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가 감자칩일 줄은 몰랐지

ㅁㅋㅌ 분석 일기 1


브런치에 첫 발을 디디며


이번 글은 내 인생 첫 브런치 글이다.

기념하는 마음으로,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플랫폼에서 느낀 감정들부터 먼저 꺼내보고자 한다.


처음 브런치에 가입했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한 문구는 “서랍 속에 간직한 감성과 이야기를 꺼내 글을 써보세요”였다. 그리고 글쓰기 창을 열자마자, “커피 한 잔 마시기 좋은 오후입니다. 글을 써보세요”라는 문장이 또 한 번 나를 반겼다.


이런 문장들 속에서 나는 플랫폼의 이름인 Brunch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늦은 아침과 이른 오후 사이의, 나른한 햇살이 창문을 스칠 때쯤. 커피 한 잔과 함께 천천히 생각을 풀어내는 그 시간. 이 공간은 그런 풍경을 자연스레 상상하게 만든다.


브런치는 이름, 분위기, UI/UX까지 모든 면에서 일관된 톤을 유지하며, 마치 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감각적인 경험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처럼 브랜드 이미지는 단지 겉모습이 아니라, 세심하게 설계된 디테일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사용자 경험을 통해 완성되는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느꼈다.


나는 아직 현업에서 마케팅을 경험해 본 적도 없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연구자도 아니다.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피, 땀, 눈물을 흘려본 기억은 없지만, 전공 수업과 책 속에서 배운 이론들을 곱씹으며 조금씩 관점을 키워가고 있는 한 명의 대학생이다.


언젠가 실무에 뛰어들게 되면, 지금의 이런 감정과 시선들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공부와 관심, 내가 알고 있는 이론들과 생각들을 이곳 브런치에 조심스레 남겨보려 한다.


내가 지금까지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은 ‘글을 쓰는 일’ ‘생각을 정리하는 공부’다. 그래서 앞으로는, 인상 깊게 본 마케팅 사례들 속에서 배운 이론들을 연결해보고, 그 안에서 나만의 해석과 질문들을 던져보려 한다.





오늘 이야기해볼 마케팅 사례는 크레오파트라 감자칩 광고이다.

(광고 영상)


광고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조금 놀랐다.
익숙한 멜로디 속 주인공이 ‘감자칩’이라는 걸, 나는 이 광고를 보고 나서야 처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클레오파트라 게임의 노래를 외치며 웃고 떠들던 기억은 여전히 또렷하지만, 정작 그 노래가 어떤 제품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오랜 의문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풀리는 그 순간, 통쾌하면서도 묘하게 유쾌했다.


바로 그 느낌이, 이 광고를 더 들여다보고 싶게 만들었다.
크레오파트라 광고는 특히 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왜 그럴까? 지금부터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보고자 한다.




1. 광고 구조와 소비자 기억: 왜 기억에 남는가?


1) 감정적 연결과 향수(Nostalgia)

크레오파트라 광고는 흑백의 질감이 살아 있는 1983년 원본 광고를 리마스터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화면 속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상징적 인물, 故 이주일 씨가 등장하고, 곧이어 현재의 젊은 세대(학생들)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과거와 현재, 익숙함과 새로움이 교차하는 이 장면은 단순한 향수가 아니다.

광고는 부모 세대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자녀 세대에게는 신선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세대를 잇는 감정의 다리를 놓는다. 이를 통해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감성적 소구(Emotional Appeal)의 전형을 보여준다.




2) 반복과 브랜드 자산 활용

40년 동안 쌓여온 브랜드의 역사와 상징성, 그 자체가 크레오파트라 감자칩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다.

브랜드는 이 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반복 노출을 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다.


특히 학창 시절 친구들과 ‘클레오파트라~’를 외치며 놀던 기억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 어느새 한 세대의 공통 기억이 되었다. 그 멜로디 하나만으로 웃음 짓게 되는 순간, 브랜드는 이미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를 잡은 셈이다.

광고는 이 친숙함을 훅 들어오게 만든다. 익숙하지 않은 과자인데도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그 오랜 시간 축적된 감정과 반복 노출의 힘 덕분이다. 유튜브, TV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이 반복은, 브랜드 인지도를 효과적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





2. “세상에서 __ 가는 포테이토칩” 빈칸 효과


혹시 광고 속 ‘클레오파트라’ 노래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살짝 다르다는 걸 눈치챘을까?

익숙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어색한, “세상에서 __ 가는 포테이토칩”이라는 문장은 사실 광고 심의 규정 때문에 ‘제일’이라는 단어가 빠진 결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결핍이 오히려 머릿속을 맴돈다. 듣고 나면 괜히 다시 한번 떠올려보게 된다. 왜일까?

그 이유를 나는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

인간은 미완성된 정보를 접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그 빈칸을 채우고 싶어지는 성향을 가진다.

“세상에서 __ 가는 포테이토칩”처럼 일부러 비워둔 문장은 우리 뇌를 간질인다.

결국 그 빈칸을 채우기 위해 계속해서 메시지를 되새기게 되고, 그 결과는 강한 인상과 기억으로 이어진다.


2) 소비자 참여와 자기참조 효과(Self-Reference Effect)

뿐만 아니라, 이 과정은 자기참조 효과(Self-Reference Effect)까지 유도한다.

소비자가 그 빈칸을 스스로 채우며 자신의 기억이나 경험을 끌어오게 되는 순간, 광고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개인적인 의미를 지닌 메시지로 자리 잡는다.


익숙하지만 비어 있는 멜로디, 다 말하지 않았기에 더 선명해지는 문장.
광고는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이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