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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두 번째 인터뷰

by 심장소리를 들어봐

1. '방송작가'로서 어떤 일을 얼마나 했나요?

- 약 10년간 일했습니다. 처음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시작했고요, 그 후에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일했죠. 최근엔 토크쇼, 영화 프로그램을 주로 했어요.


(사실 방송작가에는 드라마작가, TV, 라디오 작가 등이 모두 포함되는데요. 크게 드라마 작가와 구성작가로 구분합니다. 드라마를 제외한 시사, 교양, 예능, 라디오 프로그램의 작가는 모두 구성작가라고 통칭해요. 저는 구성작가에 해당합니다.)



2.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 어릴 때부터 TV프로그램 보는 걸 너무 좋아했거든요. 특히 토크쇼를 정말 좋아했어요. ‘놀러와’, ‘황금어장’ 등등 이런 프로그램들을 일주일 내내 챙겨보는 게 제 일정 중 하나였죠. 어느 순간부터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것 같아요.

저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사회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임용고시를 잠시 준비했었는데요.

우연히 대학동기가 방송작가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그게 너무 부러웠어요. 그래서 부모님과 상의한 끝에 임용고시를 그만뒀고요. 저 역시, 방송작가 아카데미를 다닌 뒤,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3. '방송작가'로서 하루일과는?

- 사실 일을 할 때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긴 해요. 방송 촬영 준비를 하는 날과, 촬영 날이 일정이 좀 다르긴 한데요. 대부분 눈 뜨자마자 일을 시작해서, 잠들기 직전까지도 일하게 되더라고요. 보통은 아이템이나 출연진, 촬영 내용 등을 회의하고, 섭외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성안이나, 대본 작성 등을 하며 촬영을 준비합니다. 촬영 날에는 촬영 현장에 나가기도 하고요. 특히 바쁜 기간에는 밤샘 작업을 한 뒤, 아침 해를 보며 퇴근하기도 하죠. 실제로 지난 12월 31일엔 13시간 촬영한 뒤에, 사무실에 가서 후반작업을 하다 1월 1일을 맞이했어요. ㅎㅎ



4. '방송작가'가 되기 위해 무엇을 했나요?

- 우선은 TV 프로그램을 정말 많이 봤어요. 근데 저는 처음부터 방송작가를 하고 싶어서 많이 봤다기보다는 토크쇼를 좋아해서 많이 봤는데요. 일단은 프로그램을 많이 보는 것부터가 시작인 것 같아요.


그리고 방송작가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방송작가가 어떠한 직업인지 조금 더 감을 잡았던 것 같아요. 방송 일을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경력을 쌓는데도 도움이 되었고요. 하지만 또 현장에서 실무를 통해 익히게 되는 것들은 또 다른 차원의 일이더라고요. 방송작가 아카데미를 다닐 때도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모니터링하라고 배웠는데요. 지나고 보니 그 과정들이 결국 다 도움 된 것 같아요.



5. '방송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 글을 쓰는 걸 좋아하고 잘하면 좋은데요. 근데 그 외에도 시청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이야기를 흥미롭고 눈길이 가게끔 잘 풀어가는 ‘구성’ 실력도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이 일에 임하는 '태도'가 매우 중요해요. 방송은 정해진 날짜 안에 프로그램 제작을 반드시 해내야 하거든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되게 만들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태도가 정말 중요하죠.


그리고 방송은 트렌드를 반영하기에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국 대중들, 시청자들이 무엇을 보고 싶어 하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또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지를 잘 알아야 하는 일이거든요. 이런 걸 잘 파악하기 위해서 본인이 먼저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가능한 것 같아요.


그리고 방송은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하고 즐기는 매체이기 때문에, 전달이 잘 되는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해요. 저는 글을 쓸 때, 간결한 한자어를 쓰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요. 방송 일을 시작한 뒤로는 이걸 고치려고 노력했어요.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표현하는 글쓰기를 하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죠.



6. '방송작가'로서 예상외의 모습이 있다면?

- 흔히 방송작가는 글을 쓰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물론 맞는 말이지만, 전 방송작가가 특히나 현장과 함께 '호흡'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한 편의 프로그램이 나오기까지 PD, 작가, 출연자, 카메라 감독, 오디오 감독, 조명 감독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다 함께 힘을 모으는데요.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촬영 전후는 물론, 촬영 현장에서도 작가 역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 촬영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들이 발생하기도 하거든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제작팀이 다 함께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래서 구성작가는 가만히 앉아서 글만 쓰는 직업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현장에서, 팀으로 호흡하는 일 역시, 중요하죠.



7. '방송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사람을 좋아하고, 세상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 그리고 팀으로 협업하는 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즐겁게 하실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자신의 의견이나 아이디어가 채택되었을 때의 뿌듯함을 느끼실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작은 경험부터 하나하나 쌓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어릴 때 교회에서 수련회나 각종 기획업무를 맡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대본을 쓰고 기획안을 작성하는 일들이, 제 경험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지금 당장은 작은 일처럼 느껴지더라도, 결국은 그 일들이 쌓여서 하나의 거대한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작은 경험들을 충실하게 쌓다 보면, 퍼즐 조각이 맞춰지듯 인생의 그림이 완성되는 시점을 만나시게 될 거예요.




8. 마지막으로 당신의 현재는?

- 다음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푹 쉬고 있어요. 덕분에 이렇게 인터뷰도 하게 됐네요. 직전 프로그램을 마치며 유럽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유럽 여행기를 정리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인터뷰를 통해 한 번 더 다짐하게 됐는데요. 아무래도 여행기부터 써봐야겠네요 ^^




9. 인터뷰이의 한마디

- 작가가 그렇게나 많은 일을 하는 줄 몰랐다. 현장 팔로우까지 한다니...


글에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기획, 구성, 대본, 섭외, 현장까지 멀티플레이어였다.


세상 사람들의 관심사와 자신의 생각이 딱 맞닿는 지점을 만났을 때 희열을 느낀다는 그녀의 반짝이는 눈을 보며 기대해 본다.


어떤 프로그램을 세상에 내어 놓을지, 또 다른 작은 시작과 경험이 쌓여 멋지게 발휘될지.


응원합니다. 매력적이고 당찬 당신~!


*이 글은 방송작가님의 귀한 편집이 함께하였습니다.

덕분에 글이 더 풍성해져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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