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우 황 Apr 02. 2023

더 이상은 힘들다.

책임을 왜 저한테 지라고 하세요

한 번은 사장이 아는 아니 친한 후배가 하는 사업과 관련된 아이템을 나에게 선택해서 기획안으로 채택해주길 요구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후배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만났다. 난 아니라고 했다. 안된다고 했다. 원하는 아이템이 아니라고..했다. 하지만 나 말고 아무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 였다. 그렇게 말많던 팀장들도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은 결국 사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 갔다. 

난 처음부터 끝까지 이일과 관련된 서류와 단계들을 화일로 묶어서 문서로 만들고 씰로 봉인했다. 물론 처음에 내가 결재를 거부했던 그 서류를 포함해서 모든 서류를 집어 넣어 놨다. 


그리고 생산팀장에게 말했다.

"전 한 달있다가 퇴사할 겁니다."


물론 고민이 많았다. 내가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도 봤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내가 과연, 물론 조금 사람들 사이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박차고 나가야할 만큼 중차대한 일인가 혹은 내가 나가서 잘해낼 수 있을까? 참많은 고민을 했고 사실 아내와 아버지도 말렸다. 하지만 그 때의 상황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폭발직전의 다이너마이트같았던 나였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갔다. 그냥 회사를 사랑하지 말걸...그냥 남들처럼  고개숙이고 문제가 없는 것처럼 월급만 잘 나오면 되는 그런 사람들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난 젊었다. 이렇게 시들어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사직서를 내고 나왔다. 아내에게 말했다. 딱 10년만 해보고 안되면 딴거 할게 지금은 미안하지만 이 길을 가야겠어...라고 만삭의 아내를 설득했다. 첫 째는 3살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허허벌판에 있는 비닐하우스 농막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년의 귀농생활도 시원하게 끝났다. 

하지만 10년은 긴 세월이었다. 눈물과 가슴치는 어려움이 닥칠거라고는 알지 못했다. 자신감만 있었다. 그렇게 지금도 아내에게 미안한 세월을 우리는 진짜 어렵게 살았다. 


지금부터 그 나의 어려웠던 귀농생활을 조금이나마 써보고자 한다. 


작가의 이전글 막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