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유연성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나답게 사는 24가지 지혜

by 현미

# '다 그럴 수 있다'의 과학적 근거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그럴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경험과 기억이 각자의 믿음대로 만들어낸 나만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뇌는 기억을 저장할 때 자신의 기분에 맞게 왜곡시켜 저장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뇌가 기억을 꺼내올 때도 무의식에 있던 믿음과 재구성하기 때문에 사실대로 꺼내오지 못합니다. 기억을 저장하고 꺼내올 때 생기는 이러한 뇌의 작동 방식으로 인해 우리 삶에는 많은 기억의 오류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인간관계에서도 오해와 갈등이 번번이 일어납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이끄는 것은 우리가 경험한 일이나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 경험에 우리 믿음대로 부여한 의미입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안 좋은 사건보다 더 안 좋은 것은 우리가 일어난 사건에 부여하는 부정적인 의미임을 알았습니다. 아무리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내가 그로 인해 부정적인 의미와 감정을 나에게 주지 않으면 내 삶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안 좋은 사건이나 보기 싫은 사람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자신의 부정적인 시각과 싫어하는 사람에게 집착하며 에너지를 쓰고 있는 자기 자신입니다.


# 내 정체성을 이루고 있는 나만의 이야기


인간은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의 이야기로 무의식을 채우고 이를 타인과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모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각기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말할 때도 현재 무의식에 품고 있는 가치관이나 신념, 나라고 생각하는 믿음과 어긋나지 않는 사건이나 경험만을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이루고 있는 이런 개별적인 스토리의 배경과 맥락 없이 나를 말하는 것도, 타인을 이해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세상은 전혀 이해할 수도, 알 수도 없습니다. 단지 추측만 할 뿐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은 내가 느끼고 경험한 세상뿐입니다.


# 유연성이 주는 선물


지금은 이해 못 할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럴 수 있다. 그래, 그럴 수 있어.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거야. 말 못 할 사정이 있겠지." 그것도 아니면 '그 사람도 어릴 때 잘못 형성된 성격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거'라고 넘길 정도는 됐습니다.


뇌 관련 책을 읽고 가장 도움을 받은 것은 나에 대한 이해와 타인을 이해하는 폭이 깊고 넓어진 것입니다. 특히 남편과 시댁 문제로 받는 스트레스로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습니다.


결혼하면 부부 문제보다 시댁 문제로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부부도 그랬죠. 지금은 그냥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입니다.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보고 배운 것도 다른데 그 시간을 뛰어넘기란 사실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처음부터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나의 소중한 30대와 40대를 그렇게 허망하게 싸우면서 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장 많이 후회되는 부분이죠.


시댁은 시댁만의 세상이 있고 나는 나만의 세상이 있다고 생각하니 한결 시댁을 대하는 게 괜찮아졌습니다.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와 다른 세상에서 거의 30년을 넘게 살았고 그 삶의 방식이 무의식에 굳어질 대로 굳어진 상태에서 우리가 서로 만난 것입니다. 이걸 이해하니 지금은 남편도 맞고 나도 맞고 서로 부딪치지 않는 선에서 양보하고 인정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 '그럴 수 있다'의 의미


'유연성'은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큽니다.

우리 부부는 각자의 부모님은 각자가 알아서 살핍니다. 배우자에게 짐을 지우지 않기로 했죠. 양쪽 부모님이 서운해하실 수 있으나 이 또한 괜찮은 방법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우리의 얘기를 듣고 "무슨 그런 경우가 있어." 하고 반문하겠지만, 이 또한 우리 집만의 '그럴 수 있는 삶의 또 다른 방법'입니다.


우리 집 옆집에 오랫동안 같이 산 부부가 있었습니다. 출근길에 마주치면 이웃집 아저씨와 인사도 나누고 가끔 옆집 아주머니와 이야기도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남자분이 그 집에서 나왔습니다. 며칠 뒤 옆집 여자가 조용히 얘기하더군요. 전 남편하고 이혼하고 다른 남자가 자기 집에 들어와서 같이 산다고요. "그래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럴 수 있어."하고 생각은 했지만, 한동안 새로 들어온 남자분과는 인사하기가 좀 껄끄러웠습니다.


스피치 강의를 들을 때 일입니다. 뭔가를 써서 발표해야 하는 시간인데, 선생님께서 음악으로 분위기를 좀 내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음악이 방해가 됐죠. 좀 꺼달라고 부탁했는데, 잠시 뒤에 선생님이 오셔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여태껏 수업 시간에 음악을 꺼달라는 분은 없으셨다고요. 저도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선생님도 제 태도가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오해는 풀렸지만, 각자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었겠다.'라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 무의식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도구 ‘유연성’


좀 더 나은 나를 만나고 내 삶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생각의 유연성이 아주 필요합니다. 생각의 유연성은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깊어지고 넓어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많이 보고 듣고 느낄수록 우리의 생각이나 느낌이 유연해지고 말랑말랑해져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쉽게 마음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겪은 과거의 경험이나 기억은 바꿀 수 없습니다. 유연한 사고만이 과거의 인식과 무의식의 패턴을 바꿀 수 있는 보물과도 같은 삶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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