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도 않았던 게임 속 세계에 추억을 두고 왔다."
“있지도 않았던 게임 속 세계에 추억을 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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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테일은 정말 좋은 게임입니다. 한 줄 평을 길게 풀어 설명하는 것은 조금 구차해 보일 지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분께 전해드리고픈 뜻이 잘 도달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언더테일은 게임이라는 허구의 세계입니다. 플레이어는 그 속에 들어갈 수도 없고, 그 안에서의 자극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저는 그 안에 ‘추억’이라는 단어를 남기고 올 만큼, 감정적으로 깊이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 경험의 깊이와 향이 매우 강렬했어요. 단순히 재밌는 게임, 좋은 게임을 넘어, 기억과 감정을 남긴 ‘장소’ 라는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을 정도로요. 언더테일은 때로는 잊고 있던 마음 속 세계를 바라보는 순수함과 따뜻함을 불러낼 수 있는 포근한 모닥불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게임을 할 때 게임 속 플레이어블 캐릭터에 몰입하고 동질감을 느낍니다. 그 캐릭터는 내 의지에 따라 행동하고 선택하기 때문이죠. 언더테일도 물론 그렇습니다만, 동시에 그보다 더 깊으면서 거리감을 두는 제3의 시선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게임 속 캐릭터의 시점, 그 게임을 하는 ‘나’의 시점. 그리고 게임을 하는 나를 보는 게임 속 캐릭터의 시점까지요. 절대 넘을 수 없는 모니터라는 창을 두고도 끈끈해지는 우정과 유대, 선택에 따르는 책임과 업보가 플레이어를 게임에 몰입하게 만들죠. 언더테일이 플레이어의 경험을 다루는 방식은 놀랍도록 섬세하고 은유적입니다.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게임에 많은 생각과 감정을 남겨두도록 하죠.
흥미로운 점은,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 선택이 해금되거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모든 행동을 할 수 있고, 어떤 선택을 하든 자유죠. 동시에 그것이 게임의 큰 선형적 진행에 자연스레 녹아들며 영향을 줍니다. 내가 지나온 모든 길이 세상을 바꾸고 놀랍게도 이는 이번 게임뿐만 아닌 다음 게임에서도 이어지죠. 이것이 언더테일을 사랑스럽게 만드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더테일은 많은 분들의 마음에 단순히 즐거운 것 이상의 무언가를 남긴 게임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점 만점을 준 것이 단점이 없고 완벽해서가 아니라, 최고의 경험을 선사해 준 고마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직 언더테일을 해보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부디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속 잃어버렸다 생각했던 따뜻함을 다시 느끼게 해줄 게임이 될 테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권 안’이고. 계속해서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