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BA 갈까 말까? 고민 중이라면 꼭 읽어야 할 팁
올 해 여름, 나는 MBA를 하러 미국으로 떠난다.
MBA 처음 준비를 시작할 때부터 합격 발표를 받을 때 까지 내내 이게 맞나 싶은 고민이 계속 있었다. 안정적인 직장과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을 놓고 떠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한국에 남는 것도 리스크라고 생각하여 도전하는 길을 선택했다.
MBA를 갈까 말까 고민이 된다? 나는 이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MBA에 가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고민 조차 안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걱정이었다. 학비만으로도 충분히 비싼데 생활비와 미친 환율까지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다행히 장학금을 받으면서 경제적인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다.
한국 생활에 질려있었다. 다들 편하게 다니기 좋은 회사라고 말했고 객관적으로도 좋은 회사였지만, 나는 도저히 그 문화에 적응할 수 없었다. 유리병 안에 갇힌 벼룩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어떻게 탈출을 해야할 까 여러 궁리를 하던 중, 회사 동기 한 명이 MBA를 간다며 퇴사를 했다. 홀린듯이 찾아봤는데 나한테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 미국에서 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30대에 몇 년 미국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2.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한 번에 만나고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는 PM으로 커리어 전환을 했지만 이게 나에게 맞는 길인가 하는 고민을 계속 했는데. 다양한 직무를 빠르게 탐색하고, 경험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MBA 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 정도 플랜을 가지고 시작하는 게 맞으나 탐색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3. 현재는 e-commerce PM을 하고 있는데 다른 industry도 경험해보고 싶었다.
흔히 Industry, Function, Location을 바꾸고 싶으면 MBA를 가라고 한다. 이 세 가지를 모두 한 번에 바꾸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렵고 이 중 하나라도 바꾸면 성공이라고 한다.
1. MBA는 보통 3~7년의 경력이 있는 채로 진학한다. 이보다 더 경력이 많으면 시니어 롤로 가야 하기 때문에 커리어 체인지를 하기 어려워서이지 않을까 싶다. 2025년에 입학한다고 했을 때, 난 이미 6년 경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늦으면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데이터 분석, 통계, 전략적 사고 등 실제로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몇 년 간 회사를 다니면서 내 능력치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고 커리어 적으로 더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스킬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MBA는 배우는 게 없다고도 얘기하지만 나는 다 각자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3. 현재 job market이 좋지 않다. 이 때 잘 되지도 않는 이직을 하려고 애쓰는 대신 skill set을 기르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1라운드만 지원했다. 일과 병행하는 것이었기에 많은 학교에 지원하기는 어려웠고, 정말 가고 싶은 학교들만 추려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 Tech 에 강점이 있는 학교 위주로 지원했고 총 3곳에서 오퍼를 받았다!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MBA를 쓴다면 Harvard도 써봐야지 라는 마음으로 넣었다. 심지어 application fee wavier 신청해서 서류 비용도 들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마음으로 지원을 할텐데, 서류만이라도 붙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진 지원자를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우리 회사에서 MBA를 간 분이 몇몇 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Kellogg에 붙었었다. AI and Analytics, Technology Management 등 tech에 특화된 Pathway가 많았고, MMM이라는 Tech MBA 코스도 운영 중이었다. MBA 랭킹으로 보았을 때도 상당히 높았다.
Tech industy에서 일을 하고 싶었기에 Berkeley가 처음부터 내 원 픽이었다. Silicon Valley와 가까워 summer intern을 구하기도 훨씬 좋고, engineering background 출신 및 tech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많아 기회도 훨씬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업가 기질이 있는 친구들을 좋아한다고 해서 대기업을 다닌 내가 경쟁력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가장 먼저 오퍼를 받았다!
Berkeley와 비슷하게 tech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학교라 지원했다. Share success 문화가 강하고 team spirit이 살아있는 학교라고 하여 더욱 끌렸다. (Anderson, Kellogg만 학점 nondisclosure 정책을 가지고 있어 협력하는 문화가 유지된다고 한다)
2라운드에 지원하고자 준비 하고 있었으나, 1라운드 결과를 보고 더 이상 지원하지 않았다.
이름에 Technology가 들어가는 만큼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여 지원하고 싶었다. 그러나 문항이 많고 다른 학교들과 달라 작성하기 까다롭기도 했고, 장학금을 잘 안준다는 이야기를 들어 2라운드로 미뤄놨었다.
Yaera 님의 브런치 글(https://brunch.co.kr/@findmyhome)을 보고 2라운드에 지원하고자 했다. Tech에 강점이 있고, team spirit을 강조하며, 물가가 적절한 동네인 점이 매력적이었다.
컴퓨터공학으로 유명하고 MBA 학생들에게도 수학 선수과목을 요구하고 있어 나와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인원이 150명 정도로 적고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네트워킹 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친구가 재학하고 있었고 장학금 오퍼도 잘 받았다고 하여 지원하고자 했다. Tech MBA 코스가 별도로 있으니 커리큘럼이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생활비가 너무너무 비싸 고민했었다.
MBA 랭킹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전통적인 컨설팅, 금융 업계로 간다면 중요할 수도 있으나 나는 tech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해당 기준으로 학교를 선정했다. 무엇보다 나에게는 장학금을 얼마나 주는 지가 가장 중요한 선택 요소였다.
조금 더 솔직한 이야기는 유튜브로 담아보았다.