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이란 영화가 있다.
처음 인트로 영상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항공모함에서 F-14 전투기의 출격을 준비하고 수신호를 보내고 전투기가 이륙하는 장면은 손꼽히는 인트로였다.
더불어 영상과 함께 등장하는 노래와 음악(케니 로긴스의 데인져 존)은 긴장감과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무려 38년 만에 나온 속편을 극장에서 보게 되었다.
함께 극장을 찾은 사람들 중 특히 남자들의 인상은 기대감이 느껴졌었다.
마침내 영화가 시작하며 인트로 음악이 나오는데 듣자마자 흥분이 파도처럼 밀려왔었다.
1편과 같은 인트로와 화면 구성 때문이었다.
1986년의 추억이 오롯이 현재의 시간 속으로 겹쳐서 재현되었다.
물론 1986년은 군사독재 정권이 발악을 하며 폭력을 휘두르던 극심한 사회적 혼란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탑건의 인트로 음악은 깊은 인상과 함께 추억으로 각인되었었다.
“여보, 서현역 근처 중고서점에 가서 중고 LP 가 있으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클래식으로 한 장만 사줘요”
일반 대중가요 중 상당한 수의 LP를 한국에서 가지고 있었다.
미국으로 이주하며 전부 폐기처분을 했는데 최근 들어 LP 노래를 듣는 게 취미가 되었다.
예전의 노래들이야 워낙 많이 들었고 LP의 값도 비싸서 계절이나 평소 계속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LP를 몇 개 구입했다.
한국에서 중고 LP 면 조금 저렴하지 않을까 하고 부탁을 했다.
와이프는 3장을 샀다고 했다.
“오빠, 사진 보낸 거 봤어? 오빠가 좋아하는 들국화하고 김현식 그리고 임윤찬 거 샀어”
“임윤찬?”
세 번째는 모르는 가수였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예전에 한국에서 가지고 있었던 거랑 같았지만 중고가 아니라 새로 찍어내어 판매하는 신상이었다.
그 두 개는 와이프에게 결혼 전에 내가 좋아하는 가수라면서 소개해주었었다.
내가 좋아하는 걸 공유한다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다.
들어보니 어땠냐고 확인하고 공통의 관심사를 만든 것 같아 기뻤었다.
물론 노래방에 가면 나의 애창곡으로 손에 꼽는 노래들이고 여전히 지금까지도 애창곡들이다.
내가 바랬던 LP는 아니었지만 와이프가 나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고 샀다는 말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와이프는 산울림을 좋아 하는데 그 판은 없었다고 아쉬워 했다.
“임윤찬은 누구야?”
“어,, 어, 그 있잖아. 오빠가 좋아하는 피아노 치는 지난 콩쿠르에서 1등 한, 둘째가 골랐어. 아빠 좋아한다고”
“아하, 임윤찬!”
지난 추억의 노래와 함께 와이프의 선물을 받았다.
남편의 취미를 알아주고 지원하는 와이프가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실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