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ㅡ 혼잣말 푸념

시집 한 권 냈다는 사람

by KOY김옥연


《시집 한 권 》


사내들의 얄궂은 우정인지 의리인지로

여러 해 전에 건너간 돈뭉치

채무 변제도 채무 연장도 금기어가 되어

존재를 잃은 채무가 있는 사내에게서

간간히 걸려오는 전화


운전 중이니 술 생각이 나서는 아닐 게고

주절주절 쌓인 이야깃거리

계집애처럼 장전된 수다 때문인지

전화받고 나간 서방 손에

얇은 시집 한 권 묻어왔다


약력란에 적힌 국어교사 교직 이력

정년퇴직을 못 맞았지만

연금납입 이력이 있을 테니

이제는 적 든 많든 연금이 나와 여유로운가?

어디 신춘문예 당선으로

출판사에서 책 내라고 재촉이 왔든가?




벚꽃나무엔 벚꽃이 피지 않는다지만

늦게 피는 꽃은 있어도

꽃 피지 않는 나무 없듯이

심은 대로 가꾼 대로 드러나는 게 진리이던데

시집 한귄 내어서 시인이 되려는가!

시인이었으니 결국 시집 한 권 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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