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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구라구 Oct 12. 2024

24KBO포스트시즌 복기
준플레이오프편.

부제: 부끄럽지 않은 승자, 부끄럽지 않은 패자.

먼저 적힐 팀은 LG트윈스였다.


가을의 마법은 더 이상 대중들에게 선을 보일 수 없게 되었다. 정말 수준높은 경기의 연속에서, 엎치락 뒤치락의 연속에서, 결국 승리를 가져간건 집중력이 조금은 더 높았을 LG트윈스였다.


그리고 살짝의 아쉬운 플레이들과, 믿었던 상대전적은 가을야구에서 다르다는걸 이미 와일드카드에서 경험시켜주고온 KT위즈는, 준플레이오프에서 경험을 받게 되었다.


대구로 가는 티켓을 잡고 경부선을 타게된건 LG트윈스. 


쌍둥이 군단의 마법사 사냥. 지금 한 번 돌아보도록 하겠다.




올해의 히트상품, 가을에도 '히트'하다.


'이가 없음 잇몸으로, 신바람 LG트윈스.'


모두가 예상했어도 막을 수 없는것이 LG의 상대 혼을 빼놓는 작전야구 였고, 모두가 예상했지만 예상 외의 반전을 만들어낸건 LG의 투수진이였다.


최원태, 임찬규, 엔스 모두 솔직히 이야기해서 시즌내내 물음표가 가득했고, 특히 최원태는 가을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경력도, 그리고 임팩트 있는 패전 경력도 있기에 과연? 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거기에 더해 유영찬, 김진성 정도를 제외한다면 물음표가 가득하여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기용하는 강수를 둘 수 밖에 없었던 불펜진까지.


이런상황에서 3경기를 연달아 이어오며 부담이 쌓였다곤 해도, 선발진들이 호투하며 박영현 제외 많은 투수진이 휴식을 취했던 KT위즈의 투수진과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다. 두 경기 모두 좋다고는 할 수 없는 활약을 보였던 엔스와, 또 한 번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최원태를 제외하면, 3경기의 승리 중 2경기의 승리투수가 되어준 임찬규와, 사실상 3선발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언제든지 나와 길면 길게, 짧으면 짧게 던지며 올해 LG의 최고 히트상품이 되어준 손주영의 존재는 팬들을 정말 행복하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거기에 초강수로 돌린 엘리저 에르난데스의 불펜 전환도 신의 한수였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불펜 물량 부족도 있었고, 선수 본인이 애초 메이저리그에서 불펜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는 해도, 5경기 모두 나서 무실점으로 KT타선을 틀어막은 것은, 김진성 혼자 지탱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LG불펜진 최고의 반등요소였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를 기획해낸 염경엽 감독을 보면서, 확실히 저번시즌 우승을 통해 확실히 무언가 깨달은게 있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엔스, 최원태의 부진을 생각한다면, 예전 염경엽 감독이였다면 충분히 1차전을 잡히고 난 후 우왕좌왕 했을 수 있었겠지만, 적재적소 손주영 기용을 통한 3차전 분위기를 내주지 않으며, 이 승부의 가장 큰 분수령으로 보여지는 3차전을 잡아낸 것 과,


5차전 임찬규가 위기를 허용하고 내려가자 손주영을 과감하게 기용하며 무사 만루를 1점으로 틀어막았던 판단은 시리즈를 가져오는데 가장 결정적이였던 투수교체 판단이였지 않나 싶다.


혹자라면, 미래를 생각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 상황에선 가장 믿을맨이 있다면 그 선수를 뒤도 안돌아보고 기용하는 판단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데, 염경엽 감독은 그를 해냈다.


헐거운 불펜을 위해, 선발진의 헐거워짐을 감수하면서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기용하며 5경기 무실점을 기록시킨 부분은 확실히 염경엽 감독이 단기전에서 성장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또한, 이미 많이 뛸거라고 모두 예상했지만서도, 적재적소에 작전을 내어 도루사도 최승민/김대원이 기록한 각 1회씩을 제외하면 나머지 도루는 모두 성공시켰다는 것은 시리즈 향방을 가져온 키이지 않나 싶다.


특히, 5차전 신민재의 도루를 통해 3루까지 주자를 안착시키고 오스틴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가져오는 부분에서 확실히 경기를 LG가 가져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성우가 확실히 체력이 고갈될 것을 예상했을때, KT위즈는 LG의 신민재/박해민등이 작정하고 뛰어다닌다면 막을 도리가 도저히 없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수준.


그렇게 LG는 경부선가는 티켓을 잡아낼 수 있었다.




'염갈량', 이번시리즈만큼 이 별명이 가장 어울리는 시리즈는 없었을 것 이다.



물론 아직 고민거리는 있다. 5경기를 내리 뛴 에르난데스가 과연 대구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가장 의문. 언제까지고 에르난데스와 김진성에게만 의지할 수는 없다. 물론 삼성 불펜도 아주 강하다고는 없겠지만, 양적인 부분에서 봤을때 삼성은 절대 LG에게 불펜싸움에서 밀릴팀이 아니며,


코너가 빠졌다고는 하지만 원태인/레예스라는 강력한 원투펀치가 버티고 있다는 것을 감안했을때, 이 두 선수 중 한 명은 반드시 공략해내야, 대구에서 반드시 1승을 따내야 LG가 시리즈 흐름을 잡을 수 있을지 말지가 보일 전망이다.


또한 타선의 부활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의문이다. 김현수/박해민/오지환 등 정규시즌에서 굉장히 부진하고 가을야구 초입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낳았던 세 선수는 2-3차전을 기점으로 점점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한숨을 돌리게 했지만,


이들의 방망이가 과연 언제까지 식지않고 버텨줄 수 있을지. 그것 또한 강한의문이 드는게 사실. 그리고 단순히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문보경의 부진이 굉장히 뼈아플 LG트윈스다. 


이번 포스트시즌들어 단 1안타만을 기록하며 4번에 위치하고 있던 타순이 어느샌가 6번까지 밀려난 문보경이 살아나주지 못한다면,


이는 분명히 LG의 가을야구가 지속되는데 있어 굉장히 큰 변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어느 곳에 있던 굉장히 큰 역할을 해주고, 타순을 연결해주늗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문보경의 부진은 LG입장에선 빨리 끝나야할 악몽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


박해민/김현수/오지환 과는 다르게, 문보경은 대체재도 없다. 그만큼 문보경의 부활이 절실할 LG트윈스라고 할 수 있겠으며,


지쳐있던 장성우와는 다르게 노련한 강견의 포수 강민호를 상대로 LG가 과연 얼마나 길게 신바람 야구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도 큰 의문이 될 전망이다.


이번시즌 도루저지율 약 30%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강견을 자랑했던 강민호를 상대로 LG가 KT에게 했던 것 과 같은 작전야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도 의문.


그리고, 최원태-엔스로 예상되는 대구 선발 두 명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 그것도 큰 문제일 것 이다.


이 둘이 가을야구에서 부진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만약 어찌저찌 플레이오프를 뚫고 한국시리즈를 올라간다고 해도 골치가 아플 것 이기 때문에, 이 둘의 부진도 필수적으로 떨쳐내야할 것 이다.


만약 LG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신들린 투수운영과 4차전을 제외하면 꾸준히 보였던 수비집중력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다면, 시즌전적 백중세를 보였던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도 명승부를 펼쳐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LG는 대구를 향해가고, 그 다음엔 달빛 고속도로를 타고 광주를 바라보고 싶다.






마법사는 집중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아쉬웠지만, 부끄럽지 않을 패자. KT위즈.'


사실 시리즈 시작 전 필자의 예상은 KT승리에 더더욱 가까웠다. 특히 1차전을 KT위즈가 잡아낸다면, 아마 시리즈 자체가 KT로 기울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 않을까 하고 예측했던게 사실이고,


그를 반증해줄 증거로 'LG킬러' 웨스 벤자민의 존재를 꼽을 수 있겠다. 1차전을 잡는다면 어쨌든 벤자민이 등판해낼 것 이고, 벤자민이 등판한다면 사실상 그 경기는 KT의 승리를 점치고 간다면, 2경기는 먹고 들어간다고 했을때,


나름대로 불펜진이 박영현을 제외하고는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온 KT의 투수진들을 생각한다면 LG의 얇은 불펜 뎁스를 편안하게 찍어누르면서 승리 해낼 것 이라는 편안하고 가벼운 계산이였다.


그렇게 1차전을 이어온 기세를 통해 잡아내고, 돌입한 2차전. KT는 그때부터 고질적으로, 4차전을 제외하고 패한 모든 시리즈에서 실책을 떨쳐내지 못했다.


분위기가 넘어갈랑말랑 하던 순간에 좌익수 앞 평범한 안타를 흘리며 만루 싹쓸이 적시타를 허용하는 실책을 범한 김민혁의 실책은 2차전을 허무하게 넘겨줘버렸고, 3차전은 파울플라이 포구에 실패하며 스노우볼을 굴려 오스틴에게 작년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는 3점홈런을 허용하게 해준 장면,


그리고 운명의 5차전에서 도루 저지 시도 과정에서 어이없게 한 베이스를 더 허용하며 팽팽한 승부의 무게추를 LG쪽으로 넘겨버린 실책까지.


실책을 시리즈 내내 무려 9개나, 특히 2, 5차전에는 각각 3개, 4개를 기록하며 사실상 '자멸'하였다고 해도 할 말 없는 수비력을 보여준 KT위즈였다.


특히 경기를 백중세로 끌고가거나 승리를 거둔 1,3,4차전에서는 1개, 혹은 한 개도 기록하지 않으며 승부를 가져오거나 가져올뻔 했던걸 본다면 더더욱 아쉬워지는 집중력.


또한 16타수 3안타의 로하스, 19타수 3안타의 장성우, 17타수 2안타의 김민혁 등 전체적으로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타선의 몫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아쉬운 부분이며, 5위 타이브레이커부터 와일드카드전까지 꾸준히 호투를 보여준 선발진들의 약간은 아쉬운 모습들까지.


공/수 모두 아쉬운 부분을 보이면서도 어떻게든 5차전까지 끌고오는 모습을 보이며, 어떠한 부분에서 조금이라도 더 개선점이 있었더라면 분명 대구행도 무리가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3경기 모두 외나무다리 승부를 이어왔다보니 집중력이 서서히 떨어질 구간이기도 했고, 사실상 정규시즌 144경기가 끝나자 마자 바로 가을야구에 돌입한 선수들의 체력도 약간은 영형아 았었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하면, 여기서 끝날 마법이 아니였기에 아쉬웠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이강철과 KT에 돌을 던질 수 있으랴.



그럼에도 충분히 인상적인 가을이였다. 


5위 타이브레이커에서 김광현을 무너뜨리며 SSG를 침몰시킨 장면, 두산과의 와일드카드전에서 '감독차이'를 보여주며 사상 최초 와일드카드 업셋을 성공해낸 모습,


그리고 체력과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 노출이 충분히 되었었음에도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갔던 모습은, 이 창단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 팀이 '가을 DNA'를 장착하게 되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번 시리즈내내, 어떻게든 본인을 불사지르던 KT의 영스타, 박영현과 강백호, 그리고 돌아온 고영표의 역투, 그리고 시리즈를 넘어 타이브레이커/와일드카드에서 엄청난 낭만을 보여주던 용병투수들과 로하스까지.


그리고 이강철 감독.


혹자는 말한다. KT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는 듯 하다고. 실제로 유망주를 키워내는 듯 한 모습도, 리빌딩 단계에 있었던 적도 이강철 감독 부임이래 없었던 팀인 것 은 맞다.


이번시즌 중에는 특히 많은 질타에 시달렸다. 이 팀의 미래를 어떻게 하고자 하는 것 인가? 하는 내용과 답답한 경기내용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결과마저 나오지 않으니 이강철 감독의 자리도 약간은 위협받는 듯 했다.


그러나 이강철은 결과를 만들어냈고, 그들에게 메세지를 던진 듯 하다. '미래를 만들지 못해줄 지언정, 현재마저 포기하지 않게하겠다'라고 말이다.


특히 이숭용 감독과 이승엽 감독을 상대로 그야말로 '감독차이'를 보여주며 KT를 여기까지 끌고오고, 또 염경엽 감독과의 일전에서도 어떻게든 5차전까지 이어가는 그의 운영 방식에는 정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가을이 유독 아름답고 명경기가 넘쳐나고 있는 지분은 이강철 감독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경기력 이였다.


매년, KT에 대한 시즌 예측을 할때나, 시즌이 끝나고 KT를 리뷰하다보면 드는 생각이 '미래는 잘 모르겠다'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실제로 리빌딩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가져가지도 않고, 공격적으로 외부자원에 투자를 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미래는 잘 모르겠다'라는 말 뒤에 항상 붙이는 문장은, 다름이 아닌 '그래도 KT는 강하다'일 것 이다.





올해도, 한국시리즈는 잠실에서 개최될 수 있을까.


마치며


결국 승자는 LG트윈스였고, LG는 시리즈 돌입 전 우려하던 IF들을 어느정도 방어해내는데 성공하며 무시무시한 기세의 KT를 가까스로 따돌리고 대구로 향하게 되었다.


물론, 위에서 말했듯 IF들을 '방어'해낸거지, '없애'지는 못했다고 할 수 있을 것 이고, 특히 삼성 타선이 정규시즌 내내 무시무시했던 것을 생각하는 것과, 라이온즈 파크의 사이즈, 그리고 레예스/원태인이라는 든든한 원투펀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IF가 얼마든지 다시 재발할 가능성도 충분히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다만, 작년도 우승팀의 기억을 살려 이번 준플레이오프 운영을 했던 것 처럼, 경험적인 측면에서 한 수 우위에 있다는 것을 생각했을때 충분히 승리도 가져갈 수 있다고 점쳐지는 것 같기도 하다.


시즌내내 백중세였던 이 승부의 결과는 또 어떻게 될지도 주목할 만 할 듯 하며,


많은 최초를 써내려가며 기록을 이어가고자했던 KT의 마법과 같은 신데렐라스토리는 여기서 집필이 끝났지만, 이강철 감독이 인터뷰에서 우려한대로 '이강철 나가'라는 팬들의 콜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이번 가을, 그의 운영을 바라본다면 그가 왜 '마법사'군단의 수장인지를 알 수 있는 수준이였으니까 말이다. KT는 내년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있지는 않을 전망이다. 


큰 걱정이라고 해야 엄상백의 FA선언 정도? 이 집토끼만 잘 잡아낼 수 있다면, KT는 올해와 똑같은 전력, 아니, 어쩌면 복귀 자원들이 풀 시즌을 뛰는 더더욱 무서운 전력으로 다시 한 번 가을에 마법을 부리고자 참전할지도 모르겠다.


우선, 소형준은 건강히 돌아왔음을 알렸다. 중요한건 엄상백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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