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인사이트
마켓컬리가 신선 식품을 넘어 뷰티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바쁜 와중에도 건강과 맛을 생각하여 신선한 식품을 편리하게 먹고싶어하는 3040 여성이라면 자기관리에도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전혀 다른 카테고리이지만 성분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식품과 뷰티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 뷰티컬리가 마켓컬리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호기심이 생겨 마켓컬리에 대해 알아보았다.
K 고객을 향한 집념: Keeping customer value
고객을 강조하지 않는 기업이 어디있을까. 그렇지만 정말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 기존의 유통업들이 빠른 실시간 배송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마켓컬리는 '언제 받는게 가장 편리할까'에 집중했다. 아무리 빠르게 배송을 해준다 해도, 문 앞에서 식품이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편리한 서비스가 아니다. 바쁜 현대인이 식품을 받아 냉장고에 정리하고 나갈 수 있으려면 새벽에, 출근하기 전에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새벽 배송을 도입했다.
마켓컬리에서는 MD가 깐깐하게 엄선한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성분을 따져보는 수고로움이 덜어진다. 입점된 상품이라면 믿고 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
U 공급사와의 지속 가능한 협력: Utmost Suppliers' Interest
유통사들은 주로 공급사에게 낮은 납품가를 요청하거나 고객에게 비싸게 판매하며 유통 마진을 확보했다. 그럴 경우 유통사의 이윤은 극대화할 수 있을지 몰라도 공급사는 적절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고객은 과도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마켓컬리는 가격보다는 품질에 방점을 찍어 고객만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면 공급사, 유통사, 고객 셋 다 윈윈할 수 있다고 봤다. 한정된 파이를 나누어갖는 것이 아니라 파이 자체를 키우자는 것이다.
기존의 유명 유통사를 입점시키는 것은 물론, MD들이 직접 발로 뛰며 숨은 고수를 발굴해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원재료를 변경하거나, 포장을 개선하고, 새로운 상품을 공동 개발하는 것을 지원했다. 공급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PB 상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덕분에 고객은 줄 서지 않고 SNS 인기 맛집을 맛보고, 품질이 좋은 우유를 마실 수 있게 됐다.
R 디테일 경영 실현: Realizing Detail Management
입점 상품을 선정하는 방법도, 이를 보여주는 콘텐츠와 비주얼 제작도 스토리 텔링이 중심이 된다. 식품의 신선도를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생산 과정이나 어떻게 조리해서 먹으면 좋을지, 누가 먹기에 적합한지 등을 설명한다.
마케팅 방법도 차별화된다. 3040대 여성 사이에서 인지도가 30~40% 정도였을 때 마켓컬리의 페르소나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전지현을 모델로 TV 광고를 진행하여 인지도를 94%까지 끌어올렸다. 대중적인 관심을 이끈 후에는 고객을 록인(lock-in)하기 위하여 마켓컬리를 실제로 사용해보게 한다. 첫 구매시에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100원 딜을 통해 신규 고객을 모집하고, 퍼플 회원과 동일한 적립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퍼플 아워를 통해 멤버십 가입을 유도한다.
L 고객의 마지막 경험 극대화: Last fit maximization
신선식품은 신선도를 유지하는게 핵심이다. 물류창고에서 뿐만이 아니라 고객이 집에서 실제로 받았을 때까지 퀄리티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보냉재와 상품의 배치, 포장재의 종류, 날씨 등을 고려하여 수십번의 실험을 반복, 최적의 배송 방법을 꾸준히 고민해온다. 이에 더해 지금은 친환경이라는 과제까지 더해졌다.
Y 자율적 시너지 조직: Yield to autonomous synergy
사업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직원이 일에 대한 오너십을 가지고, 퀼리티에 집착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탄력적으로 반응할 때 마켓컬리의 이념이 실현될 수 있다.
다섯가지 관점에서 분석했지만, 결국 핵심은 '새벽배송'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안했다는 점이다. 유통사들이 실시간 배송 서비스를 제안함에도 불구 여전히 고객은 해결되지 못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빠르게 받는 것 보다 '받고 싶을 때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파악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락인(lock-in) 효과를 생각하면 시장을 선점은 이점이 매우 크다. 카카오톡의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마켓컬리의 문제는 기존의 유통사들이 따라하기 너무 쉽다는 것. 마켓 컬리를 처음 창업한 2015년에는, 이 책이 쓰여진 2020년까지는 마켓컬리의 독주였을지 모르나 요즘에는 SSG배송, 쿠팡 등 거대 유통사들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안하고 있어 크게 차별화 되지 않는다.
유통업은 필연적으로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과 물류비가 크게 발생한다. 특히나 신선식품은 냉장˙냉동 설비 비용과 야간에 배송한다는 점에서 인건비가 배로 든다. 여기에 고객을 붙잡기 위한 업체간의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 매출 규모는 커질지 몰라도 수익을 내는 것은 어렵다. 마켓컬리의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 2년간 매출은 2배가 되었지만 영업손실 또한 2배가 된 것을 볼 수 있다. (매출 +114%, 영업손실 +101%로 매출 증가 폭이 조금 더 크긴 하다)
출처: 유동성 시대의 끝… 컬리는 쿠팡이 될 수 있을까 (skyedaily.com)
수익성 강화를 위하여 마켓 컬리는 뷰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명을 '컬리'로 변경한 것은 마켓(식품)과 뷰티를 모두 잡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다. 뷰티는 상온 배송상품이며 부피가 작아 배송이 용이하며, 객단가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만큼 경쟁자가 많고 특히 올리브영이라는 마켓 리더가 있다. 상품 차별화가 적어 가격 경쟁이 불가피한 시장이며, 구매 주기가 길어 수익 극대화가 어려울 수 있다.
긍정적인 점은, 마켓컬리 고객 7명 중 1명은 뷰티컬리 이용 경험이 있으며, 마켓컬리 재구매율에 증가에 기여하여 재구매율이 77%에 육박한다고 한다. 과연 뷰티컬리는 컬리의 구원투수가 될것인가~
참고 기사:
컬리, 화장품 브랜드 1000개 입점시키며 공격적 확장...직매입‧콜드체인 효과 톡톡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consumernews.co.kr)
'한 달에 하나씩' 버티컬 늘리는 11번가…IPO 포석? < 생활경제 < 기사본문 - 데일리임팩트 (dailyimpac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