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이야기'그 사이'

by 더노리
벽돌사이를 돌로파는 놀이를 한다

벽돌사이를 파는 아이들

벽돌사이에서 가루를 찾아내었다


나는 돌이 좋다. 길을 걷다가 예쁜 돌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아이들이 이 돌을 가지고 놀면 좋겠다 싶다. 놀잇감으로 보인다. 이렇게 매일 돌은 내 손을 거쳐 유치원에 온 흔한 놀잇감이다. 어느 날 아이들이 벽돌사이에 가루를 파내는 도구로 돌을 사용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벽돌에 돌로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우연히 벽돌과 벽돌사이를 채운 메지를 발견한 아이들이 가루를 채취하기 시작했다.


메지는 벽돌사이나 타일사이의 틈을 메워주는 시공물이다. 반죽을 하여 바른다. 집을 지을 때 보수할 때 타일틈을 메우는 공사는 줄눈시공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돌로 메지를 파내는 놀이를 발견했다. 벽돌사이에 구멍이 뚫렸다. 그림 그리는 도구가 파내는 도구가 되었다.


돌은 아이들에게 훌륭한 비구조적 놀잇감이다.


나의 돌사랑


어릴 적 돌을 갖고 놀았던 경험 때문일까


산을 밭으로 만들려면 돌을 다 치워야만 한다. 매일매일 돌을 주워 밭가상으로 날랐다. 자연스럽게 돌은 나의 놀잇감이 되었다. 아버지가 돌계단을 만들 때는 작은 돌을 가져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다.


'둥근 것 말고 여기 들어갈 납작한 것으로 찾아오너라'


나는 여러 개를 찾아들고 가면 아버지는 이것저것을 끼워보시고 '옳거니' 하셨다.


그렇게 만든 돌계단은 우리 집 산과 밭을 이어주는 멋진 길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돌이 너무 좋다.



유치원동네를 산책하며 매일 주워온 돌이 가득이다. 더구나 돌 하나하나 주울 때마다 가졌던 마음과 돌모양이 다 기억난다.


나의 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아이들에게 전달되면 좋겠다. 돌들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창의력을 길러서 어쩌면 황금의 가치를 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이들이 돌을 갖고 노는 것을 보면 그저 좋다.


만져보는 것만도 돌은 놀이의 가치가 있다.


그렇다고 돌놀이를 강요하지도 돌로 노는 방법을 가르치지도 않고 그저 마루에 놓아둘 뿐이다.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자유로이 돌을 갖고 논다. 떼굴떼굴 굴리기도 쌓기도 하고 돌로 공깃돌 알까기 던지기를 하기도 한다. 밥놀이 반찬놀이도 한다.


돌과 돌 그 사이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돌놀이 흔적을 관찰해 본다. 어느 날 보니 나와는 다른 방법으로 돌을 쌓았다.


나는 돌탑을 크고 넓적한 돌들을 골라그냥 차곡차곡 쌓았었다. 그때마다 흔들흔들 쉽지 않았다.


아이들은 작은 돌들을 아래 두고 큰 돌을 올렸다.


동물 같기도 자동차 같기도 했다.


모양구성놀이를 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도 큰 돌 사이사이에 작은 돌을 넣고 쌓아보니..


돌이 쉽게 기우뚱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쌓인다.


아이들은 나의 스승이다.


아버지가 어릴 적 돌과 돌사이에 흙을 넣고 돌담 돌벽 돌계단을 만들었던 것이 떠오른다.


흙이 곧 지금의 천연메지였다.


우리에게는 사이가 필요하다.


삶도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다.



돌과 돌사이에도 적절한 공간이 있을 때 서로 무너지지 않고 잘 쌓인다.


작은 돌 위에 크기가 다른 큰 돌들을 올리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들은 몇 날 며칠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이다.


돌을 쌓으며 생긴 빈 공간이 오히려 더 튼튼한 돌탑을 완성시킬 수 있음을 나는 아이들의 놀이흔적으로 깨달았다. 무릎이 탁 쳐진다.


너무 친밀하면 무너진다. 적절한 관계란 바로 틈새를 메워줄 공간을 남겨둘 때 더 튼튼해진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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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쌓기 &거북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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