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드라마 <금수저>
“금수저로 인생을 훔치다.” 누군가의 인생이 부러워 그 사람의 인생을 훔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쯤은 “금수저였다면”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우리는 부와 권력에 따른 사회적 계급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를 표현하는 단어들 중 하나가 ‘금수저’ 일 것이다. 금수저란 부유하거나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가정에서 태어나 경제적 여유 따위의 좋은 환경을 누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은수저, 흙수저라는 표현도 있다. MBC는 지난 9월 23일 이러한 의미를 가진 금수저를 제목으로 한 드라마를 방영했다.
이 드라마에서 금수저는 부와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투영하는 매개로써 욕망을 증폭시키며 동시에 이를 실현시켜준다. 흙수저인 주인공은 한 할머니로부터 부모를 바꿀 수 있는 금수저를 산다. 초반에는 이 금수저를 의심하지만 결국 돈에 대한 욕망으로 부모를 바꾸는 선택을 한다. 그렇게 가난했던 주인공은 한순간에 금수저가 된다. 부모의 소중함을 느끼고 다시 돌아가기도 하지만 가난의 벽 앞에 또다시 무력감을 느끼며 이전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된다.
드라마 시청 과정에서 우리는 “역시 돈의 힘이 크구나” 싶은 생각과 동시에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부모를 버리나” 하는 생각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이 공존하는 이유는 드라마와 달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는 금수저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에는 금수저가 존재하지 않기에 금수저의 인생을 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음에도 현실에 순응한 채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만약 주인공처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금수저를 갖게 되고, 또 이를 직접 경험해봤다면 현실에 순응할 수 있을까? 주인공을 통해 볼 수 있듯 아마 어려울 것이다. 주인공은 지독한 가난으로 인해 자신의 부모는 물론 자신까지도 바꿨다. 그리고 이를 통해 부와 권력의 힘을 경험한 그는 더욱더 욕망이 증폭된다.
그렇다면 돈 앞에 작아지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돈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것일까. 아마 돈이 주는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드라마의 주제는 부와 권력의 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회적인 계급이 존재하는 현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고 본다. 빚 독촉에 시달릴 정도로 가난한 인물과 다른 금수저들도 부러워할 만큼의 부와 권력을 가진 인물의 삶을 대비하여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돈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금수저를 통해 흙수저와 금수저로서의 인생을 경험하며 욕망과 이성 혹은 부와 가족 사이에서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돈 뒤에 가려진 그 외의 소중한 존재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금수저>는 총 16부작으로, 본 비평문 작성일을 기점으로 8회 차까지 밖에 방영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시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우리에게 하나의 분명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당신의 손에 금수저가 쥐어진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