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우리 외할아버지는 벌써 아흔네 살을 앞두고 장수를 하고 계신다.
어렸을 때는 할아버지의 나이가 신기하기도 했고 말로만 100세 인생인 줄 알았는데 정말 100세에 가까워지고 있는 걸 눈으로 보니 새로웠다.
할아버지는 더 이상 나를 한 번에 알아보지 못하신다.
할아버지의 눈앞에 가까이 가도 나를 누구냐고 물어보신다.
한 번에 알아맞히지는 못해도 3번 정도 물어보면 우리 손녀 왔구나 하신다.
더 이상 어렸을 때처럼 할아버지가 신기하지 않다.
할아버지의 주변 사람들은 다 떠나고 없다.
보고 있어도 기억나지 않고, 듣고 있어도 잘 들리지 않는다.
티비를 봐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눈동자에는 공허함만 느껴진다.
새삼 오래 사는 쪽이 불리하다는 것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