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매니저로 커리어 전환 경험담
2023년 11월 22일 직무 변경을 하고 첫 출근을 했다. 살아남기 위하여 정말 아둥바둥 했는데 1년이 지난 것을 자축할 겸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회사에서 직무명은 서비스기획자이지만 PM으로 통일해서 적겠다.)
처음에는 패션 브랜드MD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바잉, 상품 기획, 손익관리, 프로모션/마케팅 플랜, 온·오프라인 매장 관리를 담당했다. 일이 익숙해질 수록 다른 것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5년 정도 근무했을 때 쯤 직무를 변경했다.
PM이라는 직무의 성격을 생각해보았을 때 내 적성에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① 새로운 것을 '기획'하는 업무를 하고 싶었다.
② IT에 대해 더 배우고 알고 싶었다.
③ 프로젝트 성 업무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옮긴 뒤에는 적성에 잘 맞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내 대답은 항상 "잘 모르겠어" 이다. PM으로 옮긴 것에는 전.혀. 후회가 없지만, 도메인이 다양하고 복잡한 만큼 내가 판단을 내리기에 정말 "모르는" 영역이 너무 많다.
PM이 되는 방법에는 같은 회사 내에서 직무를 변경하는 방법과 신입으로 입사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두 가지를 병행했고 다행히 회사 내에서 부서 이동을 할 수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PM 인기가 날로 치솟으면서 후자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인만의 도메인 지식이 생긴다는 측면에서 온라인 마케터 혹은 영업으로 시작해서 PM으로 직무 변경을 하는 것도 좋은 루트라고 생각한다.
① 배포를 나가는 날은 항상 불안하다. 20년 이상 근무한 부장님도 떨린다고 한다.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결함을 발견해서 롤백을 하기도 하고, 운영에 이미 배포되어 버려 긴급 수정 배포를 나가기도 한다. 한창 블프가 진행하던 중 내가 배포한 프로젝트 때문에 이벤트 페이지가 먹통이 되어(!) 롤백을 한 적이 있다. 정말 살 떨리는 경험이었는데. 이러한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PM에 잘 맞을 것 같다.
② 기존에 없던 (혹은 다른 곳에는 있지만 우리 앱/플랫폼에 없던...) 서비스를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구체화해나가야 하는 만큼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런걸 왜 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이런걸 어떻게 하면 우리 답게 혹은 더 좋게 제공할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③ 정책서나 기획서를 작성할 때는 '이런 것 까지 정의해야하나?' 싶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단계 별로 정의가 되어야 한다. 또한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하게 모든 케이스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며 정책 간의 일관성이 지켜져야 한다. 즉 매우 꼼꼼하고 정교한 성격인 것이 좋다.
④ PM의 커뮤니케이션은 다른 직무와 조금 다른 것 같다. 기존의 직무에서는 사업의 언어만을 사용했다면, PM은 개발의 언어와 사업의 언어를 둘 다 사용하는 것 같다. 개발이나 서비스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기반되지 않는다면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 예를 들어 개발이 A라는 이유로 안된다고 할 때 A를 이해해야 B라는 대안을 제안할 수 있다.
대리급에서 직무를 변경하는 것이었기에 바로 적응해서 잘 업무를 진행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직무 변경을 하기 전에 스터디를 결성해 반 년 정도 공부를 했고, PM들과 커피 챗을 했다.
① PM 및 창업에 관련된 책을 읽었다.
② 도그냥의 역기획을 무작정 따라해봤다.
③ SQLD 자격증을 땄다.
④ PYTHON 기초 수업을 들었다.
그 중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건... 사실 크게 없었다. PM의 개념이나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기본 개념을 쌓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었지만, 실제로 업무를 해보니 책이나 강의에서 듣는 내용이 상당히 실무와 매.우.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 것이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아직 1년차 신입 PM이지만 내가 느끼고 배웠던 게 다른 신입 PM 혹은 PM 지망 분들이 실무 개념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