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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담사

첫 번째 인터뷰

by 심장소리를 들어봐

1. '직업상담사'로 어떤 일을 얼마나 했나요?

- 2개월간 대학교 쪽에 있다가 국민취업지원제도라는 고용노동부의 국가사업을 운영하는 회사에 소속되어 2년이 좀 넘게 일을 했습니다.


2.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 아주 오랫동안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저에 대한 고민이 제일 많았고요. 생각에 빠져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무턱대고 무언가를 배워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좌충우돌을 하며 한발 한발 내딛다가 누군가의 권유로 오히려 가볍게 시작한 일이 지금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실은 '직업상담'보다는 '창업매니저'라는 직업을 먼저 하려고 지원을 받을 만한 프로그램이 있을까 해서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아간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어요.

몇 달간 단기아르바이트를 했던 창업 관련 비영리센터에서 창업매니저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창업센터 전체를 개방하고 하는 상품도 판매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거기서 100년간 쓰고 싶은 은공예품을 만드는 선생님을 한 분 뵙게 되었어요. 그분의 철학과 그분이 만드시는 물건에 깃든 애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져 감동했었고 자진해서 구매를 촉진했던 경험이 있었어요. 그날 같이 일하는 센터의 선생님들이 제 말에 혹(?)하셔서 많이 사셨고 그날 은공예품이 판매 1등을 달성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제가 누군가에게 감동되어 혹은 그 사람의 히스토리를 듣고 전달해서 도왔다는 사실이 굉장히 뿌듯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하려고 찾아갔는데요...

찾아간 인력개발센터의 선생님께서 제게 직업상담을 권하시더라고요. 본인과 비슷한 일을 하는데 본인은 경력을 개발하고 연계하는 거고, 직업상담은 좀 더 다양한 분들을 만나게 될 거라고요. 저는 그쯤에 심리상담만 관심이 있었는데 그건 공부를 한참을 해야 하고(저는 공부는 별로 안 좋아해서..ㅎ) 공부를 하더라도 생계에 대한 부담이 있던 저로서는 선택하기가 어려운 길이었기에 살짝 솔깃했습니다.

창업매니저는 나중에라도 할 수 있고, 7-8개월 뒤쯤 직업상담 시험이 있으니 그걸 먼저 해보면 어떻겠냐고요. 제가 평소에는 고집이 굉장히 센 편인데 그날 그 말은 그렇게 귀에 들리더라고요.

그날 바로 결정은 하지 못했고, 집에 가면서 보니 제가 잘 하긴 하지만 이걸 어떻게 직업과 연결하지 했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고 아무리 봐도 직업과는 연관성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오히려 부담이 적었던 건 엄청나게 하고 싶은 일은 아니어서였어요. 중간정도 호기심이랄까요. 그래서 해본 후에 '안 되면 말고'의 심정으로 뛰어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각(?) 잡고, 결심을 대단히 하고 하는 일은 오히려 좌절을 쉽게 하는 편이었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

그래서 그 정도의 결심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3. '직업상담사'로서의 하루 일과는?

- 우선 아침에는 그날의 일을 체크합니다. 상담, 행정업무, 국민취업지원도에는 수당을 드리는 부분이 있어 그 부분도 주요 체크항목이었어요. 돈 문제라 민감하기도 했고요 ^^ 그렇게 체크를 하고 기도를 하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변수가 많은 일이라 제 힘만으로는 안될 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기도가 꼭 필요했어요 ^^

그리고 몇 개의 상담을 진행합니다. 오전에 1-2개, 오후에는 많을 때는 4개까지 진행했는데 제가 상담시간이 긴 편이라 정말 많이 하시는 다른 베테랑 상담사님들처럼 하루에 8개까지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통상 30분간 상담을 하는 게 지침이긴 했는데 저는 1시간 정도 진행을 했거든요.

상담 중간중간 수당 등 여러 가지 행정업무를 처리하고, 상담 후 일지를 기록하고, 전화 및 메일로 발생하는 새로운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고요. 지원을 받으시는 분들과도 소통하고 즉시 대응해야 하지만 저희는 고용센터와 협력하여 일하는데 당일에 급한 이슈가 생기면 그것부터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서 상담 중간에 빠르게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신입 때는 이렇게 갑작스러운 업무가 생기는 상황이 너무 어려웠어요.

그렇지만 적응이 되고, 대안책도 찾으면서 차츰 나아졌습니다.

저는 메모를 하면서 일을 했는데 그날의 마무리는 항상 오늘 할 일 중에 빠진 것이 있는지 체크하고 다음 날의 스케줄을 점검하는 일이었어요.

어느 날은 수당 신청 할 분들이 너무 많기도 한데 그런 것들이 미리 체크되지 않으면 원활하게 업무를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빠지지 않고 하려고 했던 부분입니다. 이렇게 마무리를 하면 퇴근입니다 :)


4. '직업상담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했나요?

- 우선은 자격증 취득이 필수였기에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전직을 하는 상황이어서 관련 업무 경력이 전무했기에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경력을 만들기 위해 6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업무를 하면서 보니 관련성은 거의 없었는데, 그래도 '직업'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기관에서 일을 했기에 이력서 작성 시나 제 자신감 향상에 도움이 좀 되었던 것 같고요. 이후에는 이 분야에 대해 너 넓게 보는 시각을 갖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5. '직업상담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 ‘상담’이니까 듣는 힘이 기본이지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1년간은 편견을 가진 채로 듣기도 하고 제가 잘 듣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했는데요.

상대가 하는 말을 잘 듣기 위해 계속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제 편견을 내려두고, 상담에 참여하는 분들이나 같이 일하는 동료들 모두에게요.


그리고 국민취업지원제도 직업상담사는 고용센터를 제외하고는 같이 일하는 인원이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동료애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제가 일했던 민간회사에서 운영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는 복지지원의 성격과 민간회사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기에 서로가 서로를 돕는 마음이 있어야 오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동료애가 별로 없던 제가 이 일을 통해 그걸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되어 감사했어요.


6. '직업상담사'의 예상외의 모습이 있다면?

- 상담을 한다고 하면 저는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을 주로 떠올렸어요. 심리상담이 먼저 생각나서 그랬나 싶은데요 ^^

심리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객관적으로 입증된 정보와 사실전달이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에 명철한 모습을 가진 상담사 선생님들도 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나 센스가 있는 분들이 돋보였어요. 모집이나 알선을 할 때에 영업력이 발취되는 분들도 있고 참여자나 기업과 예상 못한 상황으로 소통할 때 유연하게 대처하는 분들도 있고요.



7. '직업상담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위에 말한 내용들로는 만능인가 싶은데 그렇지는 않고요. 상담도 전혀 모르고 잘 듣는다고 생각했지만 듣지 못했던 저도 했던 일이기에 '도전'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상담사마다 스타일이 다른데요.

정보에 강한 분도 있고, 알선연계를 잘해서 취업에 직접 도움이 되는 분들도 있고, 심리적 지원과 격려에 강한 분도 있어요. 행정업무를 아주 빠르게 습득하고 처리하는 분도 있고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는 와서 해보시고 배워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력이 쌓이며 스스로 발전하신다면 지금 말씀드린 것들이 통합되어 역량이 더 발휘되는 순간들이 분명히 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성장이 더딘 스타일이었는데도 적응할 수 있었거든요.

하실 수 있습니다 ^^


8. 마지막으로 당신의 현재는?

-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잘하는 듣고 전달하는 일을 융합한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직업인을 찾아가 듣고 그 일이 어떤 일인지 더 많은 분들에게 전하는 일인데요.


제가 상담을 하면서 보니 그냥 하는 것보다는 직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동기든 의미든 흥미든 가지고 했을 때에 그 직업을 경험하며 얻으시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도 그랬고요^^

그래서 그걸 돕기 위해 시작했고요. 그 시작에 제가 저를 인터뷰하는(?) 첫 장면으로 이 이야기를 들어갑니다. 앞으로 더 많은 직업군을 소개하며 응원과 격려를 하고자 합니다.



9. 인터뷰이의 한마디

- 자신의 일을 찾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소망하며, 직업상담사이자 인터뷰어가 된 제가 첫 글을 올립니다.



10. 궁금한 직업군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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