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
잘못 봤다.
18번으로 수하물이 나오는 것으로 봤다.
내가 있는 곳은 4번. 그러니 열심히 걸어야 한다.
땀이 삐질난다.
공항 실내는 골덴바지를 입고 멀리 걷기엔 조금 덥다.
끄트머리에 있는 수하물 컨베이어에 도착했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분명 젊은 친구들이 가득 타고 왔는데 그들이 아니다.
옆에 있는 수하물 찾아주는 데스크에 물어본다.
제기랄. 여기가 아니고 A동으로 가라고 한다.
왔던 길을 다시 걷는데 또 땀이 삐질난다.
2번 수하물 켄베이어는 정지된 상태였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짐을 찾고 떠난 뒤다.
가방을 잃어버렸구나 하는 순간 덩그러니 까만 가방이 서있다.
노란 이름표를 붙이고 있는 게 틀림없다.
이렇게 헤매게 된 건 외국인 입국 심사가 늦어져서 그런 거다.
입국 심사표를 작성하라는 말을 못 들어 다시 두 번째 줄을 서서 기다리느라 늦어졌다.
나 같은 사람이 부지기로 많이 발생했다.
도돌이처럼 심사대에 있다가 표를 작성하러 나오고 작성 후에 처음부터 줄을 다시 서야 하니 시간이 길어진 거다.
안내하는 사람한테 표를 작성한 후에 심사대로 가야 하냐고 물어보니 모르죠란 대답을 한다.
팍 열이 받았다.
짐을 찾고 환전하고 유심칩을 사서 갈고 공항버스표를 샀다.
1시간 후에나 차가 온단다. 이미 자리가 꽉 차있어서 7시 5분 차가 가능하단다.
엔젤인어스에 와서 아메리카노를 현금결제했다.
촌놈처럼 보인다.
3번 아메리카노 주문이 나왔다.
하얀 탁자에 커피를 흘렸다.
옆을 보니 커피잔이 세로방향으로 금이 가있고 그곳으로 커피가 새어 나오고 있다.
프런트로 가서 얘기하니 미안하다며 다시 내려 준단다.
친절하다.
휴우 겨우 한숨을 돌린다.
입국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