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를 검색하다
<김선우를 검색하다>
한참 잘 나가는 시인 김선우를 찾느라 인터넷 검색창에 김선우를 쳤더니, 젊고 우람한 프로야구 선수 김선우가 얼굴을 내밀더군. 영혼을 짜내어 시를 써놔도 돈이 되지 않는 시詩는 몸값만 억억 해대는 프로야구 위력에 이름도 못 내밀고, 야속한 생각에 시인 김선우라고 고쳐 다시 검색해 봐도 시인이란 시를 쓰는 사람, 김선우는 여전히 프로야구 선수
이 시대가 요구하는 근육이나 만들어 볼 요량으로 아들 녀석의 야구공을 꺼내 공터에서, 온몸을 부풀려 김선우처럼 공을 던졌더니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 야구공, 어느 집 호화로운 유리창을 단박에 박살 내더군. 고함소리 팽개쳐 두고 한달음에 도망쳐 와 얼른 김선우를 집어 들었지.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집의 꽉 닫힌 창문 하나 기세 좋게 박살내고 도망쳐온 내게 시인 김선우가 "그까짓 것 그까짓 것" 하면서 등을 두드려 주고, 야구공보다 단단했던 내 마음은 비로소 가벼워져 출렁대더군. 거참, 신통하기도 하지. 대체 시가 뭔지...
/외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