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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방주 Oct 18. 2024

ADHD 일기-17화(ADHD 이전)

정신건강의학과 문을 두드린 뒤 ADHD라는 진단을 받기 전까지......

2022년 8월 21일 일요일 날씨: 맑음

오늘은 집에서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드렸습니다. 교회가 비대면으로 전환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기 때문입니다. 부득이하게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린 후, 밥을 먹고 쉬었습니다. 정말이지 괴롭기 그지없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무기력해져만 갑니다. 이번 주에 결과가 나오니 그때 가서 보겠습니다. 그 후에 어떻게 할지는 그때 정해보겠습니다. 오늘은 기분이 우울하고 괴로웠으며 무기력해지기까지 했습니다.


2022년 8월 22일 월요일 날씨: 맑음

아침에 운동을 한 뒤 씻고 밥을 먹었습니다. 그 사이 부모님께서는 병원에 다녀오셨고, 고기를 사 오셨습니다. 점심에는 고기를 먹고 나서 쉬었습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답답합니다.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가서 보면 되니까, 그 뒤에는 이 일기를 손으로 쓰지 않고 컴퓨터로 작성하면 됩니다. ADHD 약을 어떤 것을 먹었는지, 얼마나 먹었는지, 몸 상태나 기분은 어떤지, 또 부작용은 어떤지 일일이 작성해야 합니다. 오늘은 평이했습니다.


2022년 8월 23일 화요일 날씨: 맑음 -> 구름

아침에 운동을 한 뒤 잠시 쉬었습니다. 하루 종일 무기력하고 기운이 없었습니다. 몸을 움직이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야 조금씩 기운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걸을 때도 기력이 없어서 몸이 상당히 무거웠습니다. 마치 좀비처럼 걸었습니다. 이를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감자 요리를 하는 것을 보고 한 번 해보았습니다. 결과는 실패였지만요. 그런데 요리사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속에 분노가 치미는 것은 왜일까요? 지금도 분노가 치밉니다. 오늘의 기분은 말 그대로 '분노'입니다.


2022년 8월 24일 수요일 날씨: 비 -> 흐림

아침에 비가 많이 내려서 아침 운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과 아침밥을 같이 먹고 집에서 쉬다가 책을 좀 읽었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 쉬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유튜브를 잠시 본 뒤에 이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비가 그쳤습니다. 이제 운동을 하러 나갈 것입니다. 이번 주 중으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질환이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일까요? 손글씨도 언젠가는 끝을 맺어야겠습니다. 앞으로는 컴퓨터로 일기를 작성하려 합니다. 오늘의 기분은 평이했습니다.


2022년 8월 25일 목요일 날씨: 맑음

아침에 운동을 하고 난 뒤 집에서 쉬다가 엄마와 함께 집 근처 마트에 다녀왔습니다. 점심때 고기를 먹었습니다. 백수 생활도 얼른 청산해야겠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내 질환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정말 답답해 미칠 노릇입니다. 살도 빼야 하고요. 어쨌든 내 문제부터 알고 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약에… 아니다, 됐습니다. 아직 속단하기 이릅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침부터 시작해서 일기를 쓰는 지금 순간에도 계속 우울한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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