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진심을 들어보면 욕할 수 없게 된다.

교실에서 사연없는 욕은 없다.

by 별빛연구원 두콩쌤

제목을 쓰고 보니 마치 범죄를 옹호할 수도 있겠다 싶어 조금 고민되기는 한다.

하지만 나의 글은 언제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므로 그 이외에 범법행위를 용인하거나 형량을 감해주는 것을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서두에 쓰고 시작한다. 법은 사회규범의 최소한이라고 하지 않는가.


얼굴 보고 말하는 것은 서로의 신변을 아는 상태에서 서로의 근육떨림, 미묘한 표정 변화, 시간의 특성 등 말로 모두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의 종합이다. 그리고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말을 조심하면서 하고 설사 상대가 오해했다면 그것에 대해 바로 사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 공간은 쓴 사람과 읽는 사람이 전혀 어떤 시간과 장소도 공유하고 있지 않고 반응도 즉각적이지 않으며 활자화된 말이 주는 해석으로 인해 수많은 오해가 생기곤 한다.


그래서 온라인 공간에 글을 쓰는 일이 더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책을 출판하는 작가들이 용기롭다고 생각할때가 많다. 나의 의견을 드러내기 쉽지만 동시에 나의 의견을 드러내는 것이 어려운 사회. 모든 의견은 존중받아 마땅한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면 결국 머릿 속에 또아리를 틀다가 입 밖으로는 "저는 잘 모르겠네요." 나오곤 한다.


오늘의 제목처럼 어떤 표면적인 일이 일어났을 때 깊이 알게 되면 무작정 든 부정적인 생각을 지워버릴 수 있게 된다. 그 안에는 잘하고자, 잘해내고자 했던 애씀, 진심, 노력, 정성 그 감동적인 것 따위가 한데 엉겨

만들어진 나름의 사정이 우리의 순간을 비추기 때문이다.


특히 교실에 있다보면 더더욱 그렇다.

20명이 넘어가는 아이들 끼리 한 교실 20평 남짓한 공간에서 모든 온도와 습도, 생활 공간을 공유하며 살다보면 자연스러운 갈등이 생긴다.


아이들은 같이 싸우다가도 어떤 잘못이 일어나면 이르곤 한다.

"선생님, 얘 욕해요"

"선생님, 얘가 안한대요"

"선생님, 저는 그냥~했는데 얘가 ~요"


처음 교실에 왔을 때는 세상에 이럴수가 있나 싶었다.

어떻게 이렇게 예의없고 못된 아이가 있을 수 있지? 라며 혼자 혀를 내둘렀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존경하는 교장선생님꼐서 그러셨다. 아이들에게 어른의 가치판단의 잣대로 판단하지 말라고.

그렇게 한게 햑교폭력 제도라고.


사람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공감을 잘 하는 사람은 '나'의 범위가 넒은 것이라고.

그래서 아이들의 싸움을 어른들의 싸움이 아닌 정말 '애들 싸움;으로 바라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아직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전두엽이 발달되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들이고 미성년이라고 한다.


아이들의 언어 안에는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 '내 것을 뺏기고 싶지 않은 마음' 등의 다양한 감정이들이 산다. 초등학생은 기껏해야 13년, 1-2학년은 8-9년 밖에 살지 않는다. 만 나이로 하면 7~12년 가량밖에 살지 않았다. 말을 알아들은 지 넉넉잡아 3살부터라고 하면 아이들은 말한지 5년~7년밖에 안된 것이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고, 심지어 거기에 이렇게 말하면 다른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니까 나는 배려하는 말하기를 해야지? 이런 생각의 알고리즘은 너무 고급 버전인 것이다.


그렇다. 이 사실을 알고나니 아이들은 말을 배우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아이들의 시행착오와 성장을 발견해주는 사람인 것이다. 아이들을 깊이 알면 어떤 말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알게된다.


그리고 아이들의 언어를 바꿔준다. 지금까지는 그런 방식으로 말했다면 듣는 친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듣게 하고 앞으로 안하겠다고 한다. 안하겠다고 한다면 이것은 피지를 빼고 난 구멍이 된다.

생긴 구멍은 메워지지 않으므로 반드시 올바른 것을 넣어주어야 한다.


"화가 날 때는 내가~로 시작해서 말하는거야. 한번 해볼까?"

"들어보니 어때?"

"그래, '내가'로 시작해서 감정을 이야기하니 듣기 훨씬 좋지? 다음에는 이렇게 해보자"


이걸 100번 해야한다.ㅎㅎ 그리고 당장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나의 일이니, 횟수를 세아리지 않고 그냥 한다. 짜증낼 필요가 없다.

습관을 고치는 것, 행동양식을 고치는 것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물이 100도 까지 끓어낼 때

온전히 자신을 잘 태우더라도 주변의 환경에 의해 걸리는 시간은 다를 것이다. 갑자기 국지성 호우가 올수도 있기 때문에. 기껏 올려놓은 온도가 0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 너무 감사한 것은 아이들이 행동을 빠르게 교정해나간다는 것이다.

정말 어려운 것인데 스스로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받은 피드백을 잊지 않으며 혹시 친구가 똑같이 행동하더라도 "~야 ~해야지"라고 말해준다.


익숙해지지 말아야지. 아이들의 노력에 낯설게 고마워야겠다.

내가 문득 아이들의 행동에 질리거나 화가나는 순간이 온다면,

그것은 내가 그 아이들 간의 대화나 감정을 잘 몰랐거나 아이들의 성장 특성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그것을, 자세히 알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Beyond, 당장 나에게 들려오는 짜증 잔뜩 담긴 "선생님!!!"소리에 당장 감정 버튼이 눌리더라도

그 너머에 아이들의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귀 기울여보기로 다시 한번 짐짓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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