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카맨 에세이 #1
중간고사가 끝나고 다들 여러 마음으로 여유를 즐길 무렵, 그 여유를 철학적 사색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나는 독서 모임을 통해 동료 학우들과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한충수 교수님과 함께 하이데거의 문장들을 톺아보며 실존주의 철학에 대해 사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이 독서 모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본 독서 모임은 이공계 공부를 하면서도 인문학적 분야, 곧 문학, 역사, 철학에 관해서 같이 사색하며 시야를 넓혀 가자는 목적을 갖고 같이 사색하며 토론하는 독서 모임으로, 정윤재 학우(전산학부 21)를 필두로 작년에 KFV(KAIST Future Vision)라는 이름을 갖고 만들어졌다. 올해 봄학기 독서 모임에서는 앞서 언급한 한충수 교수님의 <실존의 향기> 라는 책을 갖고 사색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다시 돌아와서, 한충수 교수님과 함께 한 지난 모임에서는 <실존의 향기> 4장과 5장, “실존의 호기심”과 “실존의 결단”을 읽고 의견을 나누고, 저자 한충수 교수님께도 해설과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발제를 통해 책에서 나온 내용을 기반으로 논의할 내용과 질문사항들을 정리하고, 발제된 내용에서 나온 질문들에 대해서 논의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후 추가적인 질문과 함께 교수님의 해석과 의견을 듣는 순서로 독서모임을 진행하였다.
지난 모임에서 진행한 “실존의 호기심”과 “실존의 결단”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실존의 호기심”에서는 호기심이 실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하이데거의 철학에 관해서 보았다. 하이데거는 호기심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지 못하고 대상을 얕게만 경험하게 하는, 곧 무정주성의 성질을 지닌 것으로, 곧 이는 하나에 대해서 깊게 사고하지 못하게 하는 성질을 가진다고 보았다. 실존주의 철학에서 “실존함” 이라는 것을 위해서는 자신이 주도하는, 주체적 삶의 태도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하나에 대해서 깊게 사고하지 못하고 여러 대상과 상호작용하는 것은 외부의 영향에 많이 흔들린다고 보아, 주체적인 삶의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 것이다. 다만, 이러한 하이데거의 지적에 대해 한충수 교수님께서는 경탄을 호기심의 한 갈래로 해석하면서, 호기심의 전부가 하이데거가 우려하는 무정주성을 지닌 성질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을 책을 통해 밝혀 주시기도 했다. 또한 얕은 호기심을 통해서 집중할 하나의 주제를 찾는, 곧 탐색의 관점에서의 앝은 호기심은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고, 이에 대한 논의 또한 같이 진행하기도 했다.
“실존의 결단”에서는 결단이 실존주의에서 가지는 의미를 사색한 하이데거의 문장에 관해서 보았다. 하이데거는 결단을 볼 때, 결단을 내리는 그 순간만이 아닌, 결단을 내리기 위해 수반되는 전 과정을 모두 보았다. 결단을 위해 필요한 책임과 이에 수반되는 불안의 태세, 결단을 내리기 위한 자기 자신을 위한 계획 전체를 수반하는 전 과정에서, 실존적 양심에 따라 각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 실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이데거는 말한다. 여기서의 결단에 의한 책임의 범위를 자기 자신뿐이 아니라 공동체, 더 나아가서는 인류 전체에 대한 책임까지도 수반할 수 있다는 것에서, 각 범위에 따른 실존적 양심의 차이를 더 나아간 질문으로 같이 논의를 진행하였다.
본 독서모임을 통해 위와 같은 철학적 사색을 즐기며 시야를 넓혀가고 있다. 부족하지만 이러한 철학적인 사색이 나중에 어떤 방식이 되었던 연구나 삶을 살아가는데 넓은 시야를 제공할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 전공서적 말고, 다양한 인문서적 등을 읽으며 여유를 가지는 시간을 가져보는것도 모두에게 좋을 것으로 생각하며, 도서관 4층에서 다채로운 인문서적을 찾아보는건 어떨지 추천한다.
- 장주하 멤버 (물리학과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