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_ no 20

역설의 자객, 동백

by 외별

<역설의 자객, 동백>


곱디고운 꽃을 보면서
왜 슬픔을 떠올려야 하는지,
하얀 목련도 그렇지만
동백은 칼을 문 자객이다


하기야,
꽃이 슬픈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슬픈 것이겠지만,
어쩐지 모가지를 통째로 떨구는
저 꽃의 자진自殄은
붉은 비명


보라, 동백꽃 가득 실은 상여 하나
산으로 가지 않는가?


아찔한 봄날에
상여가 산으로 가는 것은
동백이 서둘러지기 때문이다


/외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