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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차 Jun 21. 2024

로직 프로를 구매하다

4년 차 개발자가 리뷰하는 로직 프로 11

오늘의 소비 요약


총 사용비용 : 29.9만 원

가성비 : 3 /5

재구매 의사 : 1/5

좋았던 점 : 음악적 지식이 없어도 작곡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능이 있다.

아쉬웠던 점: 기능이 있는데 내가 못 찾는 건지..? 될 것 같은데 안 되는 기능들이 가끔 있다.

(예: Automation에서 손을 너무 많이 써야 함. )



내가 학생 때는 노트북을 사면 MS의 기본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어 있었다. 소프트웨어를 돈 주고 산다는 개념이 낯설었다. 그맘때 나는 돈은 무조건 눈에 보이는 것으로 바꿔야 되는 줄로만 알았다. 돈을 쓰는 건 학교 앞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나 사 먹는 게 다였다. 무형의 것의 값은 놓치기 쉽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것처럼.  

 돈이 뭘까. 누군가는 웃음을, 기술을, 또 재미있는 이야기를 돈으로 바꾼다. 나는 직장 다니며 시간을 돈으로 바꾼다. 내가 가진 것 중 나의 시간이 가장 가치 있기 때문일까.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번 돈을 쓴다. 게다가 은행에서 1년 치 연봉(혹은 그 이상)을 빌려서 쓸 수도 있다. 설령 그게 나에게 없다 하더라도. 은행이 내가 돈을 버는 속도를(원/년)을 평가해 돈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은행은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보고 대출을 허가한다. 그래서 돈은 곧 신용이라고들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신용은 다음과 같다.

'내가 이것을 누릴 준비가 되었는가?'

신용은 곧 능력이라 생각한다. 능력은 실체가 없다. 나의 능력으로 얻은 돈은 또 누군가의 능력을 누리는데 지불할만하다.


지금은 돈을 주고 앱을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마땅히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을 시작하고 시간의 가치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의 시간이든 다른 사람의 시간이던 간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드는 노고를 안다. 일을 하며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개선해 나가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자원이 투입되는지 알게 되었다. 겉으로 규모가 작아 보여도 문제없이 운영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운영환경에서 얼마나 기상천외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지 알고 있다. 유저는 늘 개발자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직업병처럼 웹이나 앱을 보며 나도 모르게 '이 개발자 고생 참 많이 했겠다' 생각할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기획자가 의도한 대로 개발자가 개발한 대로만 사용하는 착한 유저가 되려고 노력한다.





 일을 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할 상황이 많았다. 새것을 익힐 때 나만의 노하우도 생겼다. 나는 주로 두 가지 사이트를 참고하는데, 해당 제품의(혹은 소프트웨어의) 공식홈페이지와 유튜브 검색이다. 유튜브는 주로 단계적으로 사용법을 익히고 싶을 때 사용한다. 잘 정리된 재생목록을 배속으로 훑어본다.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하고 나면 막혔을 때 빨리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식홈페이지는 해당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정 부분을 모를 때 찾아보면 좋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공식홈페이지에서 사용법을 제공한다. 또 질문을 올리거나 최신의 정보를 얻기 좋다.

가끔 이런 식의 접근을 일상생활에서 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여행 계획 세울 때. 첫 번째로 잘 정리된 유튜브 여행기를 쭉 한번 살펴본다. 영상을 한번 쭉 보고 나면 지역의 지명, 유명한 음식, 관광지 등이 익숙해진다. 이때 일정을 세우면 빠르게 계획을 짤 수 있다. 예약이 필요하면 가능하면 공식홈페이지를 통한다. 여행사나 타 업체를 끼는 것보다 일의 단계가 간단해,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 수월하다. 특히 항공권 같은 경우는 항공사 사이트에서 예약하는 편이 좋다.


로직을 구매하기 전에도 공식홈페이지를 살펴봤다. 마침 새 버전이 릴리즈 되었다. (!!) 거기다 AI를 도입했다고 하고 구독형 앱이 아니라 한번 구매하면 평생 쓸 수 있는 앱이었다. 덜컥 앱을 구매했다. 새 버전의 로직은 나 같은 음악 초보자들도 쉽게 노래를 만들 수 있는 보조 도구를 제공한다. 로직 프로 11의 기능 중 내가 가장 감명받은 기능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stem spliter

공식 사이트의 설명은 아래와 같다.

거의 어떤 믹싱 된 오디오 리코딩이든 드럼, 베이스, 보컬, 그 밖의 악기 이렇게 4가지 파트로 분할해 줍니다. 오래된 데모나 ‘음성 메모’에 담긴 미완성 아이디어로부터 다시 영감을 얻는 데 활용해 보세요. 분리된 트랙들 덕분에 각각에 필요한 이펙트 적용, 믹스 변경, 새로운 파트 추가 작업을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는 어떤 노래던 드럼, 베이스, 보컬, 그 외의 것 4가지로 분리해 준다는 것이다.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믹싱 된(완성된) 곡에서 한 가지 악기의 소리를 분리해서 듣기 어렵다. 드럼을 듣고 따라 찍어보려고 해도 잘 안 들릴 때가 많다. 그때 굉장히 유용한 기능이다. 또 보컬 소리를 활용해 리믹스를 한다던지, MR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


2. session players

공식 사이트의 설명은 아래와 같다.

어떤 노래에든 한데 어우러져 연주를 해주는 Session Players. 사실감 넘치는 베이스 라인, 키보드 반주, 드럼 그루브 등을 더하며, 당신의 디렉션을 바로바로 적용합니다.


이는 원래 로직에서 드럼만 가능하던 기능인데, 베이스와 키보드가 추가되었다. 만약 당신이 건반 초보라면 연주가 느릴 때, 기본 박자로 스케치할 때 사용하기 좋다. 나도 건반을 잘 치지 못해 멜로디에 맞는 코드를 찾을 때 애용 중이다.



더 많은 기능은 https://support.apple.com/ko-kr/guide/logicpro/lgcpf1472792/mac를 참고하시길.


내 통장의 잔액은 내 능력을 돈으로 바꾼 결과이다. 나는 나의 가치를 높이는데 이를 사용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로직을 사고, 간 김에 작곡도 배우기 시작했다. 하다 보면 나와는 전혀 맞지 않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막연하게 생각했던 흥미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

희미했던 영역을 정복해 깃발을 꽂는 일.

앞으로 나를 좀 더 선명하게 만드는 일에 아낌없이 투자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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