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말을 20년 넘게 들어본 적이 없다가 제가 좋아하는 Twitch(방송 스트리밍 서비스)의 한 스트리머가 종종 이 단어를 자주 쓰더라구요. 처음엔 나보다도 어린 분이 '무슨 저런 말을 쓰지?' 했었는데 쓰다보니까 오히려 친근감있게 되더라구요.
최근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사람에 치이는 일이 잦아졌어요. 물론 옛날과는 다르게 다들 편하고 친근하게 대해주는데 그걸 받는 입장에서 편하지 않으면 불편하다고 해야할까요?
군대에서 첫 직장을 시작한 저로써는 단체생활과 팀문화, 선후배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수백번, 수천번 혼나고, 깨지고하는 과정은 마치 아주 큰 대리석을 예술가가 세심하게 조각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랄까요? 이런 훌륭한 조각상을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좋은 작품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예술가' 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오늘은 다른 것을 말하고 싶네요. 바로 재료, '대리석' 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인 피카소가 와도 좋지 못한 재료를 가지고는 작품을 제작할 수 없듯이, 올바른 사람의 인생을 삶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건 사람의 본질인 재료이지 않을까요? 사람이 이런 재료들을 잘 갖춰졌는지 알아볼 수 있는 것은 간단합니다.
'행동' '언어'
저는 인생을 살면서 남에게 칭찬받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기적이거나 무관심하고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을 보며 '저렇게 살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며 최선을 다해 직장에서 근무를 했었죠. 굳이 해야하지 않는 일, 신경쓰지 않아도 될 일까지도 오로지 내 근무시간에는 완벽해야한다는 신념 아래에서요. 얻은게 참 많았습니다. 평소처럼 근무한다면 알 수도 없었을 지식들을 알 수 있었고, 틀에서 벗어난 상황들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기 때문에 팀장님들께 '예의 바른 사람', '책임감 있는 사람' 으로 보여질 수 있었죠. 하지만 늘 퇴근하면 녹초가 되어서 저의 온전한 삶이 없었습니다. 4년간 계속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몸과 마음이 성한 데가 없었고 또 다른 꿈이 있었기 때문에 전역을 했네요.
그 이후로 잃어버린 제 자아를 찾는데 집중 했어요. 그러다 우연찮게 '강녕' 이라는 단어를 듣고, 제 뇌리를 엄청나게 스치더라구요. 강녕.
일과 제 삶을 균형있게 조절하는 방법을 몰랐던 저는 전역한 이후로 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운 좋게도 그 당시에 제 주위에 좋은 형들과 누나, 친구들이 있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기회가 있었죠.
특히 인간관계를 힘들어하는 저에게(주위에서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흔히 말들을 했지만) 도움을 준 두 분이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유학을 했었던 형과, 군대에서 처음 만나 전역한 지금까지 연락을 주고받는 동생이죠. 종종 서로 연락을 하는 사이인데, 특히 이 동생과는 전역하면서도 연락을 기적으로 꾸준하게 하는 제가 싸랑하는 :-) 사이라 자주 만나려고도 합니다. 만날때마다 술 한잔 기울이며 서로의 희노애락을 부담없이 공유하고 다니죠.
그러다가 우연찮게 새로운 직장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입사하면서 다짐을 한게 있었습니다.
'강녕'있는 사람이 되자고
옛날 같으면 한 푼이라도 더 아끼자고 필요없는 물건들을 사지 않을텐데, 지금은 맥시멀리스트(?)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집의 인테리어를 중요시했고 제가 원하는 집을 꾸몄습니다. 이렇게 꾸미고나니 느껴지더라구요.
'와, 내가 지금까지 무슨 삶을 살았지?'
하루하루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즐겁고 요리가 취미이다 보니 내가 먹고 싶은 요리를 하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이러다보니 집에 애착이 생기고 평소엔 정리를 무지막지하게(?) 싫어하던 제 자신이 어느순간 정리가 생활화되는 사람으로, 그리고 자존감이 높아지고 또 다른 일을 진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직장에서의 큰 비중을 두지 않는것이죠. 사실 이게 처음에는 잘 안됐습니다. 처음 한 달 간은 예전의 습관이 돌아오고 그렇게 일하다보니 집에오면 기진맥진하는 생활이 반복되었죠. 특히 초창기엔 직장 적응기 초반이라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오죽하면 금연을 하는 중인데 다시 담배를 필뻔한 적이 여럿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사람마다 대하는 법이 다른것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뭐든지 적당히- 적절하게-... 그러다보니 지금도 자연스럽게 적응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