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書 04

자작시 <난해시론 No.1 _ 노인과 지게>와 해설

by 외별

<難解詩論 No.1 _ 노인과 지게>


1
노인을 안고 있는 지게는, 늘 길 위에서 졸고 있다

지게는 제 살을 게워내고 땅을 밟고 모든 것을 게워낸 지게도 무게는 있고


2
바다 새들은 새벽에 잠들지 않는다


3
새벽의 등 뒤에서 지게는 새가 된다

새를 부려놓는 노인은 이미 시간이다
빈 지게처럼


4
노인이 새벽을 걸어 지게가 되고
지게는 노인이 벗어놓은
노인의 아버지가 되는


/畏瞥/



<자작시 해설>


이 시는 난해함을 표방한 것이 아니라, 시간–노동–존재의 계보를 총 4단계의 전이 구조를 사용하여 극도로 응축한 시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의미를 푸는 해설”이 아니라, 의미가 작동하는 구조를 드러내는 독해로 읽어보기 위함입니다.

우선, 이 시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전체 핵심 명제는 '지게는 노동의 도구가 아니라, 시간을 짊어진 육체이며, 노인은 개인이 아니라, 세대를 통과해 온 시간 그 자체다.'라는 것입니다

이 시에서 주체는 끊임없이 서로를 전도(轉倒)합니다.
노인 ↔ 지게 ↔ 새 ↔ 시간 ↔ 아버지
이들은 비유가 아니라 상태 변화입니다.

1. 을 보겠습니다

/노인을 안고 있는 지게는, 늘 길 위에서 졸고 있다/

보통의 경우 노인이 지게를 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지게가 노인을 안고 있다. 이미 주체와 객체가 뒤집혔습니다. 또한 '졸고 있다’는 말도 중요합니다. 이는 멈춤도, 휴식도 아닌 반(半) 의식 상태입니다.

지게는 길 위에 있으나, 깨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노동은 끝나지 않았으나, 의미는 소진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서, 살아 있으나 더 이상 “의지로 살지 않는 육체”를 의미합니다.

/지게는 제 살을 게워내고서 땅을 밟고,
모든 것을 게워낸 지게도 무게는 있고/


여기서 “게워낸다”는 표현은 매우 잔혹하고 정확합니다. 노동은 자기 자신을 토해내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다 토해내도 무게는 남는데 이 무게는 물질이 아닙니다. 시간의 잔여물, 혹은 세대의 관성입니다.

2. 을 보겠습니다

/새들은 새벽에 바다처럼 잠들지 않는다/

이 연은 짧지만, 시 전체의 존재론적 분기점입니다.

사용된 상징과 은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바다 ---> 깊고, 수평적이며, 잠든 존재
새 ---> 얕고, 수직적이며, 깨어 있는 존재

즉, 노동의 세계(지게/노인)는 바다 쪽, 전이의 세계(새)는 잠들지 않는 쪽이며, 새는 다음 상태로 넘어갈 가능성입니다.

3. 을 보겠습니다

/새벽의 등 뒤에서 지게는 새가 된다/

이 문장은 이 시의 변신 선언입니다. '새벽'은 경계 시간을 의미하며 '등 뒤'는 인식되지 않는 순간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변화는 의식되지 않을 때 일어납니다.

'지게'가 '새'가 되는 것은 해방이 아니라 형태의 이동입니다.

/새를 부려놓는 노인은 이미 시간이다/

빈 지게처럼 여기서 노인은 더 이상 개인이 아닙니다.

“이미 시간이다” 즉, 노인은 살아온 존재가 아니라, 지나가게 만드는 힘을 말하는 것이면 “부려놓는다”는 새조차 의지적으로 날지 않는다로 해석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그리고 “빈 지게처럼”은 다 짊어지고 나서,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습니다.

4. 을 보겠습니다.

/노인이 새벽을 걸어 지게가 되고/

지게는 노인이 벗어놓은 노인의 아버지가 되는
이 연은 세대의 순환 구조를 드러냅니다.
(노인 → 지게) (지게 → 아버지)
즉, 아버지는 한때의 노동이며 노동은 시간이 지나면 아버지가 된다. 여기에는 감상도, 미화도 없습니다. 오직 계승되는 짐의 구조만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목과 부제의 의미를 보겠습니다
제목에서 사용된 <難解詩論 No.1>의 의미는
이 시는 “시”이면서 동시에 시론(詩論)이라는 선언입니다. 즉, 의미를 전달하는 시가 아니라
의미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진되는지 보여주는 시라는 의미입니다.

나의 필명 중에서 하나로 사용되는 /畏瞥/은
(畏 : 두려워하다, 瞥 : 힐끗 보다)로서 차마 오래 바라볼 수 없는 진실을, 잠깐 스친 시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 시는 바로 그런 것을 다룹니다.

위에서 분석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이 시는 우리가 모두 언젠가 지게가 되고, 아버지가 되고, 시간이 되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서, 요약하면 노동이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인간을 통과해 노동이라는 형상을 남긴다는 사실을
조용히, 그러나 피할 수 없게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외별/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