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소녀는 유토피아를 만든다.
음율 - [월담소녀] https://youtu.be/6ZnK4z1OA6s
음율의 음악 [월담소녀]에 대해 논해봅니다. 논하기에 앞서 음율 노래의 뮤직비디오에 많은 복선과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하는데... 저는 오직 음악과 가사로만 느낀 점을 적어봤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노래는 저항적이며 적극적인 행동의 분위기가 나타납니다. 적어도 마음속으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부조리함에 대한 변화를 이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짙게 나타나죠.
가사 속에서 화자는 상처받은 존재입니다. 그 자신에게 상처를 준 대상을 ‘세상’이라고 부르죠. 시간이 지나며 화자는 자신의 상처를 공감해 줄 사람을 바라게 되며, 그것이 확장되어 ‘서로가 다름을 미워하지 않는 세상’, 을 꿈꾸게 됩니다. 종국에는 ‘내가 그런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하게 되지요. 이런 적극적 태도가 월담소녀라는 제목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고, 가사 속에서 ‘마음의 벽’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월담의 담은 (작게 봤을 때) 마음의 벽인 듯합니다.
‘믿음, 보이지 않는 환상이 싫어’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내 상처를 공감해 줄 사람이 이 세상에서 나타나겠지’라는 헛된 믿음이 진절머리가 난 듯한 느낌이 들죠. ‘달라질 내일만을 기다렸어’라는 가사에서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날 상처준)이 세상 속에서 내 편이 나타나길 기다리느니, 담을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가겠다는 적극성이 보여요.
사람들 각자가 마음의 벽을 쌓고 사는 세상. 상처를 공감하지 않고 다름을 비난하는 세상. 그런 세상에게 버림받은 소녀가 꿈꾸는 세상은 서로가 마음에 상처를 입힐 수 없는 유토피아입니다. 살면서 한 번도 자기편을 본 적이 없고, 그런 자신의 경험을 확장해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하죠.
아이러니한 점은, 화자를 상처 입힌 건 세상이고, 찾는 건 상처를 공감해 줄 사람이에요. 세상은 사람보다 큰 개념이죠. 그런데 서로가 미워하지 않는 세상을 바란 뒤 모든 절의 마지막에는 ‘결국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이유가 ‘아무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것이 날 상처 입힌 세상 안의 사람들이라는 개념은 믿을 수 없게 된 화자가 다른 세상의 사람을 기대하는 과정에서 오는 내적 혼란으로 보여요.
정말 안타까운 점은. ‘서로가 다른 걸 미워하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을 꿈꾸고 말았어’라고 합니다. 화자도 자신이 꿈꾸는 것이 지나치게 낭만적인 세상임을 압니다. 마치 현실에 슈퍼맨과 같은 영웅이 있다고 믿는 것처럼 자신의 바람을 부끄러워하죠. 그 부끄러움에서 우리는 세상이 얼마나 차가운지 알 수 있습니다. 밝은 세상을 꿈꾸는 것이 유치하게 부끄러울 정도인 것이죠.
배려와 공감이 결여된 세상(혹은 그 속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린 답답하고 고독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음악 속 화자와 우리의 다른 점은 실행력뿐이죠. 상처받기 쉬운 사람인 우리가 냉정한 세상에서 내 편을 기다리는 그 믿음이 헛된 것일지 모르지만, 저는 아직 세상이 아름답다고 믿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많이 차갑다 하지만 서로의 상처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들, 다름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이 사는 세상은 아름답고, 그 세상 속에 사는 여러분의 삶 또한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