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밤

아직은 내가 네 세상의 전부라니

by 익숙한 이방인

벌써 10일이라니, 이렇게 바쁠 수가.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정신없이 달려온 10월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아이가 갑자기 내 옆으로 와서 —

평소엔 붙어 자는 걸 싫어하던 아이가 — 나를 꼭 안더니 말했다.


“엄마랑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면 어떡하지?”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멍해져 아무 말도 못 했는데,

그새 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더니 펑펑 울기 시작했다.


아마 요즘 내가 자꾸 “허리가 아프다”, “피곤하다” 말해서였을까.

오래 걸어서 허리를 두드리던 내 모습을 보며

아이 마음 한구석에 ‘엄마가 늙는다는 것’의 의미가 스며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에게 시간의 흐름은 아직 낯설고,

사랑하는 사람의 변화는 두려운 일일 테니까.


나는 아이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엄마는 건강하게 오래오래 너랑 같이 있을 거야.

할머니가 되어도, 엄마는 똑같아.”


아이의 어깨는 한참을 들썩였다.


작은 품 안에 세상이 전부인 아이,

그 세상 안에서 내가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너무 아릿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
나의 엄마, 나의 어머니.
나도 어린 시절, 언젠가 그런 마음이었을까.
엄마가 조금만 멀리 가도, 보이지 않으면 불안했던 그때처럼.

지금의 나는 아이의 엄마인데,
이 순간엔 오히려 나도 어린 내 아이가 된 것처럼
왠지 모를 불안함이 밀려왔다.
시간이 흘러가는 게 두렵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낼 수 없을까 봐 마음이 저릿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