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쓰기 시간
요즘 나의~로 시작하는 유홍준 님의 답사기를
읽고 있다. 책 속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나의~로 시작하는 제목에 다분히 의도가 들어 있다.
부러움에 따라 해 본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글을 쓰는 내내
나의 고백의 시간이 되고,
나의 세심의 시간이 되기도 하며,
큰 각오가 담긴 다짐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일기의 형식을 빌어 글을 쓸 때는
의도적으로 감사의 글을 한 줄 쓰고 시작한다
우연히 들어간 밥집이 맛집이었다
감사합니다
세줄 감사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라는 말을 따라 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감사는 보물 찾기다.
그냥 지나가면 안 보이지만
자세히 찾아보고 돌아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같은 감사함이 삶을 아름답게 데코 해 준다.
내 맘에 속 드는 글귀를 읽다 보면 필사를 하며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같은 글감으로 따라 긁적여 본다.
필력이 좋은 작가의 글은
글에서 오감을 느끼게 한다.
김훈작가의 남한 산성을 읽으며
감기에 걸렸다는 박완서 님의 몰입도
또한
따라 하고 싶은 것 중 하나다.
따라 적어보고
따라 느껴보고 따라가고 싶다.
말은 공중에서 흐트지지만
글은 남는다
후에 다시 읽을 수도 있고
나의 기록장을 가족이 읽을 수도
나도 모르는 타인이 읽을 수도 있다.
나는 의도적으로 나의 감정에 화장을 한다.
속상하고, 짜증이 나고, 힘들 때도
글을 쓰다 보면
한 대목에서 걸릴 때가 있다.
썼다 지운다.
버리고 싶은 쓰레기 같은 감정은
기록에 두고 싶지 않다.
미운 대상이 용서되는 순간이다.
좌절이 희망이 되고, 분노가 허용이 된다.
그럴 수도 있겠다.
나도 그랬겠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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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았던 것이 글을 쓰다 보면
전 후가 보이고
네가 보이고 내가 보인다.
신기하다.
화장한 듯 마음이 예뻐진다
응모를 하거나 모임지에 글을 실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글이 단호해진다
아침에 적은 글을 저녁에 읽어 보고
소리 내서 읽어도 보고
합평도 받아본다.
어김없이 대대적인 수정에 들어간다.
제목이 바뀔 때도 있고
글감만 두고 다 버릴 때도 있다.
필력이 조금씩 자라나고
무모하기까지 무지를 느끼며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글 쓰는 시간은 이렇게 나를 성장시킨다.
아직은 글의 형태도
문장전달력도
어휘도
부족하지만
한걸음
한걸음
한 장
한 장 적다 보면
내 마음을,
본 것을,
전달하고 싶은 것을,
그대로 기록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걸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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