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書 06

적멸寂滅 _ 독감毒感

by 외별

<적멸寂滅 _ 독감毒感>

1.
의치義齒로 읊조린 詩들이 거리에서 수졸守拙하고, 완장脘章을 찬 개들은 죽은 시인의 살점을 물고 골목으로 사라졌다. 초조하게 개의 그림자를 좇던 저녁달이 죽은 시인의 골방 문을 밀고, 시인을 잃은 장판지는 즐비한 곰팡이로 개에게 바치는 헌화가를 썼다. 식은 시(屍)를 뜯던 개들은 목에 걸린 낡은 문장을 가래로 뱉고, 앙상하게 뼈다귀를 내놓은 사람들이 체온을 잃고 개를 따라 골목길을 기었다.

詩가 죽고, 時가 죽고, 視가 죽고, 거리엔 독감이 번지고, 개의 음울한 하울링 소리만 시간 속에서 녹슨 칼날처럼 멍들어갔다.

2.
만장輓章같이 나부끼던 백골들이 모여서
개들이 뜯다 남긴 시인의 살점을 안주로
아포리즘을 읊고 있었다.

팬더믹이 농후한 광장이었다.
.
.
/15-01-2026/畏瞥/퇴고 2차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