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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하는 아재 Sep 05. 2023

내러티브의 시험가동

비즈니스 스토리를 가치투자에 활용 하기 전에 점검하는 방법

반갑습니다. 투자하는 아재입니다. 오늘은 가치투자에 실제 활용하기 위한 비즈니스 스토리의 가능성과 타당성, 개연성을 점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우리가 소설이나 동화, 만화등의 현실과 동떨어진 가능성이 없는 상상의 스토리들과 다르게 비즈니스 스토리는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기업에 대한 스토리를 구상할 때, 첫째로 그 비즈니스 스토리의 가능성 유무를 시험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창업자와 투자자들이 현실 가능성이 없는 스토리를 생각할 정도로 망상에 빠지는 것이 가능할지에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자와 투자자들은 빈번하게 가능성이 없는 허무맹랑한 스토리에 동조하곤 합니다. 


 두 번째 시험은 타당성으로 가능성보다는 좀 더 어렵습니다. 비즈니스 스토리가 타당성을 가지려면 그런 스토리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비슷한 스토리를 성공시킨 다른 기업의 선례를 입증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비즈니스 스토리의 개연성에 대한 시험입니다. 개연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스토리를 정량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토리를 숫자로 전개했을 때의 예상치를 최대한 정확하게 추산하여 제시해야 합니다. 가능성이 있다고 타당성이 있는 것은 아니며 타당성이 있는 스토리도 개연성 시험에서는 낙제점을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대다수의 전통적인 가치평가는 개연성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매출과 순이익, 현금흐름 등의 형태로 가치평가를 하기 때문입니다. 타당성을 중심으로 하면 미래의 기대 성장률 측면에서 허점이 생깁니다. 일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확신할 수 없고,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전통적 가치평가는 맞지 않습니다.

가능성과 타당성, 개연성 차이를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비즈니스 스토리의 가능성, 타당성, 개연성에 대한 평가

 사실상 비즈니스 스토리의 가능성, 타당성, 개연성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저자의 한 가지 방법은 '가능성 없음, 타당성 없음, 개연성 없음'으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가능성 없음과 개연성 없음은 정량적 표현이 가능합니다. 가능성 없음의 경우 사건 발생 확률을 0으로 잡으면 됩니다. 그리고 개연성 없음에는 사건 발생 확률을 낮게 잡으면 됩니다. 여기서 타당성 없음은 불분명한 애매한 중간 지대입니다. 비즈니스 스토리가 말하는 사건이 벌어질지 안 벌 어질지 입증하기 힘들며 어떠한 확률적 판단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설명을 도식화한 것이 아래의 '회의주의 연속체'입니다.

비즈니스 스토리 "회의주의 연속체"


  위의 스펙트럼으로 스토리를 분해하면 각각의 투자 스토리에 어떤 철학이 적용되고, 더 나아가 어떤 식으로 투자가치를 바라보는지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습니다.


 구시대의 보수적인 가치투자자들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 분석'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해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종목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중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개연성이 아주 높은 내러티브의 기업에 투자하고 전체적으로 가능성과 타당성이 어느 정도 있기를 바랍니다.


 반면 조금은 공격적인 가치투자자는 개연성이 조금 낮아도 회사의 주가가 적정가격 이하라면 투자를 합니다. 또한, 성장투자자는 타당성이 있는 스토리에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성장 예측을 할 것입니다. 물론, 그에 따른 리스크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초기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가능성이 보이는 비즈니스 스토리에 운을 겁니다. 내러티브에 따른 투자자 유형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내러티브에 따른 투자 유형


   그렇다면 가능성이 없는 스토리는 무엇일까요?

 어떤 기업도 그 기업이 속한 경제 규모보다 더 크게 성장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에선 이러한 수학적 제약 조건을 어기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여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형태는 절대 가치평가의 하나인 현금흐름할인법(DCF:Discpunted Cash Flow)으로 대부분의 기업에서 가장 큰 현금흐름은 최종가치인 terminal value입니다. 이때 최종가치(terminal value)는 미래 어느 시점에서 가지게 될 내재가치를 나타내는데, 대게는 5년이나 10년의 미래를 추산합니다. 


 진정한 내재가치평가에 있어서 최종가치를 추산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청산가치(liquidation value)로 나타내는 것으로 유한한 회사의 수명이 끝나는 시점에 모든 자산을 청산할 계획일 때 사용됩니다.


 둘째, 청산가치보다 더 자주 사용되는 방법으로 현금흐름이 연속적으로 계속 증가하는 계속기업이라는 가정에서 최종가치를 추정합니다. 특정 시점에서의 현재가치를 계산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공식이 만들어집니다.

 

n 년도의 최종가치 = n+1년도의 기대 현금흐름 / 할인률- 기대성장률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이 등식은 음의 값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기업의 오랫동안 높은 성장을 한다면 기업이 속한 경제 규모와 비슷하거나 더 큰 크기로 성장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미래의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이라 해도 어느 순간에는 성장률이 둔화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DCF에서 순이익과 현금흐름을 추정할 때는 일반적으로 미래의 매출액 추산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회사가 아무리 시장 점유율을 높일지라도 100%를 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수의 가치평가가 위의 주의점을 위반하곤 합니다. 그 이유는 과거의 성장률로 미래를 보기 때문입니다. 라이프사이클의 초기의 기업이라면 성장률이 굉장히 높을 수 있습니다.


 회사가 커질수록 매출 성장이 힘들어지고, 미래의 성장률이 과거의 성장률보다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전체 시장의 규모를 이해하고 앞으로 회사가 차지하고 싶은 시장점유율이 얼마인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익률은 기업의 순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가격결정력을 가진 기업을 평가할 때에는 높은 이익률을 가치 요인으로 반영하여 내러티브를 만드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아무리 높아도 100%를 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기업의 미래를 너무 긍정적으로 본 일부는 이익률 성장이 오랫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가정하며 어느 순간 이익률이 100%를 넘게 되는 오류를 범하고 맙니다. 이러한 이익률의 성장은 단기적으로는 논리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론 비논리적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사업이 성장하려면 자본이 필요하고 자본을 투자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수익을 내기 위함입니다. 투자자가 수익을 얻는 형태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음으로 배당을 얻는 것과 주가 상승을 통한 시세 차익을 얻는 것입니다.


 부채에 대해서는 이자율이라는 형태로 요구 수익률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본비용(cost of equity)은 명확히 표기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의 기업들은 자가자본비용을 무비용에 가까운 것이라 착각을 합니다.


 많은 비즈니스 스토리가 타당성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경쟁이 아주 심한 섹터에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을 스토리텔링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타당성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품가격 인상과 순이익률 증대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 가격을 올린다면 시장점유율은 당연히 떨어질 것입니다. 다른 경쟁사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경쟁사의 대응에 따른 실적 변화의 유무는 내러티브 전반에 지속적으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만약 직원의 급여 및 복리후생을 줄여 이익을 높이는 내러티브를 만든다면, 직원이 줄어든 보상에도 계속 기업을 위해 남아 있을 때에만 내러티브는 타당성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가끔 기업 차원에서는 타당성이 있는 스토리가 시장 전체에 접목했을 때 타당성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예로는 'big market delusion(큰 시장 착각)'인 경우입니다. '큰 시장 착각'에 빠진 기업들은 큰 시장(중국, 클라우드, 온라인 광고 등)에 주목하고 그런 시장이 주는 기회에 이끌립니다. 그렇다면 이성적이고 똑똑한 개인들이 어떻게 큰 시장의 잠재력에 속아 넘어가 집단 전체가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이해해 보겠습니다.

기업가의 큰 시장 포착


  여기에는 잠재력이 큰 시장에 제품을 만드는 기업가 1이 있고 기업가 1은 이런 시장 평가를 기반으로 벤처캐피털리스트(VC 1.1, VC 1.2, VC 1.3)들을 설득하여 사업을 하기 위한 자본을 공급받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기업가들이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큰 시장 잠재력을 지닌 비즈니스를 보고 자신들만의 제품을 만든다고 가정을 하면, 자본을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현재와 미래 경쟁자들의 잠재력과 경쟁우위 여부에 따라 사업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기서 기업가와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이성적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과잉확신에 빠지게 됐다고 가정을 하면, 기업가는 자사의 제품이 경쟁사의 제품보다 우수하다고 과신하고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자신의 훌륭한 기업 선택 안목과 발굴 능력을 과신합니다. 과잉확신은 그렇게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가정은 아닙니다. 기업가와 벤처캐피털리스들의 과잉확신은 결국, 개인 투자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자들을 끌여 들입니다. 과잉확산에 빠진 기업가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야기합니다. 


 첫째, 큰 시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체들은 일반적으로 고평가 된다.
 둘째, 시간이 갈수록 시장이 포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진다.

 특히, 기업의 고평가는 새로운 진입자를 시장으로 대거 유입시킵니다. 유입되는 기업이 많을수록 개별 기업이 가져가는 매출의 규모는 적어질 것이고 기대 이하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가져갈 것입니다.

 셋째, 결국, 시장 전체에 대한 평가가치는 떨어지게 되고 일부 기업은 사업을 접고 소수의 승자 기업만 남게 됩니다.

이러한 승자 기업의 기업가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투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됩니다.   

 위의 과정을 일으키는 주범은 기업가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의 과잉확신으로 인한 고평가, 즉 거품입니다. 이러한 고평가는 다음 요인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1. 과잉확신의 정도 

 - 기업가가 자신의 제품을 과신하고 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 선택 능력을 과잉확신할수록 고평가도 더 커집니다. 이러한 과잉확신은 동일 시장의 한 기업이 성공하면 더욱 커집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업의 호황이 오랫동안 이어지면 그 시장에 대한 고평가도 그만큼 오래 이어집니다. 실제로도 경험이 많은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많고 새로운 기업가가 계속 등장하는 시장일수록 경험이 과잉확신을 부추기기 때문에 고평가가 증가될 수 있습니다.


 2. 시장의 크기 

  -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 들어오려는 진입자도 많아집니다. 많은 진입자들의 참여로 과잉확신이 커지면서 집단적 고평가 성향이 커지게 됩니다.


 3. 불확실성

- 비즈니스 모델을 최종 매출로 전환하는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수록 과잉확신이 발생하여 숫자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시장의 고평가가 더 만연하게 펼쳐집니다.


 4. 승자독식

 - 글로벌 네트워킹(성장이 성장을 불러오는) 효과가 존재하고 승자가 지배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시장일수록 고평가는 훨씬 심해집니다. 이런 시장에서는 성공 보상이 더 크기 때문에 가치평가에 있어 성공 확률을 잘못 추산하면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저자는 거의 10년 주기로 신생 시장에 대한 집단적 고평가 현상이 펼쳐진다고 합니다. 1980년대의 PC회사들, 1990년대의 닷컴 기업들, 지난 몇 년동안의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그 예라고 합니다. 일명 거품이라는 고평가가 붕괴의 조정 국면을 맞을 때마다 고점에 물린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쓰디쓴 교훈을 얻고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다짐하지만 다시 되풀이되기를 반복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집단적 고평가와 붕괴의 악순환은 시장이 존재하는 한 존재하는 시장의 특징이라 합니다.


 아무리 완벽한 정보를 갖춘다고 해도 어느 누구도 내러티브를 독점하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합리적이면서 정보력까지 가진 사람이라면 하나의 기업에서도 당연히 다양한 평가를 하려고 할 것입니다. 저자는 여러 기업의 내러티브를 전개하면서 각 기업들의 합리적이고 타당성을 갖춘 대항 내러티브도 같이 전개하였다고 합니다. 그렇다 해도 내러티브 중 몇 가지는 개연성 면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스토리가 개연성을 잃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토리텔러(기업가)가 제시하는 매출 성장, 이익률, 재투자, 위험 등에 청자가 동의하지 않을 때가 아닌, 스토리텔러인 기업가의 견해에 일관성이 부족하여 아래의 각 요소들이 서로 충돌하면 스토리는 개연성을 잃는다고 합니다. 저자는 아래의 스토리텔러(기업가)의 일관성의 여부를 판단하는 장치를 "가치의 철의 삼각관계(iron triangle of value)"라고 명합니다.

가치의 철의 삼각관계(iron triangle of value)


 '가치의 철의 삼각관계'의 세 꼭짓점은 비즈니스의 가치 요인으로 이 세 변수가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이 가능합니다. 성장이 늘어나면 가치는 상승하지만, 위험이나 재투자가 증가하면 가치는 하락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성장, 저위험, 낮은 재투자를 한데 묶어 기업가(스토리텔러)가 이야기한다면 이 이야기는 앞뒤가 맞지 않아 타당성이 없습니다. 고성장을 꾀하는 기업이 성장을 하기 위해선 재투자를 높여야 하기에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비즈니스 스토리는 신뢰성을 가져야 투자자를 납득시킬 수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반부에 스토리가 거쳐야 할 세 가지 시험을 제시했고 이어 타당성이 없는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후반부에는 개연성이 없는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여러분의 성투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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