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ranaim Lee
Nov 2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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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파동으로 신에게 도달하며 그것이 옳은 방향으로 혹은 신의 기준에 옳은 방향으로 이끄시는 것을 체험할 수도 있겠지만 기도하는 자에게도 파동과 각인으로 전달된다 그 소리와 생각이 스스로를 변화시켜 이뤄질 수 있도록 이끈다 그렇기에 스스로 간절한 노력 없이 기도만을 바란다고 이뤄지지도 않고 간절한 노력만 한다고도 이뤄지지도 않는 것이다 나의 바람과 신의 바람이 일치할 때 이뤄지는 것이 기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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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 때마다 타로를 본다고 누구는 점이라고 신앙을 가진 사람이 점을 본다고 타박할 수도 있겠지만 나라는 인간은 성격이 급해서 청사진을 보여주지 않으면 풍랑 가운데 뛰어들 인간이라 타로를 본다 보지 않고도 풍랑 가운데 잠잠할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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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가장 힘들었던 요 몇 년간 앞이 캄캄할 때 기도는 어둠 가운데 등대가 되어 줄 뿐 지도가 되어 주지는 못했다 지도는 고사하고 지도자가 될만한 목회자도 드물거니와 멘토 역시 내 분야를 꿰뚫고 있는 것도 기도로 미래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본인 인생 살기도 퍽퍽한 세상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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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를 보면서 일관되게 나온 방향성은 지금 하는 일을 놓지 말고 인내해라 일이 많이 들어오니 건강 조심해라 해보지 않은 일이 들어와도 해봐라 등의 리딩이었고 매번 승리 카드만 나왔다 이것은 긍정의 힘으로 작용했고 수동적이던 내 삶의 키를 잡아줬다 그렇지만 결국 노를 저은 것은 나 자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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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유튜버도 만났고 인맥이 많은 촬영감독도 만났고
미디어 회사 대표들도 만났고 진행과정 중에 딜레이 되는 작품도 있고 미팅 과정 중에 내년으로 넘긴 일도 있고 투자 진행 중에 중지된 일도 있고 이미 진행되는 일도 있지만 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어쩌면 바람과 풍랑은 그분의 몫이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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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여러모로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다 웃어주고 친절하게 대하니 뒤에서 여자라고 함부로 대하는 인간들도 한 다스였고 안되는 상황을 되게 하라거나 뜻대로 안되니 엎어버리는 상사 덕에 치아가 다시 무너졌고 늙은 아재들의 주제도 모르는 집적거림에 왜 사나 회의감도 여러번 들었고 플러팅하는 남자들마다 다 예쁘다 섹시하다 벗어봐라 벌려봐라 헛소리해대서 여성으로 태어나면 머저리들 틈에서 인내하다가 제 명에 못 죽을 것 같다는 생각, 진행되던 아이돌 웹드는 진행할 거니까 기다려라 다른 웹드는 OTT 계약 가능하대서 대본 보냈더니 미디어쪽 돌고 있고 딴 곳에선 기획안 좀 보내달라 대본 있으면 내놔라 다 내놓으라고만 해대고 나한테 다들 요구만 하지 본인들은 계약서조차 내놓을 생각을 안 하니까 인간에 환멸이 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회사는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것이 나를 벼랑으로 몰고 있었지만 흐름에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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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계약하는 운이 들어온다 11월을 넘기지 말고 잡아라 애정 하는 세 명의 타로리스트가 안 빠지고 비슷한 결로 리딩 하길래 그래 뿌려놓은 거 많으니 하나만 터져라 간절히 원했다 진행되던 모든 일들이 청바지 밑단처럼 질질 끌려 내 영혼까지 너덜거리기 직전이었으니까 11월 중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제안이 왔고 11월 말에 계약을 마쳤다_천재라는 송구한 칭찬과 함께_것 봐 타로가 안 맞잖아 해야 하는데 실망스럽게도 잘만 맞는다
일이라는 것은 준비된 곳에 투입되는 거지
준비되지 않은 일에 나를 갈아 넣는 게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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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에는 <원 소스 멀티 유즈> 말고는 답이 없다 시나리오로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게임까지도 내다보고 싶다 처음 시나리오 써보던 2010년부터 지금까지 쓰고 또 쓰면서 나는 이 길을 가야 하는 사람이구나 길에 대한 확신뿐이었다 그때 내 시나리오를 보고 이거 한국에서 제작되기 어렵다 했지만 이제는 가능하고도 남은 시대가 도래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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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의심하던 시기가 지나고 나니 이제는 스스로 확신하는 지점에 도착했다고 본다 무엇을 어떻게 볼지 버릴지 살릴지 뭘 건네고 뭘 건네받아야 할지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 어떤 것을 먹고 어떤 것을 뱉어야 할지 의심이 맞는지 믿음이 맞는지 말과 상황 그 너머의 본질을 꿰뚫는 지점에 득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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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독립이나 단편영화를 위해
기획안을 넣고 진행하는 일도 여전히 나의 몫이고
시집을 내기 위해 문예지에 투고하는 일도 멈추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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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나는 포장지를 벗기고 상자를 연다
그곳에 선물이 들어있는지 독사가 들어있는지
혹은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는지 내 눈으로 확인해야
끝을 내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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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니까 알면서도 눈감아 주고 품어 줄 수 있는 어머니가 되어가고 있다 이것이 이 지옥 같은 구렁텅이에 살면서 남아있는 인류애라면 그저 신에게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