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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도교사

다섯 번째 이야기

1. ‘생활지도교사’로서 어떤 일을 얼마나 했나요?

- 생활지도교사의 길을 걸어온 시간이 어느덧 20년이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특수체육을 전공했고 특기가 태권도라 교수님의 추천으로 유명인들의 몸을 보호하는 '블루버드' 여성경호팀에서 5년 동안 근무를 했어요.

개인 경호활동을 하면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의 신변을 보호 하기보다는 '돈'이라는 물질에 의해 근무 활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 되어 일의 가치관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계기로 삶의 가치관과 직업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 동기의 추천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애인복지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었어요.

그 일을 계기로 현재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사회복지사는 말 그대로 소외되거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로 알고 계실텐데요.

생활지도교사라는 직업은 처음 들어보신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간혹 생활지원사와 생활지도교사 이렇게 착각 하기에 생활지도교사(생활재활교사)에 대하여 이 기회에 좀 더 정리해보려고 해요^^

예전에 사회복지에 분야에서 일 할 때도, 사회복지에 대해서는 알았어도 생활지도교사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채용공고를 보면 생활지도교사(사회복지사) 이렇게 채용공고가 올라오는걸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생활지도교사는 피해여성지원시설, 주간보호센터, 공동생활가정, 보육원, 지역아동센터, 정신요양원, 장애인시설, 한부모 가족복지시설 등의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가 가능합니다.

장애인단기보호시설에서의 생활 지도원의 업무는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케어 프로그램 진행과 참여 이용자들의 고충해결 사례관리,보호자 상담 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보육원에서의 생활지도교사는 일반 가정처럼 아이를 케어하고 교육 시키는 모든 일을 합니다.

주 업무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과제 등 전반적인 케어나 보육에 대해서 같이 이끌어가는 보육지도자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주고, 상담해주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청소, 후원업무 등 행정업무를 하는 사람은 따로 있지만 아동 보육을 위한 전체적인 일을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육원이나 양육시설의 경우 영아부터 고등학교까지 아동들을 보호하거나 양육하는 양육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이거나 보육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해주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사회복지 안에서도 가장 최전방의 업무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생활지도교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

행정업무보단 실생활과 케어에 좀 더 중점적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인데요.

임금이나 업무 시간 등은 각 시설마다 차이가 있고, 시설에 따라 야간근무를 병행하는 곳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교육만이 아닌, 가족 생활에 대해서도 관여하는 일을 하다 보니 24시간 교대근무로 일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시설의 종류에 따라 또는 업무강도나 난이도에 따라 특별수당이 따로 제공되기도 하는 것 같고 급여는 국가공무원의 일반직 급여를 기준으로 두고 있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2.지금 하는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 대학교 때 봉사활동을 했는데요. 한 친구가 갑자기 스케줄이 생겨 못 가게 되면서 제게 부탁을 했어요.

장애인 활동지원을 해주는 봉사활동이었는데 처음에는 낯설었어요.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점점 함께하는 장애인 친구들이 사랑스럽게 보이더라고요. 반응하고 대답하고 그들의 순수한 면에 반했던 것 같아요^^

체육전공이었지만 복지관이나 장애인활동지원 관련한 길로 취업을 알아보는데 처음에 쉽지 않았습니다. 사회복지 전공이 아니라고 취업이 어렵다고 해서요. 그렇지만 제가 한 번 하기로 마음먹은 건 꼭 해내는 도전정신이 있어서 무작정 학과 사무실가서 버텨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써보았습니다.

그러다 도저히 자리가 나지 않고 취업의 시기는 다가와 유명인을 경호하는 업체에서 일할 기회가 생기고 다른 학위를 취득하며 그쪽에 갈 준비를 겸하게 되었어요.

근데 딱 선택의 순간에 콜이 오더라고요. 복지관에 자리가 났다는 겁니다.

다른 한쪽의 기회도 조건을 따져 보았을 때 못지않게 좋은 기회였는데, 아버지가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유명인사들의 몸음 지키는 것도 좋지만, 몸이 불편한 친구들의 몸을 지켜주는 건 더 의미있는 일이 아니겠냐고요. 그래서 다른 기회를 놓고 지금의 이 일을 선택했어요. 그때 제게 그 말씀을 해주신 저희 아버지께 감사해요.



3. '생활지도교사'로서의 하루 일과는?

- 생활지도교사는 일반 가정처럼 아이를 케어하고 교육 시키는 모든 일을 합니다.

그래서 이름은 지도교사이지만, 지도보다는 전적인 지원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경증의 장애를 가진 분들은 지도의 선에서 가능한데, 중증 장애의 경우에는 아침 기상부터 약 먹는 것, 대소변을 가리는 것, 병원이나 기타 외출할 일이 생겼을 때 함께 하는 것 등등이요. 한 사람이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함께 한다라고 보시면 쉬워요. 야간에 갑자기 아프거나 급박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저희 업무는 교대로 야간 근무도 하고 있어요.

(*집안에 엄마 아빠가 있는 것처럼 고아 혹은 아동학대로 신고된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 밀착 케어를 해줍니다.)

예전엔 오전 9시 출근, 다음날 9시 퇴근이 기본이었는데 주52시간 근무가 도입되면서 3조 2교대 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4. ,생활지도교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했나요?

-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나서 사회복지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를 했습니다.

생활지도교사의 기준조건은 제가 응시할때와는 다르게 사회복지사 2급의 자격증을 필요로 합니다.

(제가 응시할 때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3차까지 진행되는 면섭,구술,실습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을 채용했습니다.)



5. ‘생활지도교사’의 장점과 단점은 뭔가요?

- 먼저 단점은 근무패턴이 들쑥날쑥해서 학원이나 친구들과의 약속처럼 개인 사생활을 하는게 조금 힘듭니다.

장점은 남들과 다른 시간에 일하니까 평일에 시간이 많이 남아요! 그리고 야근수당이 있다는 점, 꼭4년제가 아니어도 취직이 가능한 점도 있구요! 마지막으로 이 일이 제게 주는 큰 장점은 일의 의미입니다. 도움이 필요로 이들에게 그것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참 감사하고 보람있습니다.



6. 생활지도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 생활지도교사는 일반 가정처럼 아이를 케어하고 교육시키는 모든 일을 합니다.

주 업무가, 이용자분들과 함께 생활하며 과제 등 전반적인 케어나 각종 프로그램 지원 등에 대해서 같이 이끌어가는 생활지도자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 같습니다.

생활지도사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요건은 클라이언트에 대한(맡아서 케어하게 되는 사람들) 관심과 사랑입니다. 이들과 함께 웃고 울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곳이 천국일 것입니다.



7. 생활지도교사로서 예상외의 모습이 있다면?

- 예상외의 모습보다는 장애인시설의 현모습 중심으로 설명드리고 싶은데요.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에 2교대 근무해요. 일주일에 적으면 50시간, 많으면 63시간도 일해요. 24시간 근무 특성상 명절이나 휴일도 쉬지 못하고 계속 주간근무-야간근무-휴일 형태로 일하고 있어요. 정부의 초과근로 수당 지원도 월 40시간으로 제한돼 이것을 넘는 초과근로는 보상받지 못해요. 인력이 늘면 장애인 이용자들에게도 더 나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장애인거주시설의 생활지도교사들이 주 52시간제 도입 적용에 무방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족한 인원으로 장시간 일하고 있지만 인력 확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지만 인력을 늘리기 위한 예산 반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장애인 이용자들도 질 높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안전사고에 취약한 상태입니다.

현재 국가가 지원하는 장애인거주시설은 대략 501개소입니다. 여기서 장애인들을 돌보는 생활지도교사는 대략 9686명입니다. 이들은 시설에서 24시간 서비스를 해야 하는 특성상 하루 12시간 2교대 근무 또는 격일제로 일하고 있습니다. 생활지도교사들은 일주일에 많게는 60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다만 시설은 현재 밤 근무자에게 중간에 휴게 시간을 줘 주 52시간이 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활지도교사들은 부족한 인력으로 휴게 시간에도 시설에 머물며 새벽 시간 장애인 이용자들을 돌봐야 합니다. 중증 장애인 이용자가 용변을 볼 때, 몸이 좋지 않을 때는 휴게시간에도 대처해야 합니다.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1명의 생활지도교사가 낮 동안 장애인 이용자 7.3명, 밤에는 13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고 지원 장애인거주시설 501개소의 장애인 이용자 2만3792명 가운데 1~2급 중증장애인이 92.2%라고 기재되어있습니다. 생활지도교사들은 초과 근로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초과근로 수당 지원은 월 40시간까지로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생활지도교사들은 월 40시간이 넘는 초과근로 시간에 대해 보상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 장애인들도 생활지도교사 부족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설에서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8. 생활지도교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장애 아동의 부모님들은 자녀들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자녀보다 하루만 더 살기를 소원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인과 가족들이 걱정 없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은 참 매력적입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어 줄 수 있는 것.. 이러한 가치 있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있을까요? 가치있는 삶을 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9. 마지막으로 당신의 현재는?

-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지위나 돈 다른 것들에 염두를 둔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소홀하지 않았나 미안해지는 순간들이 제법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는 아이들과 가정에 충실한 남편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고요.

현장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하며 일할 수 있었던 시간들은 제 삶에서 특별한 일이에요. 장애인 친구들은 특히 중증의 경우 평균수명이 그다지 길지 않은데 먹는 약도 많고 시시때때로 아프기 때문입니다. 먼저 떠나간 분들의 유품을 정리할 때 보면 캐비넷 하나에 그 사람의 전부가 들어가 있어요. 그런 것들을 볼 때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쉽지는 않거든요. 그러나 하는 동안에는 감사함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가 있고 여전히 순수한 그 친구들을 볼 때 ‘사랑스럽다’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냉정하게 한 말씀을 드리자면, 이 일을 대하는 자세가 단순한 취업이 목적일때에 힘드실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간혹 아이가 돈으로밖에 안 보여요.라고 말하는 직원들도 종종 있습니다.

돈이 아닌 내 열정과 사랑이 전해져야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함께 할 수 있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시너지가 발휘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지금 부천에 위치한 혜림원이라는 곳에서 근무중인데요.

처음 이 곳에 생활재활교사로 입사하여 감사하게도 가장 가까이에서 거주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직접 서비스를 통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와 나의 역할, 거주인 각각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던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생활재활교사로 1년 근무 후 부서를 이동해 후원개발팀(현재: 자원개발팀)에서 봉사자분들과 후원자분들과 인연을 맺어 10년 근무를 하였고 , 현재는 다시 생활재활 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일하고 싶은 분야에서 일을 할 때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그에 대한 보람과 기쁨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장애인들과 함께 있을 때 그 힘이 발휘 되는걸 느낍니다. 그들에게 능력 있는 사회복지사는 아닐지라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그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기뻐해 줄 수 있는 그런 사회복지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사람중심으로 더불어 삶을 실천한다”라는 본원의 비전을 가슴 속 깊이 품고, 장애인 재활의 중심은 프로그램이나 조력자가 아닌 장애인 당사자임을 기억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짧고 배움은 길다고 합니다. 사회복지는 현장과 이론의 결부가 중요한데 현장에서 일한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올 해 사회복지 대학원에 입학 하였습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하는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을 통해 현장에서의 Work Strly을 경험하고 또한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들을 접목해 현장에서 좀 더 나은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클라이언트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정체성을 찾아 스스로 자기 삶을 꿈꾸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부정적인 아홉에 낙심하지 않고 긍정적인 하나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10.인터뷰이의 한마디

이전까지 제 시선에 장애인분들이 많이 담기지는 않았었습니다.

인터뷰를 정리하며 왜 보이지 않았는지를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보이지 않았던 게 아니라 보지 않았던 저의 무관심과 더불어 실제로 많이 보이지 않을수도 있었겠구나...라는게 저의 결론이었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상생활 조차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에게 문밖의 세상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한 공간일까요?

가족이 그 역할을 해줄수도 있겠지만, 여의치 않을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 생활지도교사가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부모도 되어주고 언니, 누나, 형, 동생, 친구도 되어주겠지요.

사람이 사람을 돌본다는 건... 말로는 다 전하기가 어려운 참 귀한 일인 것 같습니다.

마음을 다해 이 일을 감당하고 기쁘게 해 나가시는 분들이 계심에 감사를 전하며, 생활지도교사의 ‘가치와 소명’을 무겁게 느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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