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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uf 라우프 Jul 12. 2024

라우프를 창업하면서 지키고 싶은 것

‘천천히 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라우프를 창업한 Charles입니다.


라우프 소개에 앞서 저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드리면서  라우프를 창업한 스토리와 함께 앞으로도 라우프 운영 시 꼭 지키고 싶은 부분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2015년 여름, 스타트업을 처음 경험한 뒤 큰 실패를 맛보다

저는 iphone이 2008년 처음 세상에 등장하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스마트폰을 중심의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모든 것이 급변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급성장하기 시작한 2015년 제일기획을 그만두고스타트업계에 뛰어들었습니다. 대학생때 오로지 대기업 취업만을 목표로 했던 저는, 의외로 대기업을 그만두는 것이 그렇게 어렵진 않았습니다. 아마 그때는 20대의 젊은 나이였기 때문이었겠죠? 그렇게 이직 제안을 받고 집에 돌아와 홀로 소주 한잔을 마시면서 생각 정리를 하고 결정했습니다. 부모님과 상의도 없었고 스스로 결정하고 부산에 계시는 부모님께 전화로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 선택 뒤에 아주 거친 폭풍우가 있을거란 생각을 당시에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대기업을 호기롭게(?) 그만두고 스타트업 업계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스타트업이라는 정글의 삶은 쉽지 않았습니다. 시스템도 없었고 Big Business의 마케팅만 경험했던 저에게 Small Business의 마케팅은 마치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보는 수학 응용문제처럼 어려웠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다 난제였습니다. 내 생각은 이게 맞는 것 같은데, 대표의 생각과는 좀처럼 맞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표는 저에게 항상 "너가 이 업계를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라는 이야기를 제일 자주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어지고 자존감이 많이 낮아지게 되었고 스스로 결정하고 Action에 옮기는 것이 매우 두렵고 강한 압박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여러 데이터들값을 바탕으로 또 나름의 논리적 사고를 통해 나온 저의 결론은 B라는 결론이었는데 대표는 A라는 결론이 맞다고 저에게 강하게 압박을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공황장애라는 병을 얻게 되었고, 그 회사를 6개월만에 건강 상의 이유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처참한 실패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자의 반 타의 반 여러 스타트업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사람을 대기업들이 다시 선호하는 경향은 없었고, 특히 짧게 2년 반을 다니고 제일기획을 그만뒀기에 더더욱 이직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여러 스타트업들을 돌아다니며 

정말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치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약 7~8년을 다양한 회사를 경험하였습니다. 

제가 지난 7~8년의 시간동안 성공한 조직을 경험해보았을까요? 전혀 아닙니다. 슬프게도 제가 다녔던 회사들 은 사라졌거나, 겨우 회사만 유지하거나 결국 경쟁에서 밀려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7~8년동안 대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한 것일까요? 저는 그래도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그 누구보다도 정말 최선을 다해 회사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왜 그 회사들은 결국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을까요?


기업의 조직 문화가 상당히 많은 것들을 결정한다

위에서 보듯 저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 회사의 소속된 구성원으로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거대 대기업부터 구성원 한 명 한 명 역량이 중요한 초창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환경과 조직 문화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의 한 구성원으로서 당시 제가 맡은 직무인 마케팅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지만 무엇보다 회사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문화에 대해 특히 많이 배웠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회사가 어떤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는 지에 따라 회사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잘나가던 회사가 어느 순간 기대했던 성장치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쇠퇴의 길로 들어서는 현상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적도 있으며, 특정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없는 이유에 있어 명확하게 ‘조직문화’와 소위 경영진이라고 볼 수 있는 몇 명 리더들이 ‘조직문화’와 ‘내부 구성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한 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길(성공과 실패)을 갈 수밖에 없었던 것도 직접 보았습니다. 그만큼 조직문화라는 것이 기업의 흥망성쇠에 있어 얼만큼 중요한 지 저는 대표가 아닌 직장생활을 10년동안 하면서 특히 스타트업이라는 ‘성장’중심의 특수한 환경에서 몸소 경험했습니다. 비록 당시 제가 말단 직원은 아니었지만 Team Lead로서도 누구보다 경영진의 가까이에서 조직문화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경험하였고, 적어도 성공 방정식은 아직 제가 모를지 언정, 어떻게 하면 망한다 정도는 체득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하면서 거창한 꿈 같은건 없었습니다.

사실 창업을 하기 전 저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스스로가 “꼭 큰 규모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창업가가 되어야지”  “혁신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꿀꺼야”,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할꺼야”, “내 이름을 널리 알려야지”와 같은 거창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던 것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훌륭하신 창업가 선배님들께서 지금도 불철주야 이루고자 하시는 그런 거창한 것보다는 라우프라는 우리 조직의 생존과 어제보다 조금 더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면서 더 나아질 수 있는 성장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만들고 싶은 회사와 조직문화는 분명히 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지속적으로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는 회사와
동료애가 있는 조직문화’입니다.


1) 오랫동안 함께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는 회사

요 몇 년 간 안타까운 점은 아주 소수의 기업들을 제외하고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회사’와 ‘오랫동안 다니고 싶은 회사’가 잘 없다는 것입니다. 창조적이면서도 뛰어난 문화를 갖춘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우리 사회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회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몇 개의 소수 기업 외에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회사가 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기업 전반에 있어 기업의 ‘혁신’만이 강조되고 창업가의 ‘소신’은 존중받기 어려운 문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 `혁신’은 물론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가치입니다. 그러나 ‘혁신’만을 강조 받는 문화 속에서는 창업가의 ‘소신’은 존 받기 어려우며 기업은 오로지 성장에만 목을 매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기업의 추상적인 ‘혁신’이라는 개념에 사로 잡혀 창업가들은 손쉽게 누구나 이런 문화 속에서 획일화된 ‘성장’중심의 조직문화만이 곧 옳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왜냐면 그것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어지니깐요. 우리는 소수의 뛰어난 성공 Story를 보면서 생각하지만, 사실 많은 회사는 아이러니 하게 이런  ‘혁신’과 ‘성장’만 외치는 문화들로 많이 무너져 내립니다.

왜그럴까요? 저는 창업가가 스스로 냉정하게 생각해봐야할 것은 본인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어떤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 지 스스로 잘 파악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혁신적일 수 없고 모두가 똑 같은 방식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꼭 큰 규모의 투자를 받고, 기술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해야 멋진 창업일까요? 

저는 이런 환경 속에서 ‘혁신에 가려진 창업가의 소신’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나의 소신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을까? 우린 투자받는 스타트업도 아니고, 플랫폼 비즈니스도 아닌데 말이야 이런 고민들을 하다가 제가 생각했던 가장 간결한 답은 바로 “오랫동안”이었습니다. 


제가 진실로 하고 싶었던 회사는 ‘오랫동안 생존하며 오랫동안 함께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교 신입생 때 경영학과 첫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이 바로 “기업의 존재 목적은 영속성에 있다”라는 문장처럼요, 그렇습니다. 제가 꿈꾸는 회사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오랫동안 살아 남아 사랑받고 오랫동안 구성원들과 함께 가치를 만들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제가 뽑은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양질의 성장입니다.


‘신뢰의 방향은 크게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저희를 믿어주고 사랑해주시는 고객들2)라우프에서 함께해주고 있는 내부 고객인 Laufers입니다. 

신뢰라는 것은 결국 지켜야할 약속을 의미하는데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고,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약속을 꼭 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주 혁신적인 사람은 아니고 매우 카리스마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만,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들 자신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과 고객사를 기만하지 않고 다소 둔해보이더라도 정직한 길을 걷고 싶습니다. 그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기술은 부족할 지라도,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기본기는 갖추고 있습니다. 


비록 천천히 가더라도 고객들을 실망시키지 않게
신뢰를 바탕으로 올바른 길로 가야합니다.

“제가 직장인일 때 여러 대표들과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전쟁터에서 날카로운 칼을 겨눌 기술은 갖췄지만 내부로 돌아왔을 때 그 칼을 칼집에 넣어 다스리는 기술이 부족한 사람, 전쟁터에서 몇 명의 병사가 죽든 결국 전쟁만 승리로 이끌면 된다는 사람, 전쟁터에서 내 목숨을 위해 부하의 목을 바치는 사람 등이요.

함께하는 내부 구성원들의 삶과 미래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우프를 통해 그들의 삶과 미래가 더 밝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회사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양질의 성장을 약속하고 싶습니다.

회사의 규모와 매출만 커지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꼭 좋은 일일까요? 저는 단언컨데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회사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꾀하고 그 성장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약속 해야합니다. 

그러나 함께 발을 맞춰 나가야 합니다. 구성원들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가장 건강한 구조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서두르기 보다는 천천히 가더라도 구성원들과 함께 올바른 방향으로 회사를 만들어 가야합니다. 그 이유인 즉, 라우프의 역사는 이제 막 시작이며, 앞으로 아주 오랫동안 더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천천히 가더라도 올바른 길을 가야 합니다.


창업 후 라우프 매출은 투자 없이 흑자를 내면서 3년 동안 연 평균 55% 이상의 성장을 해오고 있고 올해 작년 대비 약 2배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2) 동료애가 있는 조직문화

제가 라우프 구성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은 바로 “동료애”입니다. 동료애라는 것이 단순히 사적인 인간관계에서의 애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동료애’는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1) 성장으로부터 나오는 신뢰의 동료애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말이 있습니다. 회사는 결국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서, 냉정히 보면 매우 이기적인 집단의 결정체입니다. 회사가 성장을 하지 못한다면, 내부 구성원들은 결국 떠날 수 밖에 없듯이, 동료로서 성장하지 못한다면 결코 함께 하는 동료들에게 좋은 동료가 될 수 없습니다. 이 지점이  회사에서의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가 일반적인 우리의 가족, 친구와 같은 사적인 관계와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말하는  ‘동료애’의 가장 첫번째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성장을 통해 내가 맡은 바 업무를 더 잘해서 결국 그것이 내 옆에 있는 주변 동료의 성과와 발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런 동료는 결국 ‘신뢰할 수 있는 동료’로 귀결됩니다. 

특수부대가 작전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신뢰입니다.  내 등 뒤에서 적이 나에게 총을 겨눠도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동료가 있기 때문에 그 동료를 믿고 위험을 무릅쓰고 목숨걸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듯이, 끊임 없이 발전하면서 성장을 추구함으로써, 내 옆에 있는 동료에게 신뢰할 수 있는 동료가 되는 것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동료애’입니다. 이런 동료애가 없이는 결코 우리는 함께 성장할 수 없습니다.


(2) 함께 나눔으로써 배려의 동료애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동료가 있다면 주저 없이 그 동료에게 도움을 주는 문화입니다.

회사는 각기 다른 이익을 추구하는 매우 이기적인 집단의 결정체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나부터 성장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맞으나, 함께 일하는 동료가 어려움이 있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그 동료를 위해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동료애 역시 조직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고 때에 따라서 의도치 않게 실의에 빠지거나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런 동료가 있다면 주저 없이 먼저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는 동료애가 꼭 강조되어야 합니다. 전쟁터에서 우리가 부상병을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않고 어떻게든 그 동료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듯, 우리가 팀으로 함께 일한다면, 어려움에 빠진 동료를 보고 못본척 지나가지 말고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동료애가 필요합니다. 그런 작은 개개인의 동료애들이 모인다면, 응당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큼 위력을 발휘할 것이고, 결국 그것이 조직의 성장과 개개인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 이런 배려의 동료애를 갖춘 사람에게 조직은 그 가치를 인정해주고 그에게 그 가치에 맞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가지의 동료애가 있다면 저는 그 조직은 비록 천천히 가더라도 반드시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라우프의 조직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나아가야 합니다. 나만 성장하고 회사만 성장하는 것이 꼭 좋은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동료들과 함께 동료애를 가지고 함께 올바른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것이 제가 바로 라우프를 창업할 당시에 변하지 않을 굳건히 지키고 싶은 라우프의 핵심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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