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의대문제 강기정의 뚝심

갈등회피 나눠먹기 언발에 오줌누는 정책으론 결국 다같이 망한다

by 배훈천

강기정 시장이 옳다.

사실 전남권 의대를 꼭 새로 만들어야 하는지부터 생각해 볼 문제다. 이미 광주에는 전남대 의대와 조선대 의대가 있다. 정말 필요하다면 두 대학의 정원을 확대하는 방법도 있고, 붙어 있는 두 대학병원 가운데 한 곳을 전남 동부나 서부로 이전하는 방법도 있다. 더구나 광주와 전남은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전남에만 의대가 없다”는 주장도 이제는 명분이 약하다.

그럼에도 전남권 의대 신설이 이미 결정되었다면 제대로 된 의대를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순천과 목포에 반반치킨처럼 의대를 나누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2천 명 의대 증원을 밀어붙이던 윤석열식 발상만큼이나 우스운 일이다. 의대는 생명을 다루는 분야다. 최고 수준을 지향해야 한다. 지역 갈등을 피하겠다는 이유로 목포와 순천에 반반으로 나눠서 이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의대는 건물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교수진, 연구역량, 대학병원, 임상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어야 제대로 된 의대가 된다. 그래서 더더욱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갈등을 피하겠다며 동서로 나눠 50명씩 나누자는 발상은 결국 부실 의대 두 개를 만드는 길이다. 과거 서남대 의대 사례가 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의대는 교육도, 병원도, 연구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지역 갈등이 아니라 정책 철학이다. 갈등을 달래기 위해 여기 조금, 저기 조금 나눠주는 방식의 정책은 오래전부터 반복돼 온 지역정치의 병폐다.

이런 달래기식 나눠먹기 정책은 겉으로는 균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두를 약하게 만든다. 선택과 집중이 없는 균형발전은 아무 경쟁력도 만들지 못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지방소멸이다.

의대 문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광주·전남 통합 논의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수도권과 경쟁하려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여러 도시가 각자 조금씩 나눠 가지는 구조로는 절대 수도권과 경쟁할 수 없다. 권역의 중심도시를 중심으로 산업과 인구, 인프라를 집중시키고 교통망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공항 문제도 마찬가지다. 광주공항을 없애고 무안과 여수에 국제공항을 각각 운영하면 이용객은 분산되고 적자 공항만 늘어난다. 그러나 광주공항을 국제공항으로 키우면 광주·전남은 물론 전북과 충남 일부까지 포괄하는 서남권 거점공항이 될 수 있다. 이것 역시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정치는 표를 의식해 나눠먹기 결정을 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살아난 지역은 없다. 불편하더라도 선택해야 할 것은 선택해야 한다.

의대 문제에서 강기정 시장이 던진 질문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제기는 의대 문제에만 국한될 일이 아니다. 관문공항 문제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이미 결정되었으니, 하던 대로 편한 대로 가자는 식으로는 미래가 없다.

강기정 시장의 뚝심 있는 정책 행보 2탄은 광주공항을 호남권 관문국제공항으로 만드는 것이길 바란다.

의대 문제에 이어 공항 문제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 된다면,
강기정은 일개 시장 후보가 아니라
민중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지도자로 부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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