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에 대한 자원으로서의 그림책
독서국가 선포소식과 독서유치원에 대한 EBS 뉴스를 접했다. 책을 읽는 독서국가선포식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영어유치원 대신 독서유치원을 만든다는 뉴스는 나에게 조금 우려스러운 마음이 있다.
유치원은 놀이가 중요하고 놀이가 맞다.
2019년 놀이선포를 했었다. 대한민국 유아교육과정을 놀이중심 누리과정으로 대 개편했지만 여전히 상업성교육이 더 만연하고 있으며 놀이는 누구나 하는 형식적인 말이 되었다.
내가 보는 놀이중심 유아교육은 아직도 멀었다. 소신을 가지고 놀이중심에 열정을 갖고 아이들을 대할 전문 인력이 현장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 나라에서 독서유치원선포를 했으니 그림책과 도서관이라는 환경에 예산을 들일 것이고 영어유치원에도 아마도 영어독서법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그러나 유아기는 독서이전에 놀이다. 책으로 먼저 배우고 노는 아이들보다 모래밭에서 마음껏 놀고 산책을 하고 딱지를 접고 돌멩이로 탑을 쌓는 자연과의 놀이다.
놀이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행복과 몰입을 배워야 한다.
물론 그 소중한 놀이들을 하지 말고 독서를 하라는 뜻이 아닐 것이지만 어떤 틀을 꼭 유치원에 정책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틀이 너무 많다.
더욱더 틀밖으로 나와야 한다.
독서유치원이란 글자해독과 문해력을 길러 질문을 잘하는 아이들로 기르겠다는 국가의 의지로 보인다.
좋은 취지이지만 그림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기르고 억지로 만들기는 그리 쉽지 않다.
글자해독과 문해력이전에 놀이를 해야 한다.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 잘 노는 아이들은 책도 좋아한다.
독서유치원 독서국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림책을 일상에서 재밌게 접하고 읽고 상호작용하며 글을 쓰고 질문하는 독서문화이다.
놀이를 하며 나는 놀이문화에 공을 들였다. 20년을 가르치고 그 후 10년에 걸친 비구조적 놀이를 유치원의 문화로 형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원장과 교사 학부모와 유아의 변화가 필요했고 지금 아주 조금 그 문화를 경험하고 있다. 문화란 한번 형성되면 누적의 효과가 있음을 나는 알게 되었다.
작년보다 올해 아이들이 더 잘 논다. 아이들의 명석함과는 차이가 없다. 문화는 계승되고 저절로 배우는 그 무엇이다. 없어지지 않고 오래가는 것이 결국은 문화다.
유치원은 좀 더 놀이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나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그림책 활동도 수없이 많이 해왔다. 그리고 2017년 더노리유치원을 설립한 첫 해에는 그림책 활동 전시회를 했다. 그림책을 통한 놀이는 너무나 매력이 있다.
그 후 지금까지 매해에 두 달씩 그림책을 선정하여 질문목록을 만들고 재활용품으로 아이들이 직접 만든 소품을 이용하여 극놀이를 하고 있다. 노래극도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정답이 없는 놀이와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림책활동 외에 우리는 한 가지 놀이매체를 가지고 놀이를 쭉 만들어왔다. 병뚜껑만 가지고 한 달을 놀거나 휴지심만을 가지고 또 돌멩이만을 가지고 깡통만을 가지고 등등 어떤 물체의 특성을 이용하여 놀고 놀이를 만들고 만들기를 해왔다.
그림책은 그 놀이들을 뒷받침하는 자원이었다.
유아기에 책을 많이 읽고 독서유치원이 되는 것에는 매우 찬성한다. 나 또한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니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고 공부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좋은 접근이다. 수많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억지로 앉아있는 시간은 죽은 시간이다.
모두 앉아서 나를 바라보고 책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지만 아이들은 모두 흥미가 다르다.
틀이나 선포가 아닌 각자 가정이나 사회에서
책문화를 먼저 만들어가야 한다.
좋아하는 놀이를 존중하고 놀이에 대한 자원으로서의 그림책지원은 아이들에게 독서 문화로 자리 잡아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또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좋은 도구가 되어줄 것을 믿는다.
유치원을 설립하여 영어를 하지 않고 있다. 주변사람들이 놀랜다. 영어를 안 하는 유치원도 있다니 하면서... 그래도 나는 놀이에 소신을 가진다. 영어도 답이 있는 시간이다.
사과는 애플 등등 이것이 싫었다.
답이 없는 놀이가 최고다.
AI시대 영어유치원 독서유치원에 흔들리지 말고 나는 아이들과 여전히 할 수 있는 날까지 우리의 놀이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