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달리오 '원칙' 리뷰
벌써 한국에 온지 두달이 넘어갔다. 그 동안 나는 뭘했을까? 프랑스 가죽가방 브랜드의 프랑스인 이사님과 미팅을 하며, 또 영어강사로 일을 하며 취업과 커리어를 고민하고, 그 동안 미국에서 구하기 어려워 읽지 못했던 한국 책들도 다양하게 읽었다. 아침과 밤 시간은 수업시간으로 정해 수강생들을 가르쳤고, 낮에는 사업구상이나 어떤 분야에 취업을 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이상하게도 몸은 편안하게 누웠는데, 머리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머릿속이 정리가 안되면서 불편해졌다. 그와 동시에 걷잡을 수 없는 무기력감이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치않게 카페에서 익숙해보이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바로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사람, 레이 달리오의 책이었다. 이 사람의 책이라면 내 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목차를 보면서 나를 구제해줄법한 챕터를 찾아서 빠르게 읽어보았고, 그 내용들은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건전하고 힘든 진실을 선택하거나, 편안하지만 해로운 망상을 선택할 기회에 직면 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건전하고 힘든 길을 선택하면 고통은 곧 기쁨으로 바뀐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다.
-레이 달리오의 '원칙' 중-
그렇다. 나는 이제껏 낮시간동안에 침대 위에서 편안하지만 해로운 망상을 선택해왔다. 그게 편하니까. 하지만 그 하루의 마무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 그리고 '이렇게 살고 있는 게 괜찮은건가?' 하는 회의적인 질문과 함께, 내 마음은 우울감으로 잠식되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켜 생산적인 일들을 한 날은, 예를 들면 에세이를 조금 더 쓰거나, 와인/패션과 관련된 글쓰기를 더 연구해보는 것 등, 할 때는 이런저런 고통을 참아가며 했지만, 그 하루의 끝은 위 책내용에서 말하는 것처럼, 마치 그 동안 있었던 고통들이 기쁨으로 환원되듯, 역설적이게도 굉장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게 마무리되었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피어오르면서, 나의 의지력이 다시 올라오고 있었다.
사람은, 아니 적어도 나는, 매일 어떤 책을 통해서 동기부여를 받아야 할만큼 게으르고 우매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라도 겸손해야 발전할 길이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전에는 동기부여에 관련된 것들이 다 내용이 비슷하다는 이유, 그리고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두 번 볼 필요가 없는 것으로 여겼던 나를 반성해야겠다. 그리고 다시 전진해야겠다.
당신은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계획에 따라 실행하기 위한 자기 수련이 필요하다. 달성해야 할 목표와 업무 사이의 연관관계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유를 모르면 틀림없이 목표를 잃게 될 것이다.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알고는 있지만, 우리는 잊고 지낸다. 그걸 잊어버리면 계획을 이행하려는 의지 또한 쉽게 무너지게 된다. 진행되고 있었던 그 찬란한 인생의 계획과 꿈들은 잊혀지고 다시 반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든간에 그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스스로 답하고 명심하며 의지력을 다시 세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