B의 주식을 1개씩 사는 것은 +1, +1, +1, +1, +1, +1의 수익이 나면서 변동성은 0이 됩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0으로 만드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지만위의 예시를 통해 분산 투자가 어떻게 수익률을 유지하면서도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무 주식에나 분산 투자를 해도 되는 것일까요?

 여기서 '상관계수'라는 통계 용어를 이해해야 합니다. A, B라는 두 주식 간에 완전히 동일하게 움직이는 경우 상관계수가 +1이라 하고, 완전히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를 -1이라 합니다. 따라서, 분산 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상관계수가 -1에 가까워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분산 투자의 효과는 미미해집니다.


 또한,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커질수록 해당 포트폴리오와 상관계수의 마이너스 폭이 큰 자산군이나 종목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종목의 개수가 늘어남에 따라 변동성의 하한선에 접근하며 분산투자의 효과가 점점 미미해지게 됩니다.


2) 분산 투자에 잠재된 손해

 - 한편, 학자들의 말대로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이 완전히 공짜 점심일까요? 분산 투자를 해서 손해를 보는 것은 없을까요?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이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운용 비용이고 둘째로는 종목의 개수를 늘릴수록 '덜 매력적인'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종목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포트폴리오 변동성이 낮아지지만 매매와 관리에 드는 비용은 늘어나게 됩니다. 분산 투자의 효과는 종목 수에 비례해 미미해지는 반면, 운용 비용은 꾸준히 증가하여 어느 시점에서는 종목 수를 늘리는데서 오는 효용보다 매매 비용에서 오는 손해가 커지게 됩니다. 또한, 보유 종목의 숫자를 늘리려면, '가장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종목'부터 '두 번째로 저평가된 종목', '세 번째로 저평가된 종목', '네 번째로 저평가된 종목' 순으로 편입할 것입니다. 이는 많은 수의 종목을 매수할수록 포트폴리오의 성과도 함께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분산 투자냐, 집중 투자냐"의 문제는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매매 비용과 더불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서치의 범위 안에서 최적점을 찾는 문제입니다.


 중장기 가치투자자의 경우 매매 비용은 미미한 수준일 것이기에 본인이 확률적 우위를 잃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의 개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3) 리스크 관리하기

- 그렇다면, 리스크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인터넷에서 투자 리스크 관리 방법을 검색해 보면 온갖 이야기가 난무합니다. '손절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손절은 절대 하면 안 된다.'와 같은 상반된 주장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원칙을 정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와 같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과연, 리스크 관리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본질을 이 애 하기에 앞서, 리스크 관리는 투자철학과 전략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순간의 가격의 괴리를 이용하여 매매하는 차익거래 트레이더의 리스크 관리 방법과 수년간 중강기 투자를 하는 가치투자자의 리스크 관리 방법이 동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동일한 시간 지평을 가진 중장기 투자자라 해도 저마다의 투자철학과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저변에 깔려있는 투자철학과 전략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여러 전문가나 거장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일관된 리스크 관리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리스크 관리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 철학과 전략을 우선 정립해야 합니다. 


 자신의 투자철학과 전략에 대해 인지했다면, 이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주식 투자와 관련하여 가장 흔하게 쓰이는 리스크 분류는 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는 체계적 리스크(systematic risk), 개별 종목에만 영향을 주는 고유 리스크(idiosyncratic risk)로 나누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이 외에도 시장 리스크, 신용 리스크, 운영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등 리스크를 나누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여기서는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를 기준으로 기회비용 리스크, 고유 리스크, 체계적 리스크, 이렇게 세 가지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기회비용 리스크는 보유 포지션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더 좋은 투자처를 놓치는 것을 가리킵니다. 기회비용 리스크는 세 중에 해결하기 가장 쉽습니다.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종목에 투자를 했다고 해서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종목을 탐색하고 분석하면서 더 좋은 기회가 보일 때마다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해 주면 됩니다. 이것이 뇌동매매나 오버트레이딩으로 이어지지 않고 적절한 절제와 함께 시스템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기회비용 리스크는 많이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기회비용 리스크는 기관보다 개인이 더 유리한 몇 안 되는 영역 중 하나입니다. 개인은 기관에 비해 운용 액수가 적어 유동성의 제약을 크게 받지 않을뿐더러, 기관의 경우, 포트폴리오의 종목을 얼마나 자주 교체하는지에 대한 척도인 턴오버(turnover)가 높으면, 투자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둘째, 고유 리스크는 분산 투자를 통해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으며, 이에 관해서는 앞에서 논하였습니다.
 셋째, 체계적 리스크는 금융위기나 닷컴 버블, 코로나 19 등과 같이 주식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는 리스크입니다. 이런 체계적 리스크를 완벽하게 헤지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실제로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이 리스크야말로 우리가 얻는 리스크 프리미엄의 원천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헤지 방식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둔다면 자신의 투자 전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통상적인 헤지 방법은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면서 고평가 된 종목을 공매도하는 것입니다. 이는 롱숏 헤지펀드나 마켓 뉴트럴 헤지펀드가 자주 구사하는 방식입니다. 그 외에도 많은 기관이 사용하는 외가 풋옵션 매수, 다양한 합성 스프레드 매매, 지수 선물 매도, VIX지수 활용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헤지도 완벽하게 리스크만을 줄여주지는 못합니다. 사실상, 공짜 점심은 없다는 뜻입니다. 풋옵션 매수의 경우, 하락에 따른 손실 리스크를 일정 수준으로 없애 주지만 옵션 만기가 올 때마다 롤오버 비용을 지불해야 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결국, 헤지라는 것은 본인이 원치 않는 리스크를 다른 종류의 리스크로 대체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리스크를 줄이면서, 잠재 수익의 폭도 줄이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교환이 스스로가 원하는 포트폴리오 성과 목표와 리스크에 합당한 지를 스스로 물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듯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다양한 상품에 심도 있는 공부가 선행되어야 적재적소에 적절한 도구를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헤지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공매도입니다. 본인이 보유한 종목을 토대로 어떤 산업이나 테마에 집중적으로 노출되어 있는지를 파악한 후 해당 노출이 적정 수준인지를 판단합니다. 만일 노출이 지나치다고 판단되면, 동종 섹터나 테마와 관련해서 고평가 된 주식을 공매도하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에 대한 접근성이 점점 좋아지는 추세(한국투자 사이트에서 교육수료 후 가능)이기에 적절히 사용하면, 좋은 헤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비춰 반도체 업황에 따른 사이클을 확인 후 공매도한 경험이 있습니다. 


 두 번째,  주가지수 선물을 활용하는 헤지 방법입니다. 본인이 선호하거나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전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될 때, 주가 지수 선물을 매도하거나 인버스 ETF를 소액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움직임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풋옵션을 매수하여 헤지 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옵션의 가격은 단순히 시장의 방향성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재 변동성 및 만기까지의 시간 가치 등 여려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옵션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네 번째, 현금을 보유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훌륭한 헤지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주식시장에서의 변동성은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게 하고 그로 인해 시장 참여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차트와 호가창을 들여다보며 오버페이스를 하게 만듭니다. 포커 테이블에 앉아 돈을 벌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소양은 좋지 않은 패가 나왔을  때 접을 줄 아는 것입니다. 확실히 좋은 패가 왔을 때만 매매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확률적 우위에 있는 투자의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것과도 같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론, 공매도, 현금, 다른 자산으로의 리벨런싱과 헤지를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의 성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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