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드래프트 분석-키움 히어로즈편
안우진의 입대, 이정후의 해외진출로 전면적인 리빌딩을 선언하고 육성에 집중을 시작한 키움히어로즈이다.
올해 김건희, 장재영등의 발견과 젊은 투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점차 성과를 내는 등의 모습을 보이던 키움은, 기존에 존재하던 자원 중 높은 값어치를 받고 지명권을 받아올 수 있다면 과감하게 트레이드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로, 김휘집과 이지영을 각각 NC와 SSG로 보내고 NC로부터 1, 3라운드 지명권과 SSG로부터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고,
이를 통해 올해 총 14장의 지명권을 행사, 그 중 1~3라운드까지의 30장의 지명권 중 총 6장을 지명할 수 있는 엄청난 위치에 앉게 되었다.
그렇게 수집한 지명권을 통해 키움은 어떤 드래프트를 진행했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1라운드 덕수고등학교 좌완투수 정현우 (184cm/87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
필자의 예상 포지션: 선발투수
근 몇년간 나온 좌완투수 중 가장 좋은 선수로도 뽑힐만한 선수다. 덕수고등학교 징크스를 깨준다면 분명 국가대표도 가능한 투수, 키움히어로즈의 1라운더, 덕수고등학교 좌완투수 정현우이다.
솔직히 160km가까이 던지는 투수를 1번에서 거르는 것은 쉽지 않지만, 키움의 선택은 정현우였다. 정우주가 근소하게 더 앞서가는가 싶었지만, 어느샌가부터 150km도 넘기는 구속을 보여주며 꾸준히 인상적이였던 경기 운영과 제구를 보여준 정현우가, 안우진이라는 거대한 우완의 존재와 손현기를 제외하면 좌완 선발이 그리 마땅치 않았던 키움의 선택을 받게 되었다.
정말 정석적인 선수다. 마치 본인의 지명 전 야구인생이 그러했듯이 좌완으로서의 폼도 정말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부드럽다. 좌완 정통파 투수로서, 오히려 지명되고 나서 문제가 생긴다면, 손 댈 곳이 딱히 없어 보여 그것이 더 문제가 될 정도로 폼이 깔끔하다.
사실 23년까지만 해도 대구고 배찬승 (삼성지명)과 함께 전체 1번을 다투는 좌완이였으나, 구속의 측면에서 배찬승에게 밀리는 부분이 있어 반단계정도 아래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배찬승이 새 시즌 약간의 방황을 거치고 또 전주고 정우주 (한화 지명) 라는 새로운 산이 등장하는 동안, 정현우는 단 한순간도 1순위 경쟁에서 빠지지 않으며 본인의 페이스를 유지해왔다.
이런저런 분석도 참고하면서 본 문장 중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이 바로 ‘이 선수는 그냥 모범생이 맞다’였다. 어린시절부터 최대어 소리를 안들어본 적이 없으며, 그런 소리에도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며 본인의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이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정현우의 성장한 구속도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필자는 정현우를 23시즌부터 본바가 있다. 당시 강릉고라는 강팀을 이마트 결승에서 맞아 비도 추적추적오는 아마 생애 처음 던져보았을 프로의 마운드에서 당당하게, 흔들림없이 던지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정현우를 필자가 직접 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사실 좀처럼 145를 넘기지 않는 구속이 그의 아쉬운 부분이였다. 하지만 새 시즌을 맞아, 152km의 최고구속과 함꼐 140km후반의 평균구속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며 키움의 관심을 정우주에서 본인으로 돌리는것에 성공했다.
사실 이 구속적인 측면이 따라오면 정현우는 더 이상 문제될 곳이 없는 선수였다. 스플리터,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프로에서 충분히 써봄직한 구종들, 특히 최강야구에서 프로출신 선배들을 맞아 인정받은 변화구들은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수준이기에.
그리고 가장 특기할만한 부분은 ‘경기운영능력’이다. 흔히 선수의 칭찬을 하며 크게 내세울게 없을때 ‘경기운영능력’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가 고교야구를 본 이래로 ‘경기운영을 잘한다’라고 느낀 선수는 딱 두 명이였다. 지금 KIA의 선발 한 축을 당당히 맡고 있는 윤영철 (당시 충암고), 그리고 지금의 덕수고 정현우이다.
이미 프로에서 던져본 것 처럼 던진다. 그게 정말 놀랍다. 특히 결승에서도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건 어지간한 경기에선 딱히 쫄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할 것 이다.
사실 정현우가 터져준다면 비단 키움 뿐 아니라 한국 국가대표의 미래는 밝다고 볼 수 있다. 기대한 만큼만 커준다면, 당장 26년 대권을 선언한 키움에서 안우진과 함께 좌우 쌍두마차를 끌어준다면 키움의 대권은 정말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
당장 올해부터 잘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드는 선수. 키움의 사정상 올해부터 바로 실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데, 필자는 이미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줄평: 슴슴한 김광현
1라운드 (NC다이노스 픽) 충훈고등학교 우완투수 김서준 (190cm/86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안지만
필자의 예상 포지션: ?
키움은 투수진이 두텁지 않다. 그래서 투수가 급하다. 그럼에도 육성이 어느정도 필요한 픽을 뽑았다. 그만큼 재능이 있고, 그만큼 육성난이도도 쉬워보이는 선수다. 키움히어로즈의 1라운드 2번째 선택, 충훈고등학교 우완투수 김서준이다.
기본적으로 우완정통파인데, 투구폼 자체는 안지만의 느낌이 굉장히 강하게 난다. 중심을 뒤에 실었다가 앞으로 나아가며 공을 던지는 느낌으로, 자칫 제구가 흔들리기 쉬운 폼이지만 김서준은 그렇지는 않은 편이다.
구속은 공식적으로 최대 150km, 위닝샷은 슬라이더로 알려져 있는데 슬라이더 말고도 커브, 포크를 구사할 줄 안다고 알려져 있다. 위 성적에서도 볼 수 있듯이, 탈삼진률이 정말 어마무시한데, 보통 구속으로 윽박질러 헛스윙을 끌어내는 경우가 많지만 김서준은 어찌보면 또 높지 않은 구속으로도 충분히 저 성적을 뽑아내었다.
위의 정현우도 ’기대되는 선수‘이지만, 이 선수도 또 어찌보면 다른 의미로 ’기대되는 선수‘라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즉전감으로 쓰기는 또 어려워보이는데 어찌 키움이 지명했을까? 하는 의문에는 ’육성난이도가 쉬워보이니까‘라고 답할 수 있을 것 이다.
키는 190인데, 몸무게는 80kg이다. 아직 붙을 힘이 더 남아있고, 또 키가 큰 투수들은 구속이 금방금방 는다는 것을 생각해 봤을때, 김서준의 육성난이도는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프로에서 쓰려면 구속만 좀 늘리면 될 것 같다는 판단인데, 김서준의 하드웨어 특성상 그것은 꽤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동기생들 중 김동현, 김영우와 같은 즉전감 후보로 뽑히는 선수들보다도 어쩌면 더 빨리, 더 좋은 모습으로 프로에서 모습을 드러낼 수 도 있다는 평가가 있다.
또한 궁금한 것이 이 선수를 키움이 과연 어떤식으로 성장시킬까?도 있다. 분명 선발핏으로도 괜찮아 보인다. 마치 팀 선배 안우진과 같이 키도 크고, 폼도 부드럽다. 구속을 증강시킨다면, 고교시절 보여주었던 무시무시한 탈삼진 능력을 앞세워 선발로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도 있을 것 이다.
하지만 키움에는 선발자원이 많다. 외인 1명을 제외하고 남은 4자리를, 하영민, 전준표, 김윤하, 김인범, 정현우 등 벌써 5명이나 떠오르는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여 자리를 따내야하며, 후에 안우진마저 돌아오고 키움이 다시 투수 2명체제로 전환한다면 남은 2자리를 놓고 위 선수들과 경쟁하게될 김서준이다.
이렇게 된다면 오히려 헐거운 불펜에 김서준이 투입될 가능성도 생긴다. 과연 불펜일지 선발일지도 이 선수에 대한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부분.
당연히 1번이였던 정현우보다 관심도도 떨어지고, 즉시전력으로서의 모습도 정현우보다 떨어질지겠지만, 김서준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기다려준다면, 당장 올해는 활용을 크게 못하더라도, 키움이 대권을 선언한 26년에는 김서준이 굉장히 강력한 방패로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많은 팬들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선수.
한줄평: 정현우에 가려진 꿀픽.
2라운드 휘문고등학교 내야수 염승원 (182cm/82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박민우 (토텝)
필자의 예상 포지션: 내야수
휘문산 좌타 교타자는 믿고 쓴다의 계보를 잇는, 키움과 휘문고의 좋은 궁합을 이어줄 새로운 후보, '컨택천재' 염승원이다.
솔직히 많은 이들이 이 자리에는 염승원이 아닌 유신고등학교 심재훈을 예상했다. 그러나 키움의 선택은 염승원이였고, 많은 이들은 '키움의 선택'이기에 수긍하고 기대를 걸고 있다.
우선 이 선수의 가장 크면서도 우수한 장점은 배트컨트롤, 컨택 능력일 것 이다. 토텝/오픈스탠스에서 비롯되는 안정적인 타격폼을 바탕으로 스윙이 부드럽게 잘 돌아가는 편이다.
아마 컨택 자체는 야수 중 제일 먼저 나간 드래프트 동기 덕수고등학교 박준순과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또한 좌타자의 특성 중 하나인 '극단적인 당겨치기'기질도 없고, 타구를 좌, 중, 우 가리지 않고 고르게 뻗어나가게 하는 우수한 스프레이히팅 능력도 지니고 있다.
당장 이러한 부분들 덕분에, 김혜성의 공백을 메꾸는게 급선무인 키움의 내야진을 생각했을때, '실링픽' 심재훈 보다도 '플로어픽' 염승원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은게 필자의 생각이다.
당장 배트에 프로선수들의 공을 갖다 맞춘다는 것은 단순히 가르치는 것 만 한다면 너무 오랜시간이 지체되는데, 키움은 그걸 기다려줄만큼 여유가 있지도 않고, 올해 뽑은 내야수의 숫자만 생각해도 염승원이 아닌 다른 선수가 왔다면 과연 '컨택'적인 부분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완벽한 우위에 있었느냐라고 이야기하기엔 힘들다.
스윙을 봤을때, (물론 좋은영상만 많이 돌아다니긴 했지만) 컨택이 좋다고 공에 배트를 갖다맞추기 급급한 것이 아닌, 본인의 스윙을 가져가는데 그 스윙의 스팟 안에 공이 들어가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곧, '선구'툴과도 연결이 된다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1학년 시절부터 꾸준히 주전으로서 기회를 받아온 염승원의 고교통산 기록을 보면, 단 한 차례도 삼진의 갯수가 사사구의 갯수를 넘어섰던 적이 없고, 심지어 2학년 시절부터는 삼진의 수가 2자릿수 아래로 줄어든다.
주력 또한 상당히 우수하여, 이번시즌만 해도 베이스를 11번이나 훔쳤고, 영상으로만 봐도 주력을 보았을때 '한 베이스 더 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다'라고 느껴진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우선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은 수비.
본인의 앞 선배들이 그러했듯, 염승원도 유격수로서는 프로에서 경기를 하기 어려운 수준의 수비능력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인 핸들링과 송구능력이 중요한 유격수의 특성상, 염승원의 실책들을 보았을때 상당히 불안한게 팩트다.
다만 이 중 송구 문제는 2루수로서의 포지션 변경도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사안이며, 키움이 외야수 세대교체 또한 진행중이기에 장재영/이주형과 함께 남은 한 자리를 채우는 방법도 충분히 고려해볼만 하다. 과연 이 선수의 포지션이 어디가 될지도 지켜볼만한 부분일 듯.
수비에 가려졌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이고, 그렇게 많이 심각한 문제라곤 할 수는 없지만 약간의 아쉬운 점을 또 하나 꼽자면 바로 파워적인 부분. 물론 2024시즌에 장타율 .726을 기록했던바 있지만, 홈런이 고교 통산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곧, 타구를 담장 근처까지 보내거나, 라인선상 페어볼을 만들거나,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장타를 만들어낼 능력은 있으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낼 능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고도 할 수 있을 것 이다.
그러나 이는 프로에서 약간의 벌크업을 통해 충분히 성장시킬 수 도 있는 부분이고, 필자의 생각처럼 굳이 파워툴을 억지로 늘리고자 하기보다는, 본인의 있는 툴을 더 깎아 빛나게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이다.
분명 아쉬운점은 존재하지만, 지금 당장 쓰려면 염승원이 맞다는 것은 정말 부정할 수 가 없는 사실이고, 실제로 필자의 예상으로는 어쩌면 박준순, 이율예보다도 먼저 아름다운 사각의 다이아몬드에 들어설 2025 드래프트 지명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뭐, 이건 쓸데없을 수 있겠지만. 휘문고 출신 좌타 교타자이자, 유격수 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그야말로 별이 된 선배는 키움에도 한 명 있었다. 이름이 뭐였더라..
한줄평: 갖고있는 툴에 더 집중하면, 다른 툴도 따라오지 않을까?
3라운드 경기고등학교 내야수 어준서 (183cm/81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박성한 (파워툴 조금 덜어낸)
필자의 예상 포지션: 유격수
물론 현장평가가 매번 맞을 수도 없고, 필자의 눈도 전문가가 아니기에 정확하다고 할 순 없겠지만, 세간의 모두 이야기 하는 '유격수 가능' 평가를 받는 선수이며,
그 중 심재훈과 더불어 가장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유형의 선수라고 할 수 있는, 경기고등학교 어준서이다.
뒤이어 나온 다른 선수들을 생각하면, 너무 얼리픽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을 수 도 있겠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자료들로만 봤을때 필자는 정말 잘 뽑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다른부분을 일단 차치하고 수비적인 부분에 대해 정말 칭찬해 마지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수비범위면 범위, 송구면 송구, 스텝이면 스텝 솔직히 아직 투박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유격수 전업 1년차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비 재능을 보여준다.
유격수가 가능하다 만다로 논쟁을 할 이유가 굳이 없어보이는 선수. 프로에서 수비훈련을 조금만 더 체계적으로 받는다면 분명 훌륭한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키움에는 수비가 꽤 괜찮은 유격수 선배들이 이미 있다. 어준서만큼은 할 수 있는 선수들이야 얼마든지 있다는 소리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준서가 본인을 쓰고자 어필해야하는 상황에서, 어준서가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바로 '야구센스'이다.
과거에는 이용규, 최근에는 황성빈, 김지찬으로 대표되는 소위 '야구 뭣같이한다'라는 문장에 걸맞는 플레이들, 예를 들면 기습번트나, 계속해서 공을 커트해내며 상대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며, 당장 3루수에서 유격수로 전업한지 1년만에 괜찮은 수비 필름을 여럿 생산해낸 것을 보면, 이 선수가 단순히 '몸으로만 플레이'하는 것이 아닌, '센스가 있는 선수'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이다.
위 두가지에 대해 너무 길게 이야기를 해서 그렇지, 이 선수, 가진 다른 툴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위에 먼저 지명된 염승원급은 아니여도, 토텝/레그킥을 섞어가며 사용하는, 썩 문제될건 없어보이는 타격폼에서 나오는 나름 괜찮은 컨택툴과, 18도루나 기록했던 빠른발, 직전시즌보다 11개나 급감한 삼진으로 대표할 수 있는 무난한 선구안을 예시로 들 수 있을 것 이다.
다만 이 선수도 위의 염승원과 비슷하게 고교통산 홈런이 0개인게 살짝의 흠이라면 흠. 다만 이것 또한 염승원과 비슷하게, 아직 더 성장이 가능한 체구를 갖고 있고, 목동 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도 생산해냈던적이 있던만큼, 충분히 성장히 가능한 부분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염승원과 함께 안정적으로 성장한다면, 어준서가 흔들고 염승원이 진루시키며, 송성문과 외인타자가 해결해주는 그림도 충분히 그려볼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한줄평: 뭔가 타팀팬들에겐 성가실만한 존재가 또 KBO에 들어온 것 같다.
3라운드 (NC다이노스 픽) 대구상원고등학교 내야수 여동욱 (180cm/90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황재균
필자의 예상 포지션: 내야수
솔직히 함수호보다 먼저 나갈 대구상원고 야수가 있을 것 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은 필자의 착각이였던 것 같다.
완성된 피지컬, 안정적인 타격폼, 완성도 있는 수비력 등 고루 갖춘 키움히어로즈의 2번째 3라운더 여동욱이다.
아마 유급이 아니였다면 훨씬 더 빨리 나갈 수 도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 선수. 실제로 시즌 중반에는 1라운드로도 고려한다는 구단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3라운드에 지명되긴 하였지만, 이 선수가 가진 툴들은 정말 두각을 보인다고밖에 할 수 없다. 우선 타격적인 부분에서, 오픈스탠스에 레그킥을 사용하면서, 180/90의 안정적인 피지컬을 바탕으로 부드러운 스윙을 돌리며, 2년간 대구상원고등학교의 주전으로 나서며 연속해서 3할이 넘는 고타율을 보여주었다.
이는 곧, 꾸준히 컨택능력을 증명해왔다는 이야기로도 반증이 가능할 듯 싶다. 또한 덩치에서 비롯되는 파워로, 고교 대학 올스타전에서 홈런레이스에 나서기도 했으며, 실제로 고교통산 6홈런을 기록한 강타자이다. 장타율도 6할을 넘는 기록을 보여주는 중.
선구안도 꽤 괜찮은편으로, 지난 2년간 총 38개의 사사구를 얻어냈는데, 이는 단순히 '여동욱을 거르고 가면 뒤에는 상대하기 쉬웠기에 걸렀던 것 아니냐'라는 의구심으로 저평가 할 수 없는 것이, 여동욱은 일찍이 주목받던 대구상원고등학교의 함수호와 함께 꾸준히 대구상원고등학교 타선을 이끌어왔다.
이는 곧, 단순히 여동욱을 거르고 함수호를 상대할 이유도 없었다는 것 이며, 여동욱의 선구안이 단순한 거르기식이 아니라는 것 도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력 또한 좋은편으로, 180/90이라는 덩치에도 6도루를 기록했으며, 이번시즌에는 그라운드 홈런 또한 기록하고 3루타도 2개나 기록하는 등 주력에서도 딱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이 선수의 백미는 다름 아닌 수비로 뽑을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수비 관련 자료가 이렇게 많은 고교선수가 흔치도 않은데, 이 선수의 고교 시절 수비영상을 보면, 3루수로 나서서 유격수의 공도 앞 선에서 먼저 커트하여 빠르게 처리하는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며, 안정적인 송구와 침착한 볼핸들링을 통해 지금 당장 프로에서 3루 대수비로 나서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들게 했으며,
이런 선수를 1루로 보낸다면 그것이야말로 엄청난 낭비이지 않을까, 유격수로도 한 번 쯤은 기용해봐도 좋을 것 같다 하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전반적으로 봤을때 정말 유급경력만 아니였어도 2라운드에서 염승원/심재훈과 함께 경쟁했을지도, 아니면 그 보다도 더 위에 올라갔을지도 모르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키움이 물론 송성문을 필두로 3루자원이 어느정도 있다는 것 도 팩트지만, 이 선수를 내년에 써보지도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큰 낭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근시일내로 프로에서 볼 수 있을 듯한 선수다. 지금까지 분석한 선수들 중 가장 말이다.
한줄평: 이 선수 왜 3라운드임?
3라운드 (SSG랜더스 픽) 비봉고등학교 좌완투수 박정훈 (194cm/100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헤이수스
필자의 예상 포지션: 선발투수
시작부터 말하지만, 선수 분석에서 확실하지 않은 소문에 대해서는 일절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 소문 때문에 이 선수가 지명이 여기까지 밀렸다는 추정이 든다는 것, 그리고 픽이 많았던 키움이 한 번 뽑아볼 수 있었던 것 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만 말하고 넘어가겠다.
어느 하나 확실하다고 보기 힘든 선수, 비봉고등학교 좌완투수 박정훈이다. '제구가 불안하다'라고 하는데, 정작 24시즌 WHIP는 1밖에 되지 않으며, 투구폼이 아직 로또다 라고 하는데, 또 어떻게 보면 모르겠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입단 포부에서 롤모델로 뽑은, 헤이수스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통 좌완이라고 보기는 힘든 약간은 크로스파이어식 투구에서 나오는 당당한 직구와 비슷한 체격, 체인지업 구사가 가능하다는 점이 그렇다고 볼 수 있을 것 이다.
투구폼 자체도 위에서 말했듯 헤이수스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데, 약간 몸을 웅크리는 듯 했다가 공이 나와, 소위 말하는 '크로스파이어'형식으로 공이 가는 듯 한 느낌을 준다. 특히 키가 192CM로, 본인도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지만, 정말 높은 타점에서 공이 오기에 좌타자들 입장에서는 정말 공포가 따로 없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고 154KM를 찍어봤고, 평균구속이 140KM후반대에서 노는 좌완투수를 3라운드에서 집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상 이미 완성이 되어있는 선수라고 생각이 가장 강하게 드는 좌완투수이다. 본인보다 앞서 지명되었던 어떤 선수들보다도 더.
필자의 생각에 제구적인 부분은 본인의 멘탈적인 이슈와, 투구시 보이는, 머리가 고정이 안되는 부분들에서 제구불안이 유발되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몇 경기에서는 제구에 큰 문제가 없이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였었고, 본인을 알렸던 황금사자기에서도 13이닝 동안 사사구 8개정도로 끊으며 괜찮은 모습도 보였었다.
선수 본인의 제구가 흔들렸던 이러한 부분들만 확실하게 키움 투수코치진이 잡아줄 수 있다면, 아니 잡아줄 수 없더라도 무조건 내년에 1군에서 돌려봐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혹자가 말하는 손현기와의 비교에서도, 고교시절 손현기의 제구불안에 비하면 박정훈의 제구불안은 솔직히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이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특히, 헤이수스와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헤이수스와 꼭 붙여놓고 이런저런 조언과 멘토링을 해본다면, 우리나라도 토종 헤이수스를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뭐 어떤 문제이건, 덩치 좋은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오는 것 이 맞고, 키움은 그런 선수를 3라운드 후반에 뽑게 되었다.
한줄평: 거의 2미터에서 내려꽂는 150KM의 직구를 던지는 좌완. 프로에서 본다면 쾌감이 엄청날듯?
4라운드 경기고등학교 우완투수 윤현 (187cm/88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김원중
필자의 예상 포지션: 불펜투수
올해 경기고등학교의 핵심은 키움이 차지했다. 키움이 4라운드에서 지명한건, 경기고등학교의 에이스 우완투수 윤현이였다.
기본적으로 롯데의 김원중의 향기가 난다. 투구폼이 우완 정통파 스타일로, 김원중처럼 시원시원한 187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팔로우 스로를 통하여 공을 내려 꽂는 느낌이고, 실제로 투구영상을 봤을때 릴리스포인트가 상당히 높은걸 볼 수 있다.
작년부터 경기고등학교의 에이스를 도맡아하던 선수로, 작년에는 총 55이닝을 투구했고, 올해는 총 33이닝 정도 투구했다.
최고 150km까지 터치해본 구속을 가지고 있지만, 평균구속은 140km초반대로 그렇게 높은편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선수의 가장 특장점은, 소위 '손장난을 칠 줄 안다'라고 할 수 있는 변화구 구사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스플리터가 굉장히 좋다고 알려져있고, 3구종인 슬라이더 또한 날카롭게 구사하여 제구가 아주 잘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런 선수가 4라운드까지 밀리게 된건 크게 다른이유가 있지 않고, 올해 직구 제구가 전혀 되지 않으면서 22이닝이나 덜 뛴 올해와 작년의 허용 사사구 수가 비슷하다. 이 때문에 WHIP가 무려 1.3에 육박하고, 삼진수도 괄목할만큼 증가했다고는 볼 수 없을 것 이다.
솔직히 투구폼을 봤을 때, 아직 교정이 조금은 필요해보이는 선수라는 것은 명확한 팩트라고 생각이 든다. 실제 투구영상을 보면, 아직 조금 뻣뻣한 감이 없지 않아 보이기에 이러한 부분에서 유연성을 강화해주는 훈련이 필요해보이고,
본인이 잃어버린 밸런스를 찾게 해주면서 구속을 증강시키는 육성법이 제일 적합해보이는데, 이때 키움의 육성 능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이미 피지컬이 완성되어있는 수준이기에, 약간의 웨이트와 더불어 유연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육성한다면 선발투수보다는 불펜투수로서 활약하기 좋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미 한 번 잡아봤던 밸런스이기에 크게 걱정을 할 것은 없어보이고, 다만 유연성 강화가 정말 중요하게 작용할 듯 싶다.
만약 유연성을 기를 수 있다면, 약간 얼리의 느낌이 나던 것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줄평: 유연해져야한다.
5라운드 마산용마고등학교 내야수 전태현 (181cm/80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
필자의 예상 포지션: ?
야구밖에 모른다는 평가가 어디서나 나오는 선수가 키움에 도착했다. 마산용마고등학교 유격수 전태현이다.
우투좌타 유격수로서, 스퀘어스탠스/토텝을 사용하며, 비교적 약팀이 많은 경남팜이지만 올해 무려 5홈런을 기록하며 파워툴을 인정받았고 컨택적인 부분에서도 훌륭한 배트컨트롤을 통한 안타를 만들어내는 영상이 존재하는 등 소위 ‘배트 갖고 놀 줄 아는 선수’라는 생각을 들게끔 해준다.
도루도 13개나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발을 보여줬고, 수비 영상을 봤을 때 어깨 또한 꽤 강견으로 정확도를 떠나서 강한 어깨를 자랑하고 있다.
삼진 12개에 비해 사사구도 24개나 얻어냈는데, 이 또한 전태현의 뒤에는 마산용마고등학교의 거포 차승준이 대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태현의 선구안이 나쁘지 않은 축이라는 것을 유추해낼 수 있을 것 이다.
다만 이 선수의 아쉬운 점은 수비. 사실 유격수라는 포지션 자체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타구 판단이나, 공을 쫓아가는 스텝이 꽤 아쉬운편으로, 강한 어깨를 통해 주자를 잡아내는 장면이 많이 보인다. 굳이 따지자면 김휘집의 키움시절 유격수 수비를 보는 듯 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마 키움도 이를 고려하고 유격수로는 활용하지 않을 듯 싶고, 강한 어깨와 가지고 있는 타격툴을 생각했을 때 코너외야의 어깨를 중시하는 키움에서 코너외야도 충분히 맡아볼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송성문에게 맡겨놓고 싶다라고 하는 스카우트팀의 발언을 보면 또 코너내야로도 육성할 생각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경남팜이 약팀이 꽤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소위 ‘양학’소리도 많이 나왔었는데, 마산용마고등학교를 청룡기 준우승까지도 이끌면서 본인은 .350의 타율을 기록한 것을 보면 단순히 ‘양학’이라고 낙인찍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고,
약팀을 상대했다고 해서 그 비거리를 뽑으며 홈런을 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기에 파워툴만큼은 충분히 증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형적인 5툴플레이어, ‘툴가이’ 유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이 툴을 키우려면 본인의 노력은 필수적인 부분일텐데, 본인의 동창인 차승준과,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끝까지 안주하지 않고 노력하며 야구밖에 모르는 선수’라는 평가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을 보면, 이 툴을 만개할 가능성이 정말 높은 선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 당장 1군에서 보기는 힘들어도, 미래의 ‘실링’을 봤을 때, 올해 키움 히어로즈가 지명한 선수 중 가장 높은 천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줄평: 본인이 야구밖에 모른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6라운드 대구고등학교 내야수 양현종 (179cm/81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
필자의 예상 포지션: 내야수
이름만 들었을때는 투수를 해야할 것 같은 선수가 내야수로 나타났다. 대구고등학교 내야수 양현종이다.
사실 아마야구팬들에게 꽤 알려져있던 편이였는데, 처음에는 야구적인 요소보다도 이름 같은 부가적인 요소때문에 조금 더 스타덤에 올랐던 것 도 있었지만,
23시즌 대구고등학교의 극적인 봉황대기 우승의 주역으로서 배찬승/권혁빈과 함께 활약하며 야구적인 요소에서도 확실히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스윙을 구사하며, 공을 어느 한 곳에 집중시키는게 아닌, 필드의 어느곳이건 고루 뿌리는 스프레이 히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축발의 고정과 같은 디테일한 요소들을 확실하게 정립시킬 수 있다면 조금 더 높은 곳으로의 성장도 충분히 기대되는 타자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파워적인 면에 있어서는 홈런 3개를 기록한 적 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2루타, 3루타와 같은 장타가 많은 중장거리형 타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고, 이러한 부분때문에 앞서 지명되었던 타 야수들에 비해 조금 늦게 지명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면은 아마도 수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것이, 애초 전문가들로부터 수비가 상당히 부드럽고, 어깨가 상당히 강하여 이미 봉황대기 우승을 차지했던 2학년 시절부터 스카우터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게된 큰 계기 중 하나가 바로 수비라고.
지금 당장 키움의 3루수 물량이 어느정도 있다지만, 조금만 본인이 앞서나간다면, 3루에 불상사가 생길시 여동욱과 함께 가장 먼저 콜업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지고 있는 툴 자체는 분명 오각형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상위라운드에 지명된 동기들에 비해 그 오각형이 확실히 작은편이라고 할 수 있을 듯.
다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비툴과 그렇게 나쁘다고 볼 수 없는 타격툴들을 생각했을때, 본인이 충분히 갈고 닦는다면 당당하게 영웅군단 내야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6라운드도, 분명 낮은 라운드가 아니다.
한줄평: 오각형이 커진다면
7라운드 대구고등학교 내야수 권혁빈 (185cm/82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박찬호
필자의 예상 포지션: 내야수
키움의 광란의 야수도배의 마지막 마침표, 대구고등학교 권혁빈이다.
권혁빈도 경주고등학교에서 전학온 2학년시절, 앞서 지명된 동기 양현종과 함께 대구고등학교의 봉황대기 기적적인 우승을 이끄는데 일조하며 스카우터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이 선수의 타격적인 면모에서 큰 점수를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크다. 타율이야 2년 연속으로 주전으로 나서며 고타율을 기록하였지만, 스윙을 봤을때, 공에 배트를 갖다 맞추기 급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가 없다.
솔직히 갖다맞추기로 4할을 찍는것도 물론 재능이라면 재능이지만, 과연 그런 스윙을 통하여 프로에서 컨택이 될까? 하는 기본적인 의문은 분명히 가지고 있다.
이런 갖다맞추는 스윙 덕인지는 몰라도, 홈런이 아예 없다. 사실 스윙의 결 자체가 나쁘지 않은 순간들도 분명 있으나, 전체적으로 홈런을 노리거나 뜬공을 통한 장타를 얻어내기는 힘들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
그렇다면 이 선수를 왜 지명하였냐. 아마도 그의 신체적인 능력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 이다.
이 선수, 신체능력이 굉장히 좋고, 주루센스 또한 굉장히 좋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시즌, 23경기에 나서 31도루(!)를 기록한바 있는데, 이정도면, 뛸 것을 상대 배터리가 알고 있어도 못잡는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빠른발만으로는 받쳐줄 수 없는 것이 도루인데, 주루센스가 따라오기에 이러한 결과물이 나온다고 볼 수 있을 듯.
또한, 이러한 신체능력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유격수로 나서며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했다. 물론 '피지컬에 의존한 수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평가가 어느정도 존재하지만,
이러한 투박한 부분은 신체능력이 뒷받침해준다면 프로에서도 금방 늘어날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이런 신체능력과, 185cm라는 거대한 피지컬을 봤을때, 단순히 롤플레이어에만 만족시키기는 아쉽다는 생각이 분명 든다. 심지어 4할의 타율도 기록했던 타자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말이다.
물론, '반드시 오각형 꽉찬 타자로 만들겠다'라는 육성방법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만약 이 선수에게 좋은 타격 매커니즘만 심어준다면, 이 선수의 신체능력이 나이들어 줄어들 그 날까지,
키움은 단순히 롤플레이어를 7라운드에서 건진게 아니게 될 지도 모른다.
한줄평: 어쩌면 1군에서 정말, 제일 먼저 볼지도.
8라운드 경기상업고등학교 좌완투수 정세영 (180cm/82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김재웅
필자의 예상 포지션: 불펜투수
올해 초, 한지윤, 추세현, 임다온, 임진묵 등을 앞세워 호성적을 기대하였으나 투수진이 무너지며 기대만큼의 성적을 뽑아내진 못했던 경기상업고등학교.
그런 경기상업고등학교를 묵묵하게 지탱해준 투수는 임다온도, 임진묵도 아닌 정세영이였다.
투수로선 180cm의 작은 키이지만, 작은 키의 좌완을 굉장히 선호하며 잘 키워내는 키움 히어로즈 특성상, 이 선수가 떠오를때 키움으로의 지명을 예상한 사람은 상당히 많았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애초 폼이 팀 선배가 된 김재웅을 빼다박은 수준이라고 봐도 할 말이 없는듯하다. 전형적인 좌완 전통파 스타일로, 작지만 단단한 체구로 씩씩하게 공을 던지는 느낌이 강하다.
구속은 최대 147km까지 찍어봤다고는 하나, 평균 구속이 약 140km안팍에서 형성되며 '좌완 파이어볼러'로서 기대를 크게 해볼만한 스타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직구를 포함한 체인지업/슬라이더의 피칭퀄리티가 상당히 높은편으로, 팀 선배 김재웅과 이런면 마저 상당히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듯. 또한 제구력이 상당히 뛰어나서 고교통산 whip나 평균자책점이 그리 높은편은 아니다.
고교시절엔 주로 선발투수로 등판하였었지만, 프로에서 선발투수로서 활용하기엔 사이즈 등의 문제를 생각했을때 살짝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김재웅이 상무에 입대한 지금 딱 김재웅의 핏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아마 키움이 이번에 지명한 투수들 중 불펜 즉전감으로서는 가장 1순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올해 야수를 유독 많이 뽑기도 했을 뿐더러, 정현우/김서준/박정훈은 아마도 불펜투수가 아닌 선발투수로서 육성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이고,
프로에서 선발투수로서 신인선수를 정착시키는 것이 난이도가 꽤 높은 것을 생각하면 아마도 정세영이 비시즌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가장 먼저 1군에서 보는 올해 지명 투수가 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김재웅이 돌아오고, 정세영이 훌륭하게 정착해준다면, 키움의 키작좌 신화이자 좌완불펜 걱정은 계속해서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줄평: 김재웅이 군대 간 사이에 김재웅이 하나 늘었다?
9라운드 경기상업고등학교 우완투수 임진묵 (184cm/85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
필자의 예상 포지션: 불펜투수
올해 경기상업고등학교는 분명 기대보다 아쉬운 편이였다. 전체적으로 투수진의 부진이 그것에 크게 한 몫 했다는 생각을 하는데, 아마 그것에는 임진묵의 부진도 물론 동반되었을 것 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여기까지 밀리는 것은 상상도 못해본 선수였다. 당장 올해 시작전, 무조건 1-2라운드 안에 나간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선수였으나, 부상도 부상인데, 순수하게 이번시즌 성적이 너무 안좋았다.
이닝 소화도 23시즌보다 거진 3분의 1가량 적게 했는데, 사사구 수는 거의 비슷하고, 피안타수도 3분의 2가량 맞아나갔다.
아마 본인의 밸런스 붕괴가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 투구폼적으로도 약간의 수정을 하는 등의 문제도 있었고, 본인만의 투구 리듬을 잃어버렸을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판단된다.
그렇게 올해 정말 '대학교에 가는건가'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언급이 안되던 와중, 약간 살아난 모습을 보이다가 또 다음 대회에서 부상으로 출전을 하질 못했다.
결국 올해 소화이닝은 약 17이닝에 그치며, 기대하던 임진묵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좋을때 모습만큼은 정말 확실했던 선수다. 140후반대까지 찍어본 패스트볼과 140초중반에서 꾸준하게 구속이 형성되며, 커브의 각이 상당히 예리하여 만약 좋았던 모습을 회복한다면 충분히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피지컬 또한 184CM에 85KG으로 우수하여 딱히 피지컬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프로에서 밸런스를 조정하고 다시 원래 좋았던 시절 본인의 감각을 찾게 하는 것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된 선수라고 생각하며,
이에 따라 육성 여부 판단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들지도, 육성을 하기로 결정이 된다면 투자해야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자신보다 먼저 KIA에 지명된 임다운 (8라운드)과 함께 이 선수들을 뽑은 구단의 의도는 명확하다. '좋았던 모습 보여주면 좋지만, 못 보여주면 하위라운더이기에 미련없이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애초 이런평가를 듣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자존심이 상할 임진묵이라고 생각한다. 이 상한 자존심에 대한 복수심으로 열심히 준비한다면, 키움은 9라운드의 기적을 하나 건져낼 수 있지 않을까.
한줄평: 너 이정도 아니잖아 진묵아.
10라운드 제물포고등학교 우완투수 오혜성 (182cm/82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
필자의 예상 포지션: 불펜투수
올해 제물포고등학교의 마운드를 책임지다시피 했다는, 제물포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고졸로서는 올해 유일하게 뽑힌 오혜성이다.
우완 정통파의 폼을 가지고 있지만, 굳이 따지자면 완벽한 정통파라고 보기에도 조금 애매한 면이 있고 약간 스리쿼터와 정통파 사이 그 어디쯤의 팔각도에서 공을 뿌리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사이즈 자체는 182CM로 그렇게 크지 않고, 구속도 147KM까지 기록해 봤지만 평균구속 자체는 130KM후반에서 140KM초반 사이에서 형성되는 등, 구속의 측면에서 그렇게 큰 기대를 걸어볼만한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이 선수가 가지고 있는 확실한 무기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스플리터. 이 스플리터 하나만큼은 지금 프로에서도 먹힐거라고 판단하는 아마야구 전문가들도 많았고, 실제 63이닝 가량 이번시즌 소화하면서 자책점은 2점대로 선전한 오혜성의 가장 큰 비결일 것 이다.
어떻게 보면 8라운드 동기인 정세영의 좌우반전 모드라고 생각해도 그렇게 큰 비약은 아닐 것 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제물포고등학교의 주축들이 부상으로 많이 빠지면서 고교선수치곤 많은 63이닝이나 던지면서 제물포고등학교의 마운드를 혼자 책임지듯이 했던 선수라고.
이런 씩씩한 경험을 이미 해본 선수이니 만큼, 키움이 이번 드래프트 투수 지명의 기조로 보이는 '확실한 무기+단기간 육성을 통하여 26년까지 정착'이라는 슬로건에 가장 잘 맞는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장 1군에서 무조건 본다라는 말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2군에서 충분히 뎁스 투수로서 2군 마운드가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줄 수 있을 것 으로 보이며,
직구 구속이 올라오거나, 스플리터나 타 변화구의 완성도가 더 오른다면, 1군에서도 금방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아마 좌완투수였다면, 정세영처럼 먼저 나가지 않았을까, 사이즈가 컸다면, 임진묵처럼 먼저 나가지 않았을까, 구속이 조금 더 높았다면, 7라운드에도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하는 선수이다.
한줄평: 제물포고의 마운드는 챙겼고, 이제 키움 마운드를 챙길차례.
11라운드 마산용마고등학교-경남대학교 우완투수 정동준 (183cm/90kg)
비슷한 유형의 선수: ?
필자의 예상 포지션: 불펜투수
정말 수없이 많은 양의 픽을 가져갔던 키움의 첫 대졸이자 마지막 픽은 바로 경남대학교의 정동준이였다.
경남지역에서 학원야구 시절을 보낸 정동준은 마산용마고등학교 졸업 후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진학을 선택했으나, 1학년을 마치고 경남대학교로 편입하여 2년을 보내고 올해 드래프트에 지명되었다.
대학에 와서 투수로 완벽히 전향한 케이스이고, 미국에서 신분조회가 왔었다는 이야기가 있을정도로 재능 자체는 출중한 선수라는 전문가들의 평가.
투구폼을 봤을때, 우완 정통파의 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디셉션이 상당히 인상적이여서, 타자들이 편안하게 상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투수라고 할 수 있다.
최대 151km까지 기록해봤으며,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를 구사할 줄 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닝 소화수 대비 사사구가 조금 높았던 작년에 대비하여, 올해는 훨씬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사사구 수를 낮춘것이 상당히 고무적으로 보인다고 할 수 있을 듯.
투구폼을 봤을때 약간 거친면이 없지 않아 느껴지지만, 특유의 디셉션 동작을 이용한다면 하위라운더 치고 꽤 쏠쏠한 픽이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이 드는 선수이다.
올해 키움이 뽑은 대부분의 투수들이 그러하듯, 이미 피지컬이 다 완성되어있고 길어도 1년안에는 육성으로 승부를 보고 1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고,
특유의 투구폼과 대학시절 소화했던 이닝을 생각한다면 선발보다는 불펜이 맞는 핏으로 보인다.
정말 이 이상 육성할 것이 있을까? 싶은 대졸 즉전픽. 본인 스스로도 낮은 라운드, 아직 미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계속 1군이건 프로건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한줄평: 나름 네임드 대졸픽
드래프트 총평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그리고 키움이 달려나가고 있는 방향을 보면서, 키움의 행보는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행보라고 말하고 싶다.
리툴링도 해보고, 윈나우도 해보고, 그리고 리빌딩도 화끈하게 진행중인 키움의 방향성은 다름아닌 2026을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매년 윈나우를 노려야하고, 단 한 해라도 성적이 좋지 않다면 관중수가 바닥으로 떨어질 수 도 있는 일종의 '서비스업' KBO리그에서 키움이 보여주고 있는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행보는 확실히 남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키움의 전체적인 지명기조 또한 기존에 보기 힘든 기조라고 생각한다.
애초 KBO식 드래프트는, 주로 투수위주로 수급을 하고 타자는 복권을 긁어보거나 최대어급만 노려보는게 대다수인데, 키움의 올해 지명 방식은 또 그와는 반대되어 있었다. 투수는 조금이라도 육성에 시간이 덜 들 것 같은 선수 위주의 지명을 하고,
나름 상위 라운드인 2라운드부터 7라운드까지 2명을 제외하고 전부 야수로 도배했다. 이때, 전체적으로 달리기가 빠르고, 컨택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 위주로 뽑으며 키움이 육성해나가고자 하는 선수들의 방향은 다름 아닌 '단기간에 승부를 보겠다'라는 것임을 어필하는 듯 하다.
또한 하위라운드에서 투수들을 수집할때도, 대부분 실링이 높은 선수를 지명해서 재미를 보고자 하는 기존의 드래프트 풍토와 달리, 확실한 한 가지의 무기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프로에서 금방 통할 수 있다고 판단이 든다면 바로 뽑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애초 키움의 육성 방식이, '거대한 장점으로 단점을 덮어버린다'라는 식이라는 것을 생각했을때, 팀 육성 컬러에 꼭 들어맞는 부분이라고도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없고, 모든 선수들이 기대만큼 커줄 수 도 없다.
다만, 올해 뽑은 선수들은 최소한 한가지 씩은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고, 그 장점을 이용하여 어떻게 해서든 1군에 남겨 기용해보겠다 라는 생각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듯 하다.
만약, 올해 뽑은 선수들 중 단 3명만이라도 빠르게 두각을 나타낸다면, 키움이 목표로 하는 2026시즌 윈나우는 정말 꿈이 아닐 가능성이 있고,
이때 그 3명 중 만약 정현우가 그 안에 들어간다면, 단순히 2026시즌만 윈나우를 진행하지 않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선수들을 지명했고, 분명 아마야구 레벨에서 좋은선수들을 뽑아냈다. 반박할 수 없는 팩트가 맞다. 지명 자체에 S등급을 부여하는 것? 그것도 크게 논란이 되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드래프트를 키움이 어떤 자세를 갖고 임했는지 알고서 드래프트를 복기 했을때, 키움은 '안전한 길'이 아닌 '도박'을 선택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이다.
그 선택이 대박일지, 쪽박일지. 향후 2년안에 결과가 나올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