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가끔 기도는 할게. 그대의 슬픈 내력이 그대의 생을 엄습하지 않기를, 나보다 그대가 덜 불운하기를, 그대 기록 속에 내가 없기를.
그러니까 다시는 가슴 덜컹하지 말기.
이별의 종류는 너무나 많으니까. 또 생길 거니까.
너무 많은 길을 가리키고 서 있는 표지판과
너무 많은 방향으로 날아오르는 새들과
너무 많은 바다로 가는 배들과
너무 많은 돌멩이들
사랑해, 그렇지만
불타는 자동차에서는 내리기.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中, pg. 40~41
재회는 슬플 일도 기쁠 일도 아니었음을.
오래전 노래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음을.
그리움 같은 건 들키지 않기를. 처음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기를.
지금 이 진공관 안에서 끝끝내 중심 잡기를.
당신. 가지도 말고 오지도 말 것이며
어디에도 속하지 말기를.
그래서 우리의 생애가 발각되지 않기를.
<우리의 생애가 발각되지 않기를> 中, pg. 42~43
다른 영혼으로부터 떠내려온 것들에 대해
다른 계절에서 온 것들에 대해
질투하지 않는다.
나는 오직 푸른색의 행렬에 집중한다
입석들이 세워지고
이곳에선 모든 미래가 푸른색으로 행진한다
<열대> 中 pg. 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