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일기-64화(ADHD 진단 후)

ADHD 진단을 받은 뒤부터 편입학까지

by 겨울방주

2023년 01월 14일 토요일 날씨: 흐림


병명: ADHD


복용한 약 종류: 콘서타 OROS서방정, 브린텔릭스정, 인데놀정, 아티반정


투여로 인한 부작용: 없음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30분 뒤에 약을 챙겨 먹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아침 일찍 병원에 다녀오셨고, 저는 집에서 조용히 쉬었습니다. 점심 무렵 부모님께서 돌아오셔서 함께 식사를 나누고, 말씀을 읽은 뒤 다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저녁을 일찍 먹고, 시간이 되어 약을 복용했습니다. 문득 지난날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니, 조금은 더 나아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는 생각을 깊이 하는 일이 버겁게만 느껴졌지만, 이제는 단정 짓기 전에 한 번 더 멈추어 생각하는 습관이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그 변화가 내 안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됩니다. 우울함의 정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보다는 차분하게 행동하고, 차분하게 생각하는 데 마음을 두어야겠습니다. 완벽을 향한 집착은 결국 비이성적인 욕심일 뿐이며, 어쩌면 무지성의 극치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내려놓고, 조금 더 담담하게 살아가야겠습니다. 오늘의 기분은 그저 그런, ‘쏘쏘’한 하루였지만… 그 속에서 작은 성찰을 얻은 하루였습니다.



2023년 01월 15일 일요일 날씨: 흐림


병명: ADHD


복용한 약 종류: 콘서타 OROS서방정, 브린텔릭스정, 인데놀정, 아티반정


투여로 인한 부작용: 없음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30분 뒤에 약을 챙겨 먹었습니다. 교회까지 걸어가 기도를 드리고 예배에 참여한 뒤, 다시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점심을 먹고 집에서 쉬었으며, 저녁을 일찍 먹고 시간이 되어 약을 복용했습니다. 그 사이에는 영어 명언을 적으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요즘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내가 지나치게 현상을 뒤틀어 사고하는 습성이 있다는 것 말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많이 힘들어졌구나 하는 깨달음이 찾아옵니다. 음모론에 치우치거나 유사학문에 깊이 빠져들면 사고의 회로가 뒤틀려버리고, 결국 자가당착과 자기 합리화의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지난날 글을 써오면서 내가 전하고 싶었던 내용은 바로 그 뒤틀린 반지성주의가 얼마나 위험하고 나쁜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비록 글이 허술하고 다듬어지지 않았을지라도, 그 속내는 분명했습니다. 사고가 그렇게 뒤틀려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오늘의 기분은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쏘쏘’한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작은 성찰을 남길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2023년 01월 16일 월요일 날씨: 맑음


병명: ADHD


투여로 인한 부작용: 딱히 없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30분 뒤에 약을 챙겨 먹은 뒤 잠시 쉬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다시 요리를 하라고 말씀하셔서 마음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솔직히 요리는 제가 선택한 길이 아니었고, 그 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써온 과정에서 많은 잡음과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요식업에 종사하며 사고도 여러 번 치며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이제는 제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요리를 하라는 말씀을 들으니 화가 치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안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만족할 수 있는 길입니다. 요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버지께서 시니어클럽 일자리 신청에서 탈락하셔서 마음이 급하신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미 떠나온 길을 다시 걸으라고 하시는 것은 제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도 글을 쓰고, 영어 회화문과 명언을 적으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어 법전을 필사하고, 저녁을 일찍 먹은 뒤 30분이 지나 약을 복용했습니다. 이렇게 일기를 쓰며 하루를 정리합니다. 독서와 말씀 읽기로 오늘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정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스스로 정할 것입니다. 제 길을, 제 인생을. 오늘의 기분은 분노, 그야말로 ‘그 잡채’였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제 의지를 다시금 확인하는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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